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공문화센터 아트홀 초청 풍류음악회에서 정악 대금 연주를 하는 이삼스님김영조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불리는 대금은 두 팔로도 연주하기가 쉽지 않은 악기다. 외팔로 부는 대금, 상상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 있다.
9일 저녁 7시 부천문화재단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는 이삼스님 초청 풍류음악회가 열렸다. 외팔로 부는 정악대금의 밤이었다.
이삼스님, 그는 무형문화재 제20호 기능보유자 녹성 김성진 선생으로부터 대금을 배우고, 궁중 정악의 대가들에게 두루 공부했으며, 85년 국악경연대회에 출전해 금상을 타기도 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통한 포교를 하던 중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오른팔은 마비되고, 대금 연주의 희망은 사라졌지만 이 비극적 삶에 마침표를 찍고, 스님은 외팔로 연주할 수 있는 대금과 그 연주법을 개발해낸 것이다.
외팔로 연주하는 대금은 어떤 모습일까? 스님은 자신이 부는 대금에 '여음적(餘音笛)'이란 이름을 붙였다. 여음적은 기본 대금을 한쪽 팔로도 연주할 수 있게 개량한 것인데 왼쪽 팔의 다섯 손가락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게 서양 관악기들처럼 키(key)를 붙여 만들어진 대금이다. '여음적', 넉넉한 소리라는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