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진행방식, 좀 바뀌면 어떨까?

앵커님들! 이젠 시대가 바뀌었어요

등록 2007.05.13 14:43수정 2007.05.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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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MBC 뉴스를 생방송으로 보도하던 여자 앵커가 도중에 웃음이 터져 어쩔줄 몰라한 적이 있다.

동양의학으로는 심장에 열이 많아지면 웃음이 솟아나게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심장의 화(火)기운이 아주 강한 어린아이들은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을 모르게 되는 것을 자주 목도할 수 있다.

때로 심장의 화(火)기운이 지나치게 많은 정신이상아나 자폐아의 경우 아무런 유발동기가 없는 데에도 이유 없는 웃음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심장의 화(火) 기운을 억제하는 약제들을 위주로 처방하는 한의학 치법이 존재한다.

암튼, 잠시 직업정신이 발동하여 사족을 붙여보았지만 이번 사건이후 인터넷에 오른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갈래다. 혹자들은 '해당 앵커가 앵커로서의 자세가 안 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뭐 사람이니 실수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와 같은 방송사고에서 한 가지 좀 아쉬운 면을 읽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 뉴스 앵커들의 얼굴표정이나 진행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천편일률적으로 근엄한 얼굴을 하고, 프로듀서가 정확하게 짜준 각본을 교과서 읽듯이 그대로 읽어대는 방식이다. 뭐,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문장을 말로 읽어주는 소프트웨어(Text-To-Speech)로 대체해도 무방한 것 아닐까?

어차피 방송보도는 서양식을 따라 한 것이니 서양인들 하듯이 가끔 자기 생각도 좀 넣고 옆에 앵커가 너무 긴장한 거 같으면 농담도 하면서 좀 미소도 던져보고 그러면 안될까?

앞에 말한 사례에서처럼 여자 앵커가 실수를 하면 남자 앵커가 받아서 "오늘 뭐 신나는 일이 있었나봐요?"하고 농담이라도 했다면 부드럽게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수한 해당 앵커는 큰 죄를 지은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수그리고 앉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떡해?"하며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그런 어색한 분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 앵커는 딱딱하게 그저 자기 대본만 읽어대고 있다.

우리의 방송 뉴스 진행 방식, 좀 바뀔 필요가 있는 거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한겨레> 블로그 '생명있는 것들의 외침'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 한겨레> 블로그 '생명있는 것들의 외침'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생방송 #앵커 #뉴스 #보도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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