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대통합, 돌파구 마련했지만

김효석 등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제3지대 통합신당 참여선언

등록 2007.07.16 11:18수정 2007.07.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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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6일 오후 1시 15분]

a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지부장 등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8명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효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지부장 등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8명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효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해체 문제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범여권 대통합 문제에 일단은 돌파구가 열렸다.

통합민주당의 '대통합파'로 불리는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지부장 등 8명은 16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해 제3지대에 대통합신당을 창당하는 데 함께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밝히는 한편, 탈당 방침도 공식화했다.

이들은 박상천 대표 등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지난 2개월여 동안 통합민주당 내 반통합세력에 모든 기득권과 지분다툼에서 벗어나 대통합의 장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해왔지만, 우리들의 마지막 충정을 외면했다"고 비판했고,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민주당 분당과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대통합에 적극 나서야 함에도 일부 통합거부 세력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공격했다.

"열린우리당과 당대당통합은 안 돼, 친노세력 함께하기 어려워"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더 이상 양당 지도부의 결단을 기다리기보다 어떤 기득권도, 어떤 지분도 존재하지 않는 제3지대에서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마지막 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탈당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부터는 아무 때나 가능하다"면서 "모든 일정을 가능한 빨리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뿐만 아니라 통합민주당 내에 지방의원들과 자치단체장 등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 3일 안에 대통합신당 창당주비위를 만든 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대통합추진모임, 미래창조연대 등과 함께 늦어도 24일까지는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효석 의원은 "통합민주당이 창준위과정부터 함께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우리가 당을 만든 뒤 우선적으로 합당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지금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문제를 꺼내놓으면 아무 일도 안 된다"면서 "민심의 흐름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 해체 후 참여해야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시민 의원 등 친노세력의 포함여부에 대해서도 "중도개혁노선에 동의한다면 굳이 배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들은) 우리와는 목표도 다르고, 참여정부의 국정실패 책임에 대한 국민적 비판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우선 자기세력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통합추진모임, 8월 5일 창당제안... 장소도 먼저 확보

8인 선언은 즉각적인 파장을 낳고 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대통합추진모임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연 뒤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대통합신당 창당 참여선언과 창당주비위 구성제안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8월 5일 잠실 올림픽홀에서 통합신당의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대통합추진모임의 노웅래 의원은 "아직 다른 정파들과 논의한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장소를 잡아놓지 않으면 창당대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장소를 확보하자는 것"이라면서 "시간을 역순해 보면 5일에는 창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손학규 전 지사 쪽의 선진평화연대, 미래창조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세력, 대통합추진모임,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등 4자협의회를 열어, 제3지대 신당창당을 위한 공동창준위 구성과 창당 일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내 추가탈당파도 곧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의 '봉기'를 기다려왔다. 대략 15명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의 구상대로 통합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대통합추진모임 소속 의원 43명과 열린우리당 추가탈당파 15인,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 4명 등이 참여해 약 60석 정도 되는 원내 2당이 만들어진다.

이들이 범여권 대통합의 중심축이 돼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과의 통합을 주도하는 국면으로 이동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통합민주당의 박상천·김한길 공동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김한길 대표는 이미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해 모든 기득권과 지분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박상천 대표도 7월중에는 중도개혁대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상천 대표와 김효석 의원 등 8인모임은 '통합노선은 중도개혁주의',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불가', '친노세력 배제' 등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는 박 대표가 기득권에 안주하고, 대선 대신 내년 총선을 겨냥해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비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표도 일단은 적극적으로 대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상태여서, 명분상으로는 박 대표가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친노는 어떻게...

문제는 다시 '친노세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다. 친노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지난 15일 긴급전국운영위원회를 통해 "대통합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분명한 원칙과 질서 아래 이뤄져야 한다"면서 "열린우리당 선해체에 반대하며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질서 있는 통합을 지지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 "참여정부의 국정실패를 주장하거나 국정성과를 왜곡하고 부인하는 세력, 2004년 탄핵세력, 정치적 입지를 위해 원칙을 저버리는 기회주의 세력과 지역주의 세력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는 대통합 논의에 동참하는 최소한의 통과의례"라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의 국정실패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 통합민주당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유시민 의원도 "국민의정부나 참여정부 어느 하나를 부정하는 대통합신당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통합신당을 위해 다 나가고 10명만 남아도 저는 열린우리당에 남겠다"고 말했다.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세력과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별다른 계기 없이 이대로 굳어질 경우,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와 대통합추진모임 등이 추진하는 제3지대 범여권통합신당이 창당된 뒤에도 유시민 의원과 참여정부 평가포럼 등 친노세력은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김효석 의원과의 일문일답.

- 통합민주당 전체가 합류하는 시점을 언제로 보나.
"창준위때부터 함께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신당 만든 뒤에 제일 먼저 할 일이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대통합추진모임, 열린우리당 추가탈당파 등과 창당준비작업을 시작한다."

- 탈당시점은.
"가까운 시점에 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아무 때나 가능하다. 열린우리당의 추가탈당파도 꽤 많은 세력이 될 것이다. 또 통합민주당 내에서도 우리 8인보다 훨씬 많은 세력이 될 것이다. 지방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함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김한길 대표는 제3지대 신당을 위해 기득권과 지분을 버리고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의미인가.
(정균환 전 의원)"당마다 대통합파와 반통합파가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말로는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민주당 내에서는 적극적으로 (대통합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건 말로만 통합하자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의 말은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것이므로 우리와 같은 뜻이라고 본다."

- 친노세력은 어떻게 하나. 참평포럼은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세력과는 같이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중도개혁에 동의하는 어떤 세력도 같이 할 것이다. 참평포럼 쪽은 우리와는 목표도 다르고, 국정실패 책임에 대한 국민 비판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지금은 자기 세력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것 같다."

- 김홍업 의원은 어떻게 하나.
"우리와 뜻은 적극적으로 일치한다. 그러나 의원 당선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지역구 주민들과 협의를 거치는 절차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 제3지대 신당에, 구 중도개혁신당 쪽도 참가하나.
"그분들께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민주당과 중도개혁신당) 합당 전에 이런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초심으로 가보면, 모든 게 대통합으로 가기 위한 것이다."

a 기자회견이 끝난뒤 박광태 광주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뒤 박광태 광주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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