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선진평화연대 창립대회'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선진평화연대 상임고문)가 연설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7일 자신의 지지 조직인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키며 이른바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날 선진평화연대 출범식에서 "이제 유능한 민주화세력과 실용적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며 범여권과의 연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는 범여권 진영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4천석) 안팎에는 약 1만여명의 지지자가 몰려 세를 과시했다. 선진평화연대는 박형규 목사,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고문을 맡고 발기인 2만9000여명, 추진위원 3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적 조직이다.
행사에는 김근태·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세균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를 비롯해 범여권 현역 의원 6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친노그룹 대선주자인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하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창립대회 기조연설에서 "부패와 권위주의, 냉전ㆍ수구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6월항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 6ㆍ15 남북공동선언으로 얻어낸 평화,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더 진전시키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학규의 꿈'을 거론하며 "한반도에 분단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만드는 꿈이자, 남북이 자유로이 왕래하고 남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룩하는 꿈이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6·15공동선언과 햇볕정책은 앞으로도 계승 발전되어야 한다"면서 "과거회귀적인 냉전세력이 집권하면 그 동안의 평화체제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고 말해 범여권 대통합파와의 연대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반면에 그는 "경제는 막연한 구호로, 국민을 현혹하는 공약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개발시대의 독선적 리더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 그런데 지금 과거회귀세력이 국민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 공약을 겨냥해 "대규모 토목공사로 몇몇 건설업자를 배 불릴 수는 있지만 경제를 살릴 수도,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도 없다"면서 "토목국가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선진국이 되는 길이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저의 실패를 받아들이며 저의 능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하면서도 그 책임을 변화하지 않은 한나라당에 돌렸다.
그는 "저는 문민정부가 추진한 개혁의 열기 속에서 개혁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한나라당의 얼굴이 되어 한나라당을 바꾸겠다는 저의 꿈은 허망했다, 한나라당은 저의 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