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 인기 독주, 그 비결은?

캐릭터의 힘과 여성 감독의 섬세함 돋보여

등록 2007.07.18 10:13수정 2007.07.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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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의 캐릭터는 다양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캐릭터는 다양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MBC

MBC 월화드라마가 모처럼 웃었다. SBS <내 남자의 여자>로 맥을 못추고, <주몽>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태왕사신기>의 대타로 나선 <커피 프린스 1호점>이 의외의 안타를 치며, 월화드라마 독주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네티즌들로부터 '커프'로 불리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가운데 다섯 번째 방영만에 20% 시청률을 올리고 SBS <강남엄마 따라잡기>를 가볍게 제쳤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의 지지에 힘입어 '커프'가 제2의 김삼순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으로 각광받은 이윤정 PD가 원작 만화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보자마자 당장 내려가 드라마화하겠다고 말하며, 1년 반 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기 때문. 그러한 고생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한 듯, <커피프린스 1호점>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 원인, '캐릭터'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 반은 바로 고은찬 캐릭터로 분한 윤은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 반은 바로 고은찬 캐릭터로 분한 윤은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IMBC
<커피프린스 1호점>엔 다양한 미덕이 있다. 그 가운데 드라마 속 캐릭터의 힘이 무엇보다 첫 번째 인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해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윤은혜가 중심에 서 있다.

윤은혜는 소녀가장으로 살아가는 고은찬으로 분했다. 하지만 이 점까지만 본다면 '소녀가장'이란 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극중에서 '놈'으로 활약하고 있다. 즉 여성이지만 중성캐릭터로서 미소년의 이미지를 더해 윤은혜의 새로운 발견을 만들어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극중에서 커피 향에 절대적인 후각을 지닌 커피프린스 종업원인 고은찬은 열심히 가장으로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내아이처럼 많이 먹고, 힘도 세고, 싸움도 잘한다. 그러면서도 여린 심성을 지닌 '천상 여자'이기도 하다.

그러한 캐릭터를 윤은혜라는 신인 연기자가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사실 연기력만을 놓고 본다면 아직 윤은혜는 발음과 발성이 불안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러한 부족함이 특유의 발랄할 이미지와 걸걸한 목소리, 약간의 어설픈 모습 등이 중성적인 매력으로 발전해 새로운 재발견을 해냈다.


그렇지만 윤은혜의 멋진 연기도 연기지만 '고은찬'이 중성적인 캐릭터로 설정된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유독 여성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진짜 이유다. 사실 여고생 시절, 남성적인 언니들에게 환호했던 적이 있으리라. 그러한 점에서 20~30대 여성들에게 '고은찬'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더 나아가 중성적인 캐릭터는 설정 자체가 '청순가련' '섹시'라는 여성 캐릭터와 대척점에 서 있다. 외모도 빼어나고 성격도 착한 여주인공이 향한 모든 남자 주인공들의 구애를 받을 때 여성 시청자들은 여주인공을 질투한다.


중성적인 캐릭터는 일단 '예쁜 척'을 하지 않아 여성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게다가 얼굴도 평범하고 선머슴 같은 그에게 멋진 남자 주인공들의 구애가 쏟아지면서 여성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하고 판타지를 느낀다.

게다가 힘든 현실에도 요즘 말로 '샤방샤방' 웃는 미소년(?) 고은찬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고은찬'이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의 반은 고은찬이란 캐릭터의 힘에 있다.

고은찬 말고도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는 상당한 힘을 지녔다.

처음으로 시청률에서 안타를 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공유가 맡은 한결은 다혈질이면서도 순정파인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 역시나 모든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캐릭터다. 또한 그러한 역에 공유가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하는 매력을 최대한 발산시키며, 점점 한결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여기에, 섬세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예쁘며 얄밉지만 밉지 않은 유주 역의 채정안과 차분하면서 감성적인 한성 역의 한선균이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뒷받침 해주며, <커피프린스 1호점> 인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의 힘과 더불어 이윤미 PD의 감각적인 연출력이 <커피프린스 1호점>의 또 다른 인기 원동력이다.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함을 앞세워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주며, 여백을 주는 연출력이 한몫을 하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 풀어야 할 숙제!

하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이 진한 원두 향기를 내려면, 제2의 김삼순이 되려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아직까지 초반에 불과해 본격적인 내용이 전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캐릭터와 영상미, 탄탄한 연출력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불안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그것은 바로 트랜디 드라마로서 충실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요인이 스스로 발목을 잡아 함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보통 트랜디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네 명이고, 그들이 얽힌 관계 속에서 사각관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언제나 부유한 집의 남자 주인공과 가난하지만 해맑은 여자 주인공, 그 사이 예쁘면서도 능력 좋은 또 다른 여자 주인공까지. 실상 중성적인 캐릭터인 '고은찬'을 빼고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얼핏 등장한다는 점이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즉 그러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한 결말로 향해 가면서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가 좌지우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새로운 트랜디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후반부까지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자극시키며,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작진은 풀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이 어떠한 매력으로 승부수를 내걸지 기대해 보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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