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주재일
김진호 실장은 "민주화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정책에 있어서나 인식에 있어서나 보수와 진보가 모호하게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실장은 "보수 개신교의 '정치세력화'가 한국 사회를 보수주의적으로 공고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한국 개신교가 교파 간 분열이 심각하지만 놀랍게 동질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동질성을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개신교에 새겨 넣은 '성령-성공-친미성(근본주의적 미국주의)-획일주의'라고 규정했다.
이렇게 코드화된 보수 기독교는 교인 수 격감과 사회적 신망 추락이라는 위기를 체험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 정부가 들어선 뒤 과거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일부 기독교 인사와 기관이 권력 자원의 일부를 불하받게 되면서, 양적인 비율상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보수 기독교 영역은 상대적인 상실감을 체감했다고 김 실장은 지적했다.
김 실장은 "한국교회의 불온함은 기독교의 실패, 그 지체된 민주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넘어서는 성공적인 전략의 불온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지적한 세 위기에 대한 개신교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면, 교인 감소에 대해서는 '문화 목회' 전략을 썼고, 신망 추락에는 '축복의 신앙화', 권력 배제에 대해서는 '기독교 시청 앞 집회' 같은 교회의 정치세력화로 위기를 돌파했다.
그렇지만 문화 목회는 교회가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자본주의화가 되었고, 축복을 강조하는 신앙은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신앙에서도 실패한 사람으로 몰며, 정치세력화를 향한 교회의 원초적인 돌파 전략은 사회적 혐오감만 키웠을 뿐이다.
천주교 "보수 세력 주교회의 장악 뒤 사회운동 탄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