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늦었지만 다행...
남북관계 속도조절론 화해정책 훼방"

[단독 인터뷰] 브루스 커밍스 교수... "부시, 이라크 실패 만회 필사적"

등록 2007.05.18 20:57수정 2007.05.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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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8일 밤 10시]

a 5.18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오마이뉴스 단독인터뷰가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신양파크호텔에서 진행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오마이뉴스 단독인터뷰가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신양파크호텔에서 진행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최근 미국 관료들이 '6자회담에 비해 남북관계가 앞서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데 대해 "부시 행정부는 여전히 화해정책을 훼방 놓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커밍스 교수는 17일 오후 광주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하고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을 비판했다.

커밍스 교수는 "부시는 정권을 잡자마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의 길로 가고 있을 때 '대결의 길'로 되돌리고 있었다"면서 "이것 때문에 한미관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남북관계 속도조절'주장에 "DJ 의견 전적으로 동의"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남북정상회담'과 '6자회담'과 관련 잇따라 엇갈린 주장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미국 관료들의 논박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4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에서 "남북관계 진전은 6자회담 합의 사항의 진전과 맞물려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독일에서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송금문제가 해결돼 6자회담이 급진전되면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병행할 필요는 없다"면서 "6자회담 보다 뒤로 해서는 안된다"고 남북 주도권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커밍스 교수는 2·13합의에 대해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난 2001년에 할 수 있었던 일을 2007년에 와서야 하게 된 것"이라며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미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면서 "부시는 레임덕에 빠져있고 다음은 민주당이 집권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 집권이)대북관계를 정상화 할 것이라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고 하기도 했다.

커밍스 교수는 또 이른바 '2차 북핵위기'의 시발이 된 '북한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의혹'에 대해 "정보는 오류투성이 였다"면서 "부시는 북이 핵무기를 얻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했지만 확인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 HEU 핵무기 의혹 정보, 오류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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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당신은 지난 2005년 '9·19공동성명'이 나온 직후 한국을 방문해 "9·19는 잘 안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올 2·13 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기억해보라. 부시는 '결코 악의 축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결국 북한과 직접 합의를 했다. 둘째, 그는 미국은 (북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세 번째, 그는 북과 직접적으로 대화 하지 않고 6자회담 틀 안에서만 대화하겠다고 했었다.

북은 지난해 7월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고 10월에는 핵 실험을 했다. 그것은 나쁜 행동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베를린에서 김계관(북 외무부장)을 만났고, 동시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베를린에서 직접 부시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2ㆍ13합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안다.

비판자들은 말을 바꿔 '나쁜 행동'에 대해서 보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것이다. 부시는 클린턴 정책으로 회귀해서 영변원자로를 해체하는 합의를 이뤘다. 2001년에도 할 수 있었던 일을 2007년에 와서야 하게된 것이다."

-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왜 부시가 정책을 바꾸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의 신문들은 콘들리자 라이스가 체니 부통령을 의도적으로 거치지 않았다고 보도한 것으로 안다. 체니는 5~6년 동안 북한과의 협상에 반대해 왔었다.

존 볼튼과 폴 울포위츠 등 네오콘의 많은 이들이 부시 정부를 떠났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라이스가 의도적으로 체니를 우회했다고 보도했다. 개인적으로, 부시는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이 쇠약해졌고 인기도 없다. 그는 이라크에서 실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북한에서 성공하려고 필사적이다."

- 당신은 지난 3월 27일(미국 워싱턴 주미대사관 코러스 하우스) 강연에서 북핵을 '부시가 만들어준 폭탄(Bush's Bomb)'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미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배경에서 그렇게 생각하나.
"지난 2002년 부시가 제임스 켈리를 평양으로 보냈을 때, 그는 고농축우라늄(HEU)을 두고 북한과 긴장을 조성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난 불행하게 생각했으나, 그는 94년의 제네바협정체제가 깨진 것을 좋아했을 것이다. 나는 HEU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심할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런데, 그 강연이 있기 직전에 <뉴욕타임스>는 실제 이 정보가 엉망이었다고 보도했다. 마치 이라크처럼.

