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

[아가와 책 79] 캐런 카츠의 <아빠가 안아줄게>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가 최고야>

등록 2007.07.09 11:36수정 2007.07.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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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빠가 안아줄게> ⓒ 와이즈아이북스

아이들 그림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캐런 카츠와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외국 그림책 작가의 이름을 한 번 쯤 접해 봤을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데 캐런 카츠는 번역된 책들이 별로 없어 생소하다는 한국 독자들도 있다.

캐런 카츠는 아이들의 밝고 순수한 모습을 귀엽고 화사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전 세계의 많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와이즈아이북스라는 출판사에서 내놓아 쉽게 서점에서 접할 수 있다.

<우리 아기 뽀뽀해 줄까?> <혼자 쉬해요!> 등 아이의 일상을 예쁜 그림으로 표현한 캐런 카츠의 그림책들 중 3살짜리 딸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바로 <아빠가 안아줄게>다. 이제 만 두 돌을 앞두고 있는 아이 수준에는 조금 쉬워 보이나 그림이랑 글의 어감이 좋아서인지 자꾸만 읽어달라고 한다.

"까꿍! 우리 아기. 아빠야, 아빠!"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책은 아이가 자고 있는 방에 아빠가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부터 아주 귀엽다.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침대에 누워 있던 아이는 팔을 벌리고 활짝 웃으며 좋아한다.

이 책은 숫자를 하나씩 세어가며 아이와 아빠가 함께 노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와 아빠 간의 따뜻한 사랑이 물씬 풍겨나는 그림에 우리 아이도 포옥 빠져들어 행복해 한다.

"하나, 우리 아기 정말 예뻐! 아기를 둥개둥개.
둘, 옳지 잘 잡았어. 아빠 손가락을 꼬옥.
셋, 꺼억 트림해야지, 아기 등을 토닥토닥.
넷, 그래 그래, 잘한다! 손뼉을 짝짝짝."


이런 식으로 반복적인 구절이 돌 전후의 어린 아이가 보기에도 적합하다. 특히 자기를 닮은 동그란 얼굴의 아가를 보면서 많은 아이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다. 조그만 아기와는 대조적인 커다란 얼굴의 아빠. 우리 딸도 이런 아빠와 아이의 모습을 보며 자기도 책 속 주인공처럼 마냥 즐거워한다.

많은 아빠들의 퇴근 시간이 늦은데 비록 늦게 집에 오더라도 잠자리에서 이런 책 몇 권을 읽어주면 서로의 사랑을 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도 잠자리에 누워 있다가 아빠가 들어오면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책이 바로 이 <아빠가 안아줄게>다. 책의 마지막에 아빠 품에 안겨 잠든 아가의 모습을 보고는 자기도 아빠 팔을 베고 누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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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아빠가 최고야> ⓒ 킨더랜드

캐런 카츠의 그림책이 귀여운 아가와 아빠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로 아이들을 안내한다. 영국에서 나고 자라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과 재치 있는 글 전개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세계의 많은 그림책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앤서니 브라운. 그의 책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하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만 1세~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 전집 킨더랜드 토들북스 중 한 권인데 이 출판사에서 전집 중 인기 있는 몇 권을 따로 출판하여 서점에서 단행본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엄마들 입장에서는 굳이 전집을 사지 않더라도 좋은 책을 구할 수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잠옷을 입은 못생긴 아빠가 커피 한잔을 들고 식탁에 앉아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우리 아빠는 최고야"라는 구절을 반복하면서 왜 최고인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그게 정말 엉뚱하기 짝이 없다.

"우리 아빠는 무서워하는 게 하나도 없다.
커다랗고 험상궂은 늑대도 안 무서워한다.
우리 아빠는 달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고
빨랫줄 위로 걸어 다닐 수도 있다. 물론 떨어지지 않고."


이런 식으로 기발한 상상력의 전개가 펼쳐진다. 거인이랑 레슬링 하는 아빠, 운동회 날 달리기에서 1등 하는 아빠. 아이들의 마음 안에서 아빠란 이런 존재일 것이다. 무서운 것도 없고 최고이며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가장 멋진 사람.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꼭 자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아빠, 최고야!"라는 말을 아빠에게 선사한다. 희한하게 외국의 정서로 그려진 그림임에도 아이 눈에는 그림책의 아빠와 자기 아빠가 닮아 보이는 모양이다. 책의 아빠 그림을 가리키며 "아빠" 그러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귀엽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엄마 눈에 가장 멋져 보이는 것은 맨 마지막 장면이다.

"나는 우리 아빠가 정말 좋다.
왜 그런지 알아?
아빠가 나를 사랑하니까.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말과 함께 커다란 아빠의 품에 안긴 아가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마치 우리 아이가 등치 큰 아빠의 품에 포옥 안겨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기의 상황과 비슷해서일까? 아이는 이 책을 질리지도 않고 매일 같이 본다. 이제는 내용을 다 외워서 말할 정도다.

아이에게 아빠란 어떤 존재일까? 어떤 아빠들은 아이가 자랄수록 집에서 자신은 '돈이나 벌어오는 존재, 소외되는 존재'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아빠들이 물론 바빠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할 테지만,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고민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 보자. 아이가 좋아하는 이런 책들을 읽어주면서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어 보는 것도 아이에게 아빠의 사랑을 인식시켜 줄 좋은 기회일 것이다.

아빠가 안아 줄게

카렌 캐츠 지음, 엄혜숙 옮김,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2007


#아빠가 안아줄게 #우리 아빠가 최고야 #아가와책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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