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 오토바이 타보니 무섭네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서울 시내 항의성 주행

등록 2007.06.07 13:29수정 2007.06.07 16:19
0
원고료로 응원

a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오전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 시내를 행진하기 위해 헬멧과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오전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 시내를 행진하기 위해 헬멧과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오전 퀵서비스 오토바이의 뒷좌석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오토바이에 맞서는 강풍을 피해 긴 팔 재킷을 준비했고, 헬멧과 보호안경까지 완비했다.

오토바이 뒤에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전면 무효', '퀵서비스 노동조합 요구사항' 등이 적힌 깃발 두 개가 바람에 휘날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로 빨리 이동하기 위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 산하의 '서비스연맹 서비스유통노동조합 퀵서비스본부'(위원장 김창현·이하 퀵서비스본부)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을 하기 위한 것.

이 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전국의 조합원을 직접 만나는 '현장대장정'을 진행중이다. 이날 일정은 현장대장정의 일환인 셈이다.

이 위원장은 퀵서비스본부 소속 조합원 10명과 함께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사 앞에서 출발해 10분 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도착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농성 중인 천막을 방문한 뒤 10시 15분 여의도 국회로 향했다.

"퀵서비스 오토바이, 직접 타보니 무섭네"

이 위원장은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5일 빨리 이동하기 위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처음 타봤는데, 오늘은 조합원들과 같이 투쟁하기 위해 탔다"며 "현장 대장정 차원에서, 직접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체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도로임에도 퀵서비스 오토바이는 통행을 시키지 않는 곳이 있다"며 "직접 오토바이를 타보고, 진짜 위험해서 제한하는 것인지 불합리한 규제 때문인지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자부장관 등을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a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오전 민주노총 산하의 서비스연맹 서비스유통노동조합 퀵서비스본부 조합원들과 함께 이륜차 통행금지 구간 완화와 4대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며 오토바이행진을 하던 중 신호를 기다리며 조합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오전 민주노총 산하의 서비스연맹 서비스유통노동조합 퀵서비스본부 조합원들과 함께 이륜차 통행금지 구간 완화와 4대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며 오토바이행진을 하던 중 신호를 기다리며 조합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출발해 한남대교-노들길을 거쳐 여의도 국회로 갈 계획이다. 한남고가와 노들길 등은 퀵서비스 오토바이의 통행이 금지된 구간이다. 이 위원장과 퀵서비스 조합원들은 '단속'을 불사하고 도심 주행에 나선 것.


이 위원장은 "4대 보험 적용 문제 또한 중요하다"면서 "퀵서비스 동지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빨리 가기 위해) 곡예 운전을 하다보니까 무릎이 혹시 교각 등에 부딪쳐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퀵서비스본부는 ▲이륜차 통행금지 구간 완화 ▲산재보험 등 4대보험 적용 ▲표준 요금제 및 적정한 알선료 적용 ▲노동자로의 인정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퀵서비스 체험에 대한 소감을 묻자 "무섭긴 무섭다, 헬멧이 벗겨지려고도 하고…"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동지들이 일하는 현장을 한 군데라도 더 찾으려면 이 정도 위험을 무릅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 국회로 향했다. 이 위원장 일행은 오전 11시께 국회에 도착했다.

이 위원장과 동행한 김창현 퀵서비스본부 위원장은 "서울시내 10개가 넘는 고가도로 중 유독 4개만 오토바이 통행을 제한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로 조합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빨리 이동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이 같은 제한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보험회사에서 받아주지 않아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다"며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17일 결성된 퀵서비스본부는 현재 40여명의 조합원이 활동중이다.
#이석행 #퀵서비스 #현장대장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3. 3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