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식
사부님은 여전히 정정하시고 여유로웠고 의통과 천안통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도통하신 분들의 새로운 면모 하나를 본 느낌이다.
첫날.
어머니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갖지 않으신 선사님이 힐끗 어머니를 보고만 지나갔는데 내실로 나를 부르더니 근 한 시간 동안 어머니 몸과 영혼의 상태를 설명하고 대처방법을 일러 주었다.
외과의사와 정신신경과 의사 두 사람이 함께 섬세한 진찰을 하고서 하는 설명인 듯싶을 정도.
그제. 월요일은 지리산에서 내려온 지 만 이틀이 되는 날.
사부님은 "이틀 지나면 *****이 될 것이다"고 했는데 낮 동안 내내 그 말을 떠올리면서 정말 그렇게 되나 기다렸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나 보다 하면서 잊고 밤을 맞았는데 정확히 밤 9시경 어머니랑 잘 준비를 하는데 어머니에게서 그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크게 당황했겠지만 이날은 큰 반가움과 약간의 긴장감으로 어머니 손을 잡고 간절한 기도를 시작했고 다음날 새벽에 전혀 다른 어머니 모습을 보게 되었다. 무슨 말인지 자세하게 쓸 수 없음을 이해해 주어야 할 것이다. 글로 쓸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