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길 따라 와온 해변으로

전남 여수 소라면 죽림저수지에서 와온 마을까지

등록 2007.05.06 16:24수정 2007.05.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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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름새인 황로무리

여름새인 황로무리 ⓒ 조찬현

들녘엔 벌써 모내기를 한 논이 종종 눈에 띈다. 벼를 베어내고 약초인 택사 재배로 이모작을 하는 이곳(소라면, 화양면)은 타 지역에 비해 모내기철이 빠른 편이다. 지난 1일 소라면 죽림저수지를 지나 마을 앞에 이르자 자운영 밭에는 하얀 새들이 무리를 지어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a 자운영 밭의 백로

자운영 밭의 백로 ⓒ 조찬현

백로와 왜가리 황로 무리다. 한국에서는 아직 수가 적고 4~5마리씩 소규모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름새인 황로가 대부분이다. 5월 중순 전후에 나타나는 황로는 강가와 저수지 모내기 논이나 습지 등에서 생활한다. 황새목 왜가리과의 황로는 개구리, 어류, 새우, 곤충류를 잡아먹고 산다.


갯벌에서 낙지잡이 하는 아낙네들

a 아낙이 갯벌에서 잡은 낙지를 들어 올린다.

아낙이 갯벌에서 잡은 낙지를 들어 올린다. ⓒ 조찬현

장척마을의 복개도 갯벌에는 아낙이 뻘배를 타고 미끄러져 간다.

"아줌마 뭐 잡아요?"
"낙지요"
"어디 한번 들어 올려보세요"
"..."
"고맙습니다."

a 장척마을에서 복개도 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 하루에 두 번 길이 열린다.

장척마을에서 복개도 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 하루에 두 번 길이 열린다. ⓒ 조찬현

바다생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태미너 식품인 낙지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강장효과가 뛰어나고 피로회복과 시력보호에 좋다. 특히 봄철에 잡히는 봄낙지는 부드럽고 쫄깃하며 감칠맛이 그만이다. 영양소 또한 최고조라 음식이 아니라 보약이다.

바닷길에는 고막 양식장에 사용할 대나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아름다운 카페와 언뜻 언뜻 스치는 갯가의 풍경, 해질 무렵에 이 길에 들어서면 그 멋진 황홀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a 와온 해변의 목선

와온 해변의 목선 ⓒ 조찬현

수묵담채화를 닮은 와온 가는 길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 흐린 날 찾은 와온 해변은 수묵담채화를 닮았다. 갯벌에는 아낙이 서너 명 보인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바다로 향했다. 조금 전에 분명 이곳에 있었는데 어디로 갔을까. 아무리 두리번거리며 찾아도 아낙들은 보이지 않는다.


a 갯벌 저 멀리에서 밀고 온 뻘배의 흔적, 뻘배 위에 홀로 놓여있는 커다란 바구니

갯벌 저 멀리에서 밀고 온 뻘배의 흔적, 뻘배 위에 홀로 놓여있는 커다란 바구니 ⓒ 조찬현

사람은 보이질 않고 끝없이 펼쳐진 갯벌 저 멀리에서 밀고 온 뻘배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그 옆에는 커다란 바구니와 뻘배가 홀로 놓여있다. 갯벌이 드러난 와온 해변은 아득하니 멀기만 하다.

바람 차가운 흐린 와온 해변을 제비가 낮게 날아간다. 어부는 뗏목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다.

a 와온 갯벌에 놓인 통나무 길과 솔섬

와온 갯벌에 놓인 통나무 길과 솔섬 ⓒ 조찬현


a 갯벌에 찍힌 선명한 물새발자국

갯벌에 찍힌 선명한 물새발자국 ⓒ 조찬현

솔섬은 발목을 다 드러내놓고 첨벙댄다. 통나무길이 바다로 이어진다. 바닷물에 쓸려간 통나무 길은 중간에 끊기어 흐트러져 있다. 갯 고둥이 기어가는 갯벌에는 물새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와온해변 #죽림저수지 #뗏목 #황로 #통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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