변화를 추구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새로운 리얼리티 버라이어티쇼를 추구해 예능프로그램의 변화를 이끈 <무한도전>**IMBC

MBC 예능프로그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 절대 강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따져 볼 때는 그렇다. 그래서 상대 방송사에서 속속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MBC예능프로그램이 다시금 인기를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의 변화를 주도하며 한 단계 성숙한 방송 문화까지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중에서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면서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시청자들은 '리얼리티'를 좋아해!

두 프로그램 모두 한국 예능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들이다.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하하 등 여섯 명 개그맨 캐릭터를 특화해 다채로운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표방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내면서 MBC 예능프로그램을 살린 선두주자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프로그램인 <황금어장>은 리얼리티 토크쇼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바로 '리얼'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후발주자인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는 MC와 패널의 캐릭터를 특화하는 대신 토크쇼 형식에 변주를 두고 '무릎팍도사'라는 캐릭터를 완성한 것. 하지만 '무릎팍도사'의 캐릭터는 <무한도전>의 장난꾸러기 6명의 MC와는 약하다.

<무한도전>의 6명 MC는 저마다 캐릭터를 하나씩 만들어 그것을 웃음의 포인트로 성공시킨 사례다. 더 나아가 요즘에는 캐리커처와 일러스트를 이용해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그만큼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는 생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6명의 캐릭터와 함께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무한도전>에서의 리얼리티라 한다면 6명이 언제나 한편을 가장하고는 있지만 '내부의 적'이다. 즉 서로의 험담은 기본이고, 사생활 폭로 전까지 펼쳐진다.

사실 이러한 MC의 대결구도는 이제까지 방송에서 있어왔다. 가령 <상상플러스>에서 서로 견제하며 정답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이 그렇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대결구도를 취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간 것이다. 즉 연예인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의 심리를 이용해 그들의 소소한 일상의 비밀을 폭로해 정곡을 찌른 것이다.

그것은 폭발적인 웃음으로 이어졌다. 유재석과 나은경 아나운서의 열애설, 하하와 안혜경의 열애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의 리얼리티보다는 떨어진다. 스타를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토크쇼는 이제까지 인기프로그램 형식의 하나였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를 더 더했다.

바로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스캔들, 사고까지도 여과 없이 질문공세를 펼치고 이에 대해 솔직하게 답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이다. 이것은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제아무리 사고를 친 연예인이 토크쇼에 나온다 한들 살짝 이야기를 물어보고 "반성합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서는 아픈 과거사를 들춰내고, 솔직하게 답변한다. 즉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를 특화해 대결구도를 펼치는 것이 기존 방송에서도 있어왔지만 '리얼리티 폭로전'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처럼, <황금어장>도 토크쇼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리얼리티 토크쇼'로 새롭게 진화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점령한 것이다.

이는 기존에서 볼 수 없던 토크쇼임에 틀림없다. 물론 사고를 친 연예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논란도 있지만 이제까지 시청자가 직접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방송에 내보내면서 당연히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위를 적절하게 긁어준 셈이다.

가령 싸이가 출연해 대마초 사건에 대해 자신의 반성과 더불어 솔직하게 털어 놓는 모습이 등장한다거나, 이영자가 자신이 "왜 MBC를 떠났는지?"와 "다이어트 비디오 파동"에 대해서도 여과 없이 답변을 하며 리얼리티 토크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리얼리티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두 프로그램 모두 리얼리티를 바탕에 두고 새롭게 예능프로그램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리얼리티가 자칫 사생활의 침해를 줄 수도 있으며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이 자극적이고 강도 센 것을 원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리얼리티 토크쇼로 인기 몰이 중인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IMBC

무엇보다도 케이블 방송에서 표방하는 리얼리티 수준은 정도가 넘어섰다. 사실 공중파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두 프로그램의 리얼리티 강도는 절대로 약한 편이 아니다. <아찔한 소개팅>은 대표적으로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있지만 선정성이 과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만일 두 프로그램이 모두 리얼리티로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이 리얼리티 방송에 적응되고 식상해 질 쯤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 그 때 좀 더 강한 리얼리티로 시청자들을 붙잡으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인기를 유지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시청자들은 더 강해진 리얼리티에 반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질적인 면에서 도를 지나쳐 저질방송으로 전락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새롭게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는 상대 방송사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점이다. 지금은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이 유례없는 리얼리티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시청자들이 지루하게 느낄 때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너도나도 리얼리티를 표방하기 보다는 다채로운 변화를 시도해 시청자들에게 적절한 눈높이를 설정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몰래카메라에 매달리는 것처럼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이 리얼리티에만 목을 매지 말고 거듭 꾸준한 변화를 시도해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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