정보는 오류투성이였고, 미국은 북한이 두번째 핵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으며, 북한으로 하여금 핵사찰단을 쫓아내고 8000개의 폐연료봉을 가지는 것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그것은 결국 '김정일의 폭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시가 좀더 현명했었더라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원자로와 연료봉을 가졌을 때 그리고 핵확산방지조약에서 탈퇴했을 때 사실상 어떠한 실질적 불이익도 없었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래서 부시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큰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부시는 현재 레임덕에 빠져있다. 그리고 다음은 민주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는 다음 대통령은 대북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부시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나는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미국이 호의적으로 응할 것을 바란다. 그러나 특별히 낙관적이지는 않다. "

- 최근에 지난 2002년 이른바 '2차 북핵위기'의 시발이 되었던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차관보가 주도했던 북한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의혹 제기에 대해 '정보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첫째, HEU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못했다. 둘째 클린턴 정부도 똑같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핵 동결을 가로막는 장애로 보지 않았다. 셋째, 이란의 경우에서 보듯, 북한은 핵원자로 연료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하는데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부시는 북한이 핵무기를 얻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했지만 이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결코 하지 않았다."

-. 현재 미국 정부 관료들이 '6자회담에 비해 남북관계가 앞서나가고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DJ는 지난 15일 독일 강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6자회담보다 뒤에 해서는 안된다"며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이런 문제들이 부시가 정권을 잡은 이래 생겼다고 생각한다. DJ는 북한과의 화해 진전을 시작했고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했다. 부시는 정권을 잡자마자, 부시는 DJ가 화해의 길로 가고 있었을 때 대결의 길로 되돌리고 있었다. 이것 때문에 한미 관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화해의 정책은 이제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여전히 화해 정책을 훼방놓으려고 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과 (남북)철도문제가 있다. 그리고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의 의견 역시 똑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2·13합의가 그 자체로서 큰 진전이라는 DJ의 의견에 동의한다. 남북철도연결이나 원조 재개 등 그간 남한이 한 것은 2·13합의에 따른 북에 대한 보답의 일부다. 나는 북한이 이것으로 혜택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DJ가 말한 모든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 이것은 현재진행형인 문제다. 그들은 아주 다른 대북 정책을 가지고 있다."

"북, 관계 정상화 없이 핵 포기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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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앞선 답변에서 2·13합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북미간 관계개선은 밝지않다고 전망했다. 두 문제는 상충된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관계정상화 없이는 핵무기를 결코 포기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변의 핵시설을 포기할 가능성은 있다. 영변의 핵시설은 매우 노후되었고 거의 유지 보수가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관계정상화를 얻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비장의 카드나 아니면 유리한 협상 카드를 줘야한다. 만약에 그들이 관계정상화를 얻지 못한다면 그들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해서는 안되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시가 약속하지 않는다면 관계정상화는 안 될 것이고 그가 그럴 것 이라고 생각치도 않는다. 아마도 콘돌리자 라이스라면 모를까 부시는 아니다."

-. 6자 회담이 잘 되면 2.13 조치가 이행되면 실제 북미간 국교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특히 정전협정을 넘어서는 조치가 가능하다고 보나. 부시는 의지가 있다고 보나.
"명확한 것은 북은 미국과의 정상화이전에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15년 동안 그들의 목표였다. 클린턴 정부는 1994년 정상화를 위한 합의 틀을 약속했다. 1996~1997년, 그들은 한국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조약 논의를 위한 4자회담을 개최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회담에 대해 낙관했다. 그래서 양자간 정상화와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다년간의 외교적 노력이 진행됐다.

미국무부 내 일부가 10여년 전에 작성한 모든 문서들을 검증하기 위해 추출했다. 나는 이것이 공정하고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그것은 대통령에게 달렸다. 만약 부시 대통령의 정상화 의지가 없다면 그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비핵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한미FTA, 미국보다 한국이 더 많은 이익이 얻을 것"

- 한국 정치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것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늘날의 상황은 제가 방문했던 20년 전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나는 당시 미국 망명생활을 끝낸 김대중과 함께 한국에 왔었는데, 여기저기에 전투경찰과 최루탄과 시위대가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에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민주 발전을 이룩한 나라들 중 하나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기쁜 일이나, 이후에 한국정치가 더 이상 혹독한 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고 놀랐지만 기뻤다. 나는 다음 대선의 후보들을 몇 명 알고 있고 그 중 한 명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나이 든 사람으로서 한국 국민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을 때 자신의 지도자를 항상 비판해 왔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시절 한국에 왔을 때는 항상 불안함을 느꼈으나, 지금은 매우 편안함을 느낀다."

- 올해는 5·18 27주년이고 87년 6·10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최근 국내에서는 한미FTA 체결과정을 두고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는데?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70∼80년대 독재를 경험했던 라틴아메리카국가들에 비하면 한국은 매우 성공적이다. 70∼80년대에 독재국가였던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들 국가들 보면 그들 국가의 경제는 매우 좋지 않다.

