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지리산에서 2박3일의 <자연의학교실>을 통해 각종 자가 치료법을 익혔다.전희식
나름대로 어머니가 부항기의 치료원리를 터득하신 모양이다. 내가 본심을 드러낼 때가 예상보다 일찍 왔다.
"어무이가 너무 잘 하신다. 언제 해 봤는갑따. 그렇죠?"
"아이다. 내가 언제. 봉께 그렇네. 바람 부치니까 시원하지 뭐."
"맞아요. 맞아. 바람 집어넣으니까 시원하네요."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어깨 죽지를 돌리면서 이제 전혀 아프지 않다고 큰 소리쳤다. 내일도 해 달라고 하니까 좋아하신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는 대소변도 옳게 보지 못하시는 어머니. 당신 몸 하나도 간수하기 힘들어 옷 입는 것까지 남에게 의지해야 하는 어머니는 자식 아픈 몸을 치료하게 된 사실이 믿기지 않는지 자꾸 부항기를 만지작거렸다.
병들고 늙으신 우리 어머니. 더워질 때쯤 되면, 묵은 김치 씻어 넣고 통밀가루 반죽하여 보릿고개 넘으려고 징그럽게도 많이 먹던 그 쉰내 나는 수제비를 직접 만드시게 하여 얻어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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