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강좌를 마치고 기념찰영전희식
스스로 귀농과 생태 집에 마음을 두고 먼 곳에서 이틀 동안 시간을 내서 오신 분들이라 생활에 대한 자기 주관이 뚜렷할 뿐 아니라 삶의 모습이 엇비슷해 보였다. 이제 결혼 한 지 석 달 되는 신혼부부도 있었는데, 어디를 가나 같이 가고 손을 꼭 잡고 다녀서 우호적인 놀림을 받기도 했다. 거제에서 오신 분은 올해 예순이었다.
멀리서 아내가 왔다. 내 음식 솜씨도 이제 내 놓을 만하지만 이틀 동안은 내가 부엌 주방장 역할을 할 겨를이 없어서 특별히 모신 것이다. 음식 솜씨가 뛰어난 아내가 올 때 이미 웬만한 밑반찬을 만들어왔고 우리 텃밭에 있는 것들이 밥상에 올랐다.
막걸리 한 잔씩을 채워가며 자기소개를 하는데 이번 강좌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서로 달랐지만 지향하는 삶의 방향은 크게 보아 같았다. 현직에서 은퇴하신 50대 후반의 수원에서 오신 분은 곧 시골로 옮겨 살 준비 차 오셨다고 했고, 울산에서 오신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는 경남 산청 간디학교가 있는 옆 마을에 빈집을 구해 놨고 농사 지을 땅도 얻어놔서 당장 집 고치는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또 몇 사람은 <귀농통문>에 연재되고 있는 내 글을 보고 꼭 오고 싶던 차에 살림강좌가 있어 신청했다고 했다.
반갑고 좋았던 것은 단 한 사람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술도 막걸리 한두 잔 하고는 잔을 놓았다. 생활에서부터 잘 정돈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아내가 식단을 짤 때부터도 아예 고기는 단 한 점도 없었는데 내가 농사 지은 참기름과 들깨기름으로 맛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고기를 장만하지 않았다고 의례적인 양해를 구하자 다들 이구동성으로 고기 안 먹는다고 했다.
낮에 이미 뒷산 계곡을 산책하고 나서 우리 집 곳곳을 돌며 집을 새로 짓다시피한 과정을 설명을 했지만 밤에 빔 프로젝트를 통해 초기의 다 무너진 집 모습과 작업하는 과정을 보면서 활발하게 질문도 나오고 탄성도 나오고 하였다.
더구나 영상강의 중 '함께 한 사람들' 부문에서 우리 집 짓는 동안 다녀 간 사람들의 신분과 나와의 인연들을 소개할 때 작년에 내 생일이 다섯 번이나 되었다고 하자 사람들을 끌어 모은 발상이 재미있다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계속)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농(農)을 중심으로 연결과 회복의 삶을 꾸립니다. 생태영성의 길로 나아갑니다. '마음치유농장'을 일굽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