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추념식에서 "호국영령들이여" 노래를 부르는 이병욱(맨 앞 오른쪽)과 소프라노 정승원(그 왼쪽), 뒷줄은 국립합창단과 서울시립합창단석선혜 스님
하지만 이 추념식을 빛낸 것은 정체성이 뚜렷한 우리 문화였다. 아 자리엔 실력 있고,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박연 오케스트라(상임 지휘자 이강연)와 꽹과리, 장구, 징, 북의 사물, 그리고 가야금과 해금이 함께 한 음악과 노래, 그리고 살풀이춤이 그것이다.
호국 영령을 기리기 위한 두 곡의 노래는 앞의 '호국영령들이여'와 이어서 부른 이달균 작시, 이병욱 작곡의 '백두대간을 넘어'이다.
이병욱은 최초로 국악을 서양음악에 접목했으며, 실내악단 어울림을 이끌고 있는 서원대학교 음악학과 교수인데, 이 곡을 작곡할 때 서양 관현악이 연주하지만 우리 음악의 장단을 써서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중심을 두었다고 말한다.
이병욱은 소프라노 정승원과 함께 직접 노래도 부른다. 소프라노의 벨칸토 창법과는 다른 걸쭉한 토종 창법을 구사하여 힘 있고, 구수하며, 국악의 흥겨운 맛도 곁들인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어울림은 환상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