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은 높고 성과는 낮고... 정세균-박상천 첫 회동

11일 오전 여의도에서 '중도개혁세력 통합' 논의

등록 2007.05.11 15:11수정 2007.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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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양당간 의사를 타진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양당간 의사를 타진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 의장은 같이 의정생활 할 때 제일 우수한 의원이었다. 그 인품에 대해 아무도 문제제기가 없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

"박 대표는 내 초선시절 성공의 모델이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정세균 의장과 박상천 대표는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협의회'(중추협) 구성 등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의 한 식당에서 첫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의례적인 수준을 넘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날 만남은 박 대표가 제안안 중추협 구성에 정 의장이 "내 생각과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화답함에 따라 성사됐다.

박상천 "대통합은 결국 잡탕될 것"

본격적인 회동에 들어가기 앞서, 기자들을 위한 오프닝에서 박 대표는 자신의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열린우리당에서 주장하는 (제3지대) 대통합은 잡탕식 통합이 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내부분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데,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통합의 주체가 될 경우 한나라당만 좋은 일 시켜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결국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노무현 대통령, 친노직계는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이들은 이들대로 가고, 이른바 자신이 말하는 '중도개혁세력'은 따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선 막판에는 후보단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자신이 제안한)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위원회에 열린우리당 내부에 있는 중도개혁세력이 참여하는 것을 막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을 포함해 3~4명의 범여권 의원이 민주당 입당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세균 의장은 "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을 대신에 이 자리에 왔다며 대통합은 대선승리와 시대정신을 잘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받았다.

두 사람은 오프닝 뒤 별도의 방으로 옮겨 1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열린우리당에서 송영길 사무총장과 최재성 대변인이, 민주당에서 김낙순 사무총장과 유종필 대변인이 배석했다.

"깊은 대화, 그러나 내용은 없었다"

회동이 끝난 뒤 나온 두 대표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박 대표는 "저쪽의 진의가 뭔지 파악했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정세균 의장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양당 대표가 만났지만, "합의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양당 대변인의 공동기자회견도 없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회동내용에 대해 "수뇌부끼리 직접 깊은 대화를 했다는 게 의미"라면서도 "내용은 달랐다"고 말했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많은 논의를 했고, 차이가 있는 부분은 각당에서 의견을 모은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정 의장은 중추협에 열린우리당 대표를 보내겠다고 했고, 박 대표는 이를 "열린우리당 차원에서 나올 경우, 당대당 통합으로 비쳐지고, 결국 열린우리당의 재판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역으로 "열린우리당내 여러 그룹들이 있는데 이 그룹차원에서 참여하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고, 정 의장이 이를 거부하고 당차원의 대표파견을 재차 강조하자, 박 대표는 "(민주)당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통합이 열린우리당의 재판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과거회고성 투표보다는 미래를 보고 결정해왔다"고 응수했다.

a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회의 장소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회의 장소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세균 #박상천 #대통합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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