반면 한국은 독재나 민주주의 하에서나 경제 상황은 좋았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자유 무역 환경에서 번창했다. 나는 협정(한미FTA) 하에서도 번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보다 한국이 더 많은 이익이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어서 아주 많이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FTA는 한국에 좋은 협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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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올 12월에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번 대선이 향후 한국의 정치, 사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과 관련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매우 강력한 제도이다. 국회와 비교해 대통령은 아주 강력하다. 그래서 누가 당선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누가 대통령인가에 많은 것이 달렸지만 그렇다고 한국경제가 동요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80년대 후반 정치적으로 최악이었던 전두환 시절에 경제는 좋았다. 그러나 누가 당선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자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옹호하려 하지 않는다. 누가 당선이 될지 모르겠지만, 김대중과 노무현의 계승자를 희망하고 그들의 후임자가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해 갔으면 좋겠다."

-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책의 계승자였으면 좋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대북 포용정책을 이어갈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표현인가.
"나는 다음 대통령은 대체적으로 북과 화해의 길을 따르기를 희망한다. 이 정책을 뒤로 되돌기는 힘들 것이지만, 더 어렵게 할 수도 있고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정치가 진전되고 있다고 한국민들에게 말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 시절 미국정부가 박정희, 전두환 정권을 지지하는 것을 나는 항상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민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지난 일은 걱정했으나 지금의 정치상황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은 순수한 방관자로 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학자로, 아시아 지역에서 전개되는 역사적 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은 과거 침략에 대해 보상하는데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일본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현재보다 지난 10년 전에 더 좋은 정책과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12년 전 사회당 당수 무라야마는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전의 일본의 점령기 동안 범죄행위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은 매우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랫동안 일본이 우경화하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소란스러운 이야기들에 대해서 도외시해왔다. 그들의 힘은 10∼20년 전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부시 정부와 가까워져 왔고, 특히 럼즈펠드가 정부에 있을 때, 그리고 체니와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그들은 일본이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

나는 일본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우익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개헌 노력을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 아베 수상은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에 착수했다. 그의 첫 노력은 위안부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부인하는 말이었다. 그것은 매우 비난받아 마땅할 언급이었다. 일본의 지도력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일본의 지도력이 좋아지기보다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미국은 광주학살 '묵인'한 책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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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당신은 지난 2002년 한 '시민모의법정'에서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 배후(개입)설'에 대해 영상 법정 진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데?
"미국은 물론 광주학살에 직접 연관되어 있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직접적인 연관자는 역시 전두환이다. 다만 미국은 직접적으로 광주와 관련 맺고 있는데, 이는 군대를 이동하는데 묵인했다는 것이다. 광주에 파견된 군인이 매우 치명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미국은 광주에서의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 당신은 30년 이상 한국사를 강의해 왔다. 30여 년 전 강의를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나.
"30년 이상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국 사람들은 불행히도 한국을 잘 알지 못한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다. 특히 미국 사람 중 북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미국 언론도 북 문제를 포함해서 충분하게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책이 대부분은 과장되거나 거짓 혹은 사실을 오도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그런 책은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남한은 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남한이 매우 산업화되었다고 알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NGO단체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과거 민주화 과정을 거친 한국을 매우 존경한다. 그러나 대부분 미국인들은 여전히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 18일 전남대에서 개최되는 심포지엄 발제문에서, 당신은 '전두환의 권력장악을 지지했던 유력한 미국인 몇몇은 나중에 수고 대가로 후한 보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어떤 정황이나 근거가 있는 것인가.
"나는 박정희나 전두환 독재정권을 반대해왔고 그들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지원도 거부했다. 그런데 UC버클리의 스칼라피노 교수는 한국의 경제단체로부터 돈을 받았으면, 추측컨대 독재정부로부터도 받았다. 나는 스칼라피노 교수가 한국의 민주화운동 편에 선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는 80년 4월 전두환을 처음 만난 (미국 학계 <역자 주>)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고, 당시에 그는 '북한의 무력통일 정책 배후에 소련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우스꽝스런 발언이다. 북한과 소련은 당시 전혀 친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이후 그는 한국 대기업의 컨설턴트로 일했으면 그는 전두환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사우드캐롤라이나대학의 리차드 워커 교수는 서울에 와서 광주 시위대를 '도시의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는데 그는 나중에 주한미국대사가 됐다. 전두환 정권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학자들에게 뇌물을 주려고 했다."

- 80년 광주의 발포명령자에 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
"최초 발포명령자에 대한 성과는, 명확한 것은 미국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미 국무부의 비밀문서를 해제해야 한다. 이에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서류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50년 노근리 학살도 새로운 문서가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 있다."

- 제1회 김대중 학술상을 수상하게 됐는데?
"훌륭한 분의 이름을 딴 학술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특히나 그 상이 광주에서 받게 돼 더욱 명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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