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모 경호과장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경찰은 김 회장이 측근들을 통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범서방파 계열인 맘보파 전 두목 오아무개(54)씨, G가라오케 사장 장아무개(47)씨와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돼 있다.
반면, 김 회장은 경호원들을 대동했을 뿐 폭력배를 동원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오씨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 비서실장도 "만보파라는 폭력 조직을 알지 못한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당일 한화그룹 비서실장과 오씨가 전 범서방파 출신 나아무개(42)씨가 운영하는 청담동 고급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한 증거를 입수했다. 경찰은 이 음식점을 압수수색해 한화그룹 법인카드 영수증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폭행 현장에 경호원들을 데리고 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구속영장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를 넣었다.
이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여기에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고, 그 댓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은 더 무거워진다.
[쟁점③] 피해자들이 '합의금 80억원' 요구했나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 직후 피해자들이 합의금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김 회장의 변호인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80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도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들이 80억을 요구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요구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S클럽 종업원들은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나 회유나 협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두 다 잠적해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으로부터 어떤 합의시도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화 측 관계자조차 합의금 80억원에 대해 "그런 소문이 있는데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김 회장은 이미 피해자 8명과의 합의금으로 9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해 둔 상태다. 1인당 1000만~2000만원 정도 합의금을 책정했다. 한화측 관계자는 "80억원을 합의금으로 달라고 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화측이 보복폭행 피해자들의 의도가 불순했다는 여론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80억 합의금설'을 흘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경찰은 14일 S클럽 종업원들을 불러 합의금 부분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친구 이씨 이어 G가라오케 사장도 출석
김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경찰은 추가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잠적한 보복폭행 관련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도 수사에 힘이 되고 있다.
사건 이후 18일간 잠적했던 차남 동원씨의 친구 이아무개(22)씨는 13일 오후 1시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보복폭행' 현장 3곳을 목격한 유일한 제3자로 김 회장의 폭행 및 흉기사용, 조폭동원 여부를 확인해 줄 인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회장의 폭행 부분만 진술했을 뿐 흉기 사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5시께는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G가라오케 장 사장이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장씨는 윤아무개씨 등 폭력배를 현장에 불러들인 장본인 중 하나로 경찰 추적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