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엄마 따라잡기>등장인물들SBS
<강남엄마 따라잡기>는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커다란 문제인 사교육과 촌지,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 등을 가볍게 꼬집어보는 블랙코미디로 방송에서는 거의 최초로 시도되는 교육현장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 성장드라마인 KBS <반올림>이나 <최강! 울엄마>에서 지루하게나마 조금씩 다루어지던 교육문제가 드라마의 전면에서 큰 주제로 등장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2회 방송을 마친 지금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비록 드라마지만 잘못된 교육현실을 비판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 보다는 일부지역(강북) 학부모와 학생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강남우월주의를 부추길 우려마저 있다는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의 별난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 강남이 교육특구로 불려지기까지 수많은 강남엄마들의 돈 냄새 나는(?) 노력이 뒷받침 되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한때 강남엄마들은 우리교육이 가지고 있는 병폐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했으며 강남엄마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그리 곱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엄마들이 진화했다. 스스로를 교육컨설턴트니 교육매니저니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시키는 것은 물론, 자녀를 소위 일류대에 진학시킨 잘나가는 몇몇 강남엄마가 출판이다, 강연이다 유명세를 타면서 다른 강남엄마의 이미지도 함께 업그레이드됐다.
'맹모강남지교' 돼버린 교육 현실
교육에 성공했다는 몇몇 강남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너도 나도 강남엄마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사교육과 일류대 진학에 '올인'해야 만 할 것 같다. 맹모삼천지교가 아닌 맹모강남지교를 외치며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이 한 몸 다 바쳐 희생을 감수해도 모자랄 듯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세대의 강남엄마는 숭고한 모성의 대표로 누구나 따라가야 할 성공한 엄마의 역할 모델일까?
아마도 이 질문은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가기>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싶다.
강남으로 이사를 가든, 사교육에 '올인'을 하든, 고액과외나 어학연수·조기유학에 수천만 원을 쏟아 붓든 '결국 일류대에만 진학을 하면 그만'이라는 강남엄마식 사고방식이 우리 교육을 병들게 하는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강남교육특구를 만들어 강남 집값을 높이고 있으며, 필요 없는 사교육 시장을 '팽창' 시키고, 가지지 못한 수많은 비강남권의 아이와 학부모에게 패배감을 안겨주는 것이 강남엄마식 교육일 수도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쩌면 시청자들은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아닌 '강남엄마 때려잡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김혜원 기자는 티뷰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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