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계 "대법원 '태아 사망' 사건 판결, 어이없고 무책임"

"국민의 생명 존중 의식 더욱 악화 우려... 오는 9월 생명 수호 대회 개최"

등록 2007.07.10 14:45수정 2007.07.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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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이 태아 사망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 결정을 놓고 한국 가톨릭계가 "한마디로 어이가 없고 무책임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9일 태아가 숨진 뒤 제왕절개 수술을 받게 해 산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기소된 조산사 서아무개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했으므로 태아는 이미 사람이 됐다"며 태아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죄도 적용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산모에게 분만 개시라고 할 수 있는 진통이 시작된 바 없어 태아는 사람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이자 가톨릭 의대 교수인 이동익 신부는 10일 "온 국민의 생명 존중 의식을 악화시키는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평화방송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이 신부는 "지금도 한해 150만 건에서 200만 건 정도의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데 '태아는 인간이 아니다' 이런 판결로 인해 온 국민들이 생명 존중 의식이 더욱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 임산부는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이런 대법원의 판결을 볼 때 사회의 이중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한편에선 보호하고 한편에서 사람도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그런 이중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결국 생명이 존중되지 않는 사회로 전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신부는 "한국 가톨릭은 이번 판결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반대표시를 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가톨릭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한편 이 신부는 "한국 가톨릭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는 오는 9월에 생명경시풍조에 대해 가톨릭교회의 의견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는 생명 수호대회를 전국적으로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이어 "전 신자들이 생명 존중을 위한 기도운동을 시작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9월달에 생명 수호대회하면서 여기에 대한(이번 판결에 대한) 아주 구체적 대응방안을 하나 둘씩 실천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태아사망사건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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