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새벽 3시 20분경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1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남대문경찰서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김태촌(58)씨가 이끈 '서방파' 계보를 잇는 '범서방파'는 한 때 양은이파, OB파와 함께 국내 3대 폭력조직으로 불릴 만큼 유명한 조직이다. 이 조직의 행동대장이 직접 '보복폭행' 현장에 나타났다면 종업원들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해할 만하다.
경찰은 오씨의 존재를 확인하기 전에도 같은 지역 출신 조폭 조직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이들의 행적을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목포지역 출신 S파 조직원 4~5명이 북창동 술집 등에 있었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S파 조직원들의 뒤를 쫓는 과정에서 오씨의 존재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범서방파'가 광주와 전남 일대를 무대로 한 폭력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씨가 동향 후배들인 S파 조직원들을 지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찰은 지난주까지 조직폭력배 동원 사실을 부인해 왔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지난 4일 국회 행정자치위에 출석해 김 회장의 '조폭 동원설'에 대해 "금년도 관리대상 조직폭력배가 222개파 5269명인데, 아직 수사과정에서 조폭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거물급 조폭인 오씨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조직폭력배 동원' 의혹 수사를 전면 확대하고 있다. 오씨는 해외로 도피한 상태지만 지시를 받고 출동한 조직원들은 아직 국내에 있을 것이라고 보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사건 핵심 관련자들, 모두 행방 묘연
하지만 관련자들이 대부분 잠적한 상태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복폭행' 당시 외부 인력지원을 요청한 김승연 회장의 비서실장 김아무개씨는 사건 이후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자취를 감췄다. 김 비서실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D협력업체 김아무개 사장 역시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 외에도 경찰은 '보복폭행' 현장의 유일한 제3자인 차남 동원씨의 초등학교 친구 이아무개씨를 찾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사건 초기 장희곤 남대문서장에 '보복폭행' 수사 여부를 묻는 전화를 건 최기문(전 경찰청장) 한화그룹 고문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경찰은 김 비서실장과 D협력업체 사장 김씨가 '조폭 동원' 의혹의 열쇠를 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보복폭행'을 증언한 피해자 6명은 '2차 보복폭행'이 두려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6명이 모두 극심한 두려움에 떨며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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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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