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박정희 그는 실로 나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등록 2007.07.08 08:41수정 2007.07.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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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그는 실로 나의 영웅이었다. 중학교 1학년에 비친 그는 정말 '신'이었다. 그가 죽는 날 나는 울었다. 부모님도 울었다. 하지만 이는 세뇌 교육이 나은 망각이었고, 불행이었다. '박정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찬양과 증오가 교차한다. '영도자' '독재자' '친일군인' '공산주의자' '구국의 영웅'이라 한다. 과연 박정희는 누구인가? 그를 알기 위해 한 책을 소개한다.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다.

a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 책세상

'전재호'는 박정희에 대한 접근을 조금은 특이하게 한다.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라 한다.


"남북 간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 대립이라는 국내외적 상황에서 일본 천황의 신민으로 교육받고 그것에 대해 (한민족의 입장에서)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던 집단들이 새로 탄생한 한국의 근대화를 주도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근대화의 성격을 '반동적 근대주의(Reactionary modernism)'로 지칭한다. 여기서 '반동적'이란 '반민족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서구의 근대성이 지닌 진보성 혁명성 합리성 민주성이 거세되었음을 뜻한다."(14쪽 인용)

박정희는 단순히 친일파가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 인류 보편성이 인권과 자유를 제한했기 때문에 반민주적이라는 것이다. 박정희는 '조국근대화'를 주창했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설파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근대성의 기준인 민주성과 혁명성, 합리성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그러기에 전재호는 박정희를 '반동적 근대주의자'로 박정희 정권의 근대화 과정을 '반동적 근대주의'라고 한다.

박정희를 민족주의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정재경 같은 이는 박정희 정치사상을 '민족 중흥 사상'이라고 한다. 강만길과 박현채 같은 이는 반민족주의자라 부른다. 정재경과 강만길, 박현채가 한 박정희를 두고 민족주의자, 반민족주의자라 달리 보는 것은 각자의 민족주의 개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전재호는 말한다.

그럼 박정희를 민족주의자인가 아닌가 하는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민족주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은이는 민족주의를 사회주의와 같은 일차적 이념이 아니라 이차적 이념이라는 것이다. 즉, 공산주의자도 민족주의가 될 수 있고, 자유민주의자도 민족주의가 될 수 있다. 민족주의는 다른 이데올리기와 결함하여 자신의 목표를 구체화시킨다고 말한다. 둘째 민족주의는 신분제도에 얽매인 인간과 이민족 지배를 받는 피압박 민족을 해방시키는 진보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민족을 거부하는 제국주의적 반동서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런면에서 박정희는 민족주의자, 아니다로 보는 것은 의미 없음을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떻게 집권했으며, 집권 과정에서 어떤 정책을 폈는지다.


박정희는 쿠테타로 집권한 사람이다. 4월 혁명을 총칼로 무너뜨린 자이다.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가 계획한 경제발전계획은 사실 민주당 정권이 모태이며, 미국의 압력에 의하여 수정되기도 하였다.

수입대체경제체제인 민족적 경제주의보다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로 경제를 개발해감으로써 결국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예속되는 결과도 낳았다. 새마을 운동은 농촌사회를 발전하기 위한 것이기 보다는 유신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박정희는 자기 체제를 유지를 위하여 정치,경제, 남북관계를 이용한 사람이다.


지은이의 생각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정리하였다. 우리는 어려움을 겪을 때에 나를 구원해줄 영웅을 찾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절대권력자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다. 박정희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박정희가 되살아나는 과정에 있다. 민주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근대성을 배격한 인물을 숭상하는 시대는 결코 민주주의가 정착한 사회와 국가가 아니다. 인권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결국 박정희가 자신들의 배를 불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배부름은 박정희가 이룩한 것이 아니라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최악의 노동조건에 시달린 노동자들의 희생 때문이다. 이 희생은 지금도 강요되고 있으며, 박정희 찬양자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배부름을 위하여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인권과 인류 보편성과 합리성보다는 시장과 경제성장에 바탕을 둔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항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어느 누가 다른 이의 희생을 통하여 자기만 배부르고, 사적 이익을 위하여 민족과 민주주의를 이용하고 인권을 제한하는 것을 배격해야 한다. 박정희가 그 대표적인 인물임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찬양자들과 박정희 실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신드롬에 빠진 이들이 진지하게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덧붙이는 글 |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전재호 저 책세상

덧붙이는 글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전재호 저 책세상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전재호 지음,
책세상,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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