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탈레반 공격과 다국적군 대응으로 희생자 증가... 다국적군에 대한 불신 높아져

등록 2007.07.02 10:35수정 2007.07.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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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의 탈레반 세력이 다국적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전술 변화와 함께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탈레반은 드디어 6월 17일 수도 카불에서 경찰버스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을 '성공' 시켰다. 이 사건으로 30명 이상이 희생됐고 수도 카불은 안전지대로서의 상징을 잃고 말았다.

최근 보도에서 비비씨(BBC)는 탈레반이 올해 초부터 아프간 정부와 다국적군에 대한 공격은 물론 농촌마을과 학교 등에 대한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격 전술 변화중 하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아프간에서는 드물었던 자살폭탄 공격의 증가다. 최근 들어 텔레반의 자살폭탄 공격이 빈번해졌고 탈레반은 무차별 공격을 통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없음을 아프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며 심리전 효과까지 보고 있다.

탈레반 공격이 심해지면서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다국적군의 공세도 강화됐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공세는 갈수록 무고한 민간인 희생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6월 초부터 다국적군의 무분별한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많이 희생됐다.

다국적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탈레반 세력

6월 22일에는 다국적군이 경찰서를 공격한 탈레반 세력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가했는데 30명의 탈레반 반군이 사망하고 민간인 25명도 목숨을 잃었다. 다음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국적군의 무분별한 공격의 실례중 하나라며 이례적으로 다국적군을 맹비난했다.

언론들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무고한 민간인들이 나토군과 미군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의 조심성 없는 작전 때문에 희생되고 있다. 우리는 아프간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아프간 사람들의 목숨이 가치가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프간 사람들의 목숨은 값싸지 않으며 그렇게 취급되어서도 안된다"며 다국적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대서특필했다.

그런데 카르자이 대통령의 비난이 나온지 일주일 만인 지난 금요일(6월 29일)에는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의 게레쉬크에서 텔레반 세력을 쫓는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12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일어났다. 씨엔엔(CNN)은 다국적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많은 반군이 죽은 것은 사실이며 이중에 민간인이 포함됐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르 알리 샤 게레쉬크 시장은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120에서 130명이 사망했는데 그중에 여자와 어린이들도 다수 포함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중 몇 명이 무장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민간인은 몇 명이었는지 아직은 모른다"며 민간인 희생에 무게를 두었다. (7월 1일 (한국시간 7월 2일) 씨엔엔(CNN)은 현장 조사에 참가한 두르 알리 샤 시장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반군 62명, 민간인 45명을 포함해 총 10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정정 보도했다.)

지난 23일 카르자이 대통령의 비난을 보도하면서 타임지는 지난 일년 반 동안 아프간에서 6000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1500명이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독립인권위원회>의 시마 사마르 위원장은 "탈레반 세력은 국제인권법을 준수하지 않지만 다국적군은 탈레반 세력보다는 더 조심스럽게 인권을 존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프간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사실 다국적군과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에 대한 아프간 주민들의 실망과 불신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다. 다만 최근의 잇단 민간인 희생으로 이러한 불신이 더욱 확산되고 굳어져가고 있을 뿐이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지 5년 반이 지났지만 탈레반 세력은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고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는 수도 카불만을 통치하는 정부로 놀림을 받고 있다. 특히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국제사회가 명분으로 내세웠던 아프간 개발 약속이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아프간 국민들은 이제 국제사회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아프간 지원 예산은 다른 분쟁국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고 배정된 예산조차 제대로 관리와 집행이 되지 않아 아프간 국민들이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비비씨(BBC)는 지난달 26일 2006년 아프간의 아편 생산이 50% 급증했다는 유엔마약범죄사무국의 발표를 보도하면서 개발예산 집행 문제를 지적했다. 일례로서 아프간의 마약 생산을 줄이고 마약 재배 농민들의 생계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계획된 영국의 지원예산 7000만불 중에서 아편 재배 농민들을 위해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사용된 액수는 70분의 1인 100만불에 불과하다.

그런데 영국정부는 아편 재배지역 항공사진을 찍는 프로젝트에는 1000만불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른 경우에도 개발과 재건 사업 예산중 상당 부분이 아프간 주민들을 위해서보다는 지원국들이 고용한 자국의 개발전문가나 사업실행회사에 다시 지출되고 있어 아프간 국민들이나 회사에는 거의 혜택이 없다고 이 보도는 지적했다.

다국적군은 민간인 희생이 생길 때마다 사과를 하고 자세한 조사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무분별한 공격으로 민간인 희생이 증가하면서 개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제사회에 대한 불신에 더해 평화를 담보하지 못하는 다국적군에 대한 아프간 주민들의 불신과 미움도 커져가고 있다.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드 샤 아마드자이 타프비어당 당수는 "다국적군은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해 마을들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한명의 탈레반 반군을 위해 20명의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다국적군과 국제사회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전쟁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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