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에 기증한 300억대 공장부지 삼덕근린공원 조감도최병렬
안양시가 지난 28일자로 삼덕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주민공람을 공지함에 따라 삼덕제지(현 삼정펄프) 전재준(84) 회장이 2003년 7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300억대의 1만9376㎡(4842평) 부지를 기증한 이후 만 4년 만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300억대의 공장 부지를 안양시에 기부한 미담과 지하주차장 건설을 둘러싸고 번진 기증자와의 갈등으로 전국에 적지않은 파장을 던지며 유명세로 널리 알려진 (구)삼덕제지 안양공장 부지는 조만간 숲이 우거진 녹지공원으로 시민 곁으로 돌아오게 됐다.
안양시는 지난 20일 공고한 '삼덕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안 현상 공모'에서 "안양시가 기증받은 토지(공장이적지)에 대하여 공원을 조성하여 시민에게 문화, 여가, 휴식, 편익 장소로 제공하기 위한 최적의 계획안을 작성하고자 설계안을 현상공모한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공고를 통해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안양도시계획시설(삼덕근린공원) 실시계획을 인가하고자,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하여 사전 공람을 실시한다"며 "안양시청 도시개발과에 비치한 공람을 열람한 후 의견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밝혔다.
안양시 공고에 따르면 사업의 종류 및 명칭은 도시공원(삼덕근린공원)이며 위치는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782-19번지 일원으로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결정된 총 면적은 1만9376㎡다.
삼덕근린공원 사업 착수 및 준공예정일과 관련 착공 예정일은 인가하는 날, 준공 예정일은 인가일로부터 18개월간이며 주민공람과 관련 일반인 및 이해관계인 등은 7월 2일부터 25일까지 수용, 소유, 권리와 주소 명세 등 관련 내용을 공람할 수 있다.
안양시는 7월 4일 공원조성공사 전자입찰 결과 발표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한편 공원조성을 계기로 공원 앞 도로 확장도 추진해 지난 6월 21일 공고한 '안양4동 삼덕공원 앞 병목안길 확장공사 실시설계용역' 입찰과 관련 전자입찰 결과 또한 4일 개찰할 예정이다.
▲삼덕제지 안양공장 철거 당시의 부지 전경안양시청
▲2007년 7월1일 현재의 삼덕근린공원 조성 부지 전경최병렬
삼덕근린공원은 당초 2005년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지하주차장 건설을 포함 300억원의 소요 사업비를 세웠으나 지하주차장 건설을 둘러싸고 기증자와 안양시간에 갈등을 빚으며 지하주차장이 제외됨에 따라 소요사업비는 65억5천만원으로 1/5 정도 줄었다.
특히 공원 조성이 만 4년동안 장기적인 난항을 겪은 이유는 보존키로 약속했던 공장굴뚝이 철거되고 안양시가 지하2층 3277평 620대 수용(공원면적의 55%) 규모의 대형 지하주차장 건설 계획을 추진하면서 기증자와 안양시간에 갈등이 불거지며 발생했다.
더욱이 기증자가 지하주차장 건설에 반대한 이유가 부지 내 폐기물이 묻혀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 꼬리를 물고 있어지면서 시의회에서조차 일부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으며 터파기 공사가 진행중인 현재까지 페기물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안양시는 이후 지난해 8월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한 후 수차례 설명회 및 보고회를 거쳐 올해 2월 20일 최종보고회를 하고 3월 중순 설계안을 확정, 6월 중순경부터 공장건물 3동과 담장, 폐도로부지 등의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안양시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삼덕공원 설계 현상공모에서는 최우수작으로 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대표 선우성·서울 강남구)가 선정되어 삼덕공원 실시설계 용역권이 부여되어 그동안 실시설계(9개월 소요)를 마치고 금년 2월 실시설계 최종보고서가 작성됐다.
삼덕근린공원 실시설계 조감도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시청 로비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인 바 있으며 지난 6월에 삼덕공원 앞 병목안길 확장공사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하고 최근 공장 부지의 담벼락을 철거하고 지난 21일부터 해당 부지에 대한 터파기에 들어갔다.
