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극" "네티즌 작품" 참평포럼 만화 논란

<조선일보> 비난에 포럼 측 반론, 로고 제작 방식 의문 남아

등록 2007.06.11 12:26수정 2007.06.1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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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공정한 평가를 위한다면서 출범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반박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의 한 보도로 촉발된, 논란의 와중에서 참평포럼 측이 주장하는 내용의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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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포럼은, 홈페이지 공지 팝업창을 통해서, 그리고 공식 반박문을 통해 조선일보의 기사에 항의 했다. ⓒ 참평포럼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조선일보 정시행 기자는 지난 7일 "참평포럼 만화, 기자는 개? 공식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그는 이 기사에서, '언론사 기자들을 기자실에서 접대를 받고 화투를 치는 '개'에 비유하는 내용의 UCC를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 UCC는 '밴댕이'라는 네티즌이 올린 것으로 돼 있으나 포럼이 자체 제작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참평포럼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

하지만, 이 같은 조선일보의 기사에 대해 참평포럼측이 반격하고 나섰다, 참평포럼은 "조선일보 왜곡보도에 대한 참평포럼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조선일보가 지적하고 있는 '이 UCC를 참평포럼측이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발했다.

참평포럼은 계속해서 '조선일보의 간절한 바람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쉽게도 그 게시물은 포럼이 자체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 '밴댕이'라는 회원이 자발적으로 제작한 UCC라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며 반박한 것.

그러면서,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바로 "포럼로고는 '자료게시판'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고, 포럼회원들은 회원게시판에 그림이나 사진 혹은 글을 올릴 때 자유롭게 포럼로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참평포럼측은 자신들 회원이라면, 로고를 이용해 UCC를 만들 수 있으므로, 참평포럼측이 이 UCC를 만든 것은 아닌가라고 추측한 조선일보를 비난하며, "참여정부포럼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 "포럼이 주장 하고자 하는 그 어떤 것도 다른 명의를 빌려야 할 만큼 옹색하지 않습니다"며 반박문을 작성해 홈페이지 탑에 걸어 놓았다.

이미지를 만들 때는 '표준형'과 '응용형'이 있어

참평포럼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포럼회원이면 로고를 얼마든지 다운로드 받아 이를 이용해 사진이나 그림 등을 만들 수 있다면, 기자가 어제 작성한 기사는 명백한 오보일 것이다. 참평포럼의 주장을 미쳐 다 살펴보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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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포럼이 홈페이지내 '자료게시판'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두가지 형식의 이미지파일 로고. 왼쪽이 PDF 파일 이었고, 오른쪽이 GIF파일 이었다. 이 이미지는 JPG파일로 만들어 비교한 이미지이다. ⓒ 추광규

하지만 참평포럼측의 위와 같은 주장은 모순이다. 아니 반박글을 작성한 '참평지기'나 이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결재 했음직한 참평포럼 관계자들의 무지가 드러난다.

회사 로고나, 이미지를 만들 때는 보통 '표준형'과 이를 응용해 사용할 수 있는 대여섯 가지의 '응용형' 이미지를 제작해 납품한다.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GIF파일이나 JPG파일, 그리고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PDF파일을 만들어 납품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표준형'은 이미지의 정형이고, '응용형'은 이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영문로고 등을 넣기도 하고, 변형된 이미지를 같이 만들게 된다.

참평포럼 게시판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이미지는 '표준형'

참평포럼 자료게시판에서는 두 가지 파일 형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다. 즉 GIF파일과 PDF파일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형식의 이미지로고는 '표준형'이었다.

반면에 조선일보가 참평포럼 측이 제작한 것은 아닌가 하며, 추측한 문제의 UCC 하단부에 사용한 이미지로고는, 자료게시판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표준형'이 아닌, '응용형'이었다는 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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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문제의 패러디물에 들어가 있는 '응용형'이미지 로고, 오른쪽은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응용형'이미지 로고다. 표준형과 명백히 다른것은 분명히 확인 할 수 있다. 표준형과 달리 응용형에는 사이트 영문주소와, 글자 일부색이 다르다 ⓒ 추광규

즉, '밴댕이'라는 이름의 UCC 제작자는 이미지로고 제작시 대여섯 가지 종류가 있었을 걸로 생각되는 '응용형' PDF파일을 이용해 자신이 제작한 패러디물 하단부에 이를 사용한 것이다.

'밴댕이'라는 UCC제작자가, 참평포럼의 이미지를 패러디 하단부에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참평포럼측의 주장에 의한다면 전혀 불가능하다. 응용형은 홈페이지 상단 좌측에 있는 로고가 유일했는데, 이 로고는 HTTP형식으로 되어 있어, 프린트스크린 방식 이외에는 퍼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프린트스크린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1픽셀 단위까지 똑같이 구현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밴댕이'라는 제작자가 사용한 참평포럼 로고 이미지는, '응용형' PDF 파일을 사용해 패러디를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참평포럼측 "원본 파일 제공한 바 없다"

패러디물 제작과 관련해서는 조선일보의 지적이 더 타당성이 있을 것 같다. 즉, '포럼이 자체 제작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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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참평포럼측이 주장하는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제작한다면, 이 같은 이미지가 나와야만 한다. 즉 이미지 하단부에 홈페이지 영문주소와 글자 색깔이 달라질수는 없다는 것 ⓒ 추광규

이번 사건에 대해 참평포럼 정매리 홍보팀장은 "자신들은 그 네티즌에게 원본파일을 제공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프로그램 담당자는, "그 네티즌이 홈페이지 화면 왼쪽 상당부의 이미지를 캡처(프린트스크린)해,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활용 이미지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자신들 쪽에서 "원본 AI파일을 제공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린트스크린으로 1픽셀 단위까지 어떻게 구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수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한편, 문제의 패러디물은, 한국기자협회의 항의에 의해, 이 시간 현재는 내려진 상태다. 한국기자협회는 8일 참평포럼측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내용이 일선에서 언론 본연의 활동을 묵묵히 벌이고 있는 기자들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게시물의 즉시 삭제를 요청해, 참평포럼측은 이 패러디물을 삭제해 놓은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션코리아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션코리아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평포럼 #조선일보 #UCC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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