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뛰고, 창포물에 머리 감고...

17일부터 '굴비고을' 전남 영광서 법성포단오제

등록 2007.06.12 10:35수정 2007.06.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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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법성포단오제의 대표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인 그네뛰기와 당산제. 숲쟁이공원의 나무그늘 아래서 열린다.

법성포단오제의 대표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인 그네뛰기와 당산제. 숲쟁이공원의 나무그늘 아래서 열린다. ⓒ 김창완

음력 5월5일은 단오(端午)다. 우리나라 4대 명절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단오는 전국 곳곳에서 단오 차례를 올리고 그네뛰기, 씨름놀이, 가면무용 등의 민속행사가 행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오시절 잊은 지 오래다. 영광 법성포와 동해안 강릉에서 그 명맥을 유지해 올 뿐….

조선 중기부터 40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법성포단오제는 칠산 앞바다로 산란을 위해 조기떼가 찾아들 때쯤 열렸다. 조기 어획고가 급증해 파시가 열리고 어부들의 손에는 돈다발이 쥐어지는 풍요로운 시절이었기 때문에 축제도 한결 흥겨웠다.


이 법성포단오제가 17일부터 사흘 동안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 숲쟁이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숲쟁이공원은 수백 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해 준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2호로 지정돼 있다. 주무대는 '숲으로 된 성(城)'을 의미하는 숲쟁이공원의 나무그늘에 설치된다. 그네 터와 씨름장도 거기에 마련된다.

법성포단오제는 17일 인의제로 시작된다. 인의제는 마을 당산과 산신에 제를 올리고 포구를 떠도는 억울한 원혼을 달래주는 의식. 인의제가 끝나면 문굿(오방돌기), 전국 연날리기대회, 당산제, 연등행진, 불꽃놀이가 뒤를 잇는다.

단오제 이틀째인 18일에는 한제와 전국국악경연대회 본선, 사생대회와 글짓기대회, 전국그네뛰기대회 예선, 세계민속예술공연 등이 준비된다. 창포를 이용한 머리감기와 쑥떡 및 엿치기 체험도 마련된다.

19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그네를 잘 타는 사람을 뽑는 전국그네뛰기대회 본선과 무형문화재 제17호 우도농악 공연, 각설이와 중국기예단 공연 등 푸짐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창포 머리감기와 쑥떡치기 체험도 가능하다.

a 어민들의 한바탕 어우러짐으로 표출되는 선유놀이. 법성포단오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어민들의 한바탕 어우러짐으로 표출되는 선유놀이. 법성포단오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 김창완

법성포단오제의 피날레는 용왕께 풍어를 비는 용왕제와 어민들이 한바탕 어우러지는 선유놀이로 장식된다. 어민들의 일터인 칠산어장이 '생산의 바다'가 아닌 '놀이의 바다'로 변하는 순간이다.


관광객들이 영광굴비를 직접 선별해서 엮고 염장을 해보는 굴비체험도 17,18일 해볼 수 있다. 상인들이 굴비를 내놓고 영광굴비의 참맛과 섶간 등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가르쳐 줘 흥미를 더한다.

a 예부터 '밥도둑'으로 소문 난 굴비. 영광 법성포는 '굴비의 고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예부터 '밥도둑'으로 소문 난 굴비. 영광 법성포는 '굴비의 고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 이돈삼

영광으로 법성포단오제를 보러 오가는 길에 볼만한 곳도 지천이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래하면서 처음 지은 불법도량. 불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한 면도 없지 않지만 백제 최초의 절을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스쳐 가는 나무와 기와지붕 하나까지 그냥 흘려버릴 수 없다.


내산서원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잡혀가서도 조선 선비의 기질을 굽히지 않고 그곳에 주자학을 전파한 수은 강항(1567~1618)선생을 추모하는 곳이다. 잘 다듬어진 정원에서 드넓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불갑저수지를 배경으로 들어선 수변공원은 데이트 코스로 좋다.

법성면 진내리 좌우두마을은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처음 발을 디딘 곳. 법성포란 지명도 여기서 유래돼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가리킨다. 간다라 풍의 건축들이 이국적이다. 마치 인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라난타상과 전시관, 유물관, 부용루, 팔각정 등이 들어서 있다. 작은 야외 공원처럼 생긴 '탑원'도 매력적이다.

a 백수해안도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도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백수해안도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도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이돈삼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 가운데 몇 손가락에 꼽힐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도로에서 내려다보이는 포구의 풍광이 감동적이다. 절벽 아래로 얼굴을 드러낸 형형색색의 바위도 매혹적이다. 일몰도 황홀경이다.

해안드라이브 길에 만나는 동백마을은 영화 <마파도>의 배경이다. 영화 속 모습이 그대로 있어 정겹다. 오가는 길에 맛보는 굴비정식도 영광을 찾는 즐거움 가운데 빼놓을 수 없다.

a 동백마을. 영화 〈마파도〉의 배경이 세트장이 아닌, 실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동백마을. 영화 〈마파도〉의 배경이 세트장이 아닌, 실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영광나들목(23번국도)-영광읍(22번국도)-법성포
○ 호남고속국도 광산나들목-삼도동-영광읍(22번국도)-법성포

․ 문의 -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 061-350-3752 / (사)법성포단오보존회 ☎ 061-356-4331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영광나들목(23번국도)-영광읍(22번국도)-법성포
○ 호남고속국도 광산나들목-삼도동-영광읍(22번국도)-법성포

․ 문의 -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 061-350-3752 / (사)법성포단오보존회 ☎ 061-356-4331
#법성포단오재 #창포 #마파도 #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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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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