▲공원조성 계획을 설명하는 안양시 관계자최병렬
하지만 문제 해결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번듯한 공원으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부지와 인접한 주택을 매입해야 하나 부지 동·서쪽에 위치한 20여호의 개인주택 중 일부밖에 매입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어 단계적인 공원 조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안양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관계법령 변경이 많아 허가사항이 많아졌고, 공원부지 주변 개인주택을 매입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인근주민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내년 11월 완공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공원 중앙에 삼덕제지 공장 굴뚝을 복원해 삼덕근린공원의 상징물로 삼고 기증자인 전재준 흉상을 설치해 기부문화의 의미를 알릴 예정으로 과거 공업지대 중심이었던 안양시 굴뚝문화의 상징성을 표현하는데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덕근린공원은 1961년부터 가동해 온 삼덕제지 안양공장 부지로 전재준 회장이 "그동안 먼지와 소음을 내뿜어 시민들께 죄송했다. 공원을 지어달라"며 2003년 시가 300억대 땅을 기부하며 시작됐으며 그의 땅 기부는 '기업가의 지역사랑'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또 전 회장은 이듬해인 204년에는 성균관대에 경기도 포천의 임야 36만평(시가 50억원)을 기부해 기업의 기부문화 붐 조성에 앞장서 왔다.
| | 삼덕근린공원 조성 계획과 그동안의 경과 | | | |
| | ▲ 삼덕공원 조성계획 및 실시설계 보고서 | ⓒ최병렬 | 삼덕근린공원은 기증된 공장부지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인근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충분한 녹지의 확보 및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공원부지와 인접한 수암천의 자연형 하천 복원과 연계하는 쾌적한 생활환경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자가 입수한 삼덕공원 조성계획 및 실시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특색있는 문화중심 공원조성, 안양시 생태적 구심적 역할로서의 공원조성, 행복과 희망을 담은 공간, 땅의 본모습 드러내기,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설계 기본방향으로 담고 있다.
이에 공원 중심에는 중앙광장과 수변무대, 연못과 바닥분수가 설치되고 좌우로 어린이놀이터와 피크닉 광장이 조성되며 예전 공장 정문이 있던 자리에는 입구사인조형물이 설치되고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며 공원 외곽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된다.
또 공원 중앙에는 삼덕제지 공장굴뚝이 복원되고 공원관리시설로 관리사무소(지상 1층, 부지면적 55㎡, 건축면적 42.81㎡) 1동, 편익시설로 매점화장실(지상 1층, 부지면적 923㎡, 건축면적 123.34㎡) 1동이 들어서고 35면의 야외주차장도 마련된다.
삼덕근린공원 조성은 1961년 세워진 인쇄용지 제조회사로 300억원대의 삼덕제지 4842평(일반주거지역·대지)을 전재준 회장이 2003년 7월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양시에 무상기증의사와 함께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줄 것을 밝히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전재준 회장의 부지기증 표명 후 2003년 11월3일 소유권이 안양시로 이전됐고, 동년 12월4일 만안청소년수련관 건립에 따른 부지활용방안 시민공청회를 열리고, 2004년 9월 공원화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용역(6700만원)에 착수한 결과 1년만에 완료보고가 있었다.
이어 2005년 6월15일 안양시는 설계 현상공모(국내)에 나섰으나 당선작을 내지 못하고 2005년 7-9월 보조하겠다던 공장부지 내 굴뚝을 비롯, 잔재가 철거되자 기증자인 전재준 회장은 동년 9월께 안양시에 공원조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양시는 2005년 11월 9일 대규모 지하주차장 조성안이 담긴 설계 국제현상공모 공고에 나서자 전재준 회장의 분노는 폭발하면서 급기야 2005년 12월1일 '땅 돌려달라! 내 돈으로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르러 사태는 전국적 파장으로 몰고왔다.
이에 안양시는 2005년 12월 1일 삼덕제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2005년 12월 2일에는 설계 국제현상공모 잠정 보류를 발표하고 2005년 12월 2일에는 신중대 시장이 '전재준 회장 뜻 거스르지 않겠다'는 뜻을 라디오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공식 표명하고 나섰다.
결국 2005년 12월 28일 신중대 안양시장이 전재준 회장을 방문하여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 표명과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고 "지하주차장을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함으로 양측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형국으로 마무리되었다. / 최병렬 | | | | |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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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대 기부' 삼덕제지 부지, 공원으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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