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여성비정규직노동자 사직 및 용역전환 강요하는 롯데호텔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오마이뉴스 선대식
"롯데라는 대기업을 믿었다. 힘들고 억울해도 참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16년 동안 주방에서 설거지를 했던 롯데호텔 비정규직 노동자 오미영(가명·53)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롯데호텔 쪽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러 "6월 30일까지 사직서 및 용역 전직 동의서에 서명을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회사에서 '서명 안 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이 호텔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사정을 고발하기 위해 모였다. 오씨도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다 죽이는 롯데호텔 규탄한다"고 외쳤다.
오씨는 "용역 전환은 너무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1991년 입사한 오씨는 주 40시간 일하고 82만원을 받았다. 이마저도 5년 전 임금 그대로였다. 오씨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건 하나도 못 누렸다"며 "그저 밥만 먹고 일만했다"고 밝혔다.
그뿐 아니었다. 오씨는 "팔이 너무 아파 근육이 튀어나올 정도로 일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그들에게 그렇게 일한 대가가 용역전환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탄광의 막장"
이날 열린 '여성비정규직노동자 사직 및 용역전환 강요하는 롯데호텔 규탄 기자회견'은 노동자들과 롯데호텔 쪽 직원들의 마찰로 시작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비켜달라"고 요구했고 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보장받은 집회"라고 맞받았다.
이복준 롯데호텔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 회견문을 통해 "(우리가) 일하는 곳은 아름답고 정갈하게 보일지 모르나 실제 우리가 느끼는 것은 탄광의 막장"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화려하게 포장된 특급호텔의 뒷모습은 상상키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롯데호텔이 월 72~84만원 정도의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내쫓기 위해 갖은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역시 "쓰면 삼키고 달면 뱉는 롯데자본은 부당하고 부정의한 일을 시정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이 문제는 근본은 비정규직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부는 공공부문, 민간기업 몇 군데 정규직화한 것을 가지고 생색내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기간제, 파견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시적인 일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채용해야한다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밝혔다.
차별 다음에는 계약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