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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연구가, 이송은 교수 ⓒ 춘천평생교육정보관
여기 두 명의 선생님이 있다. 한 사람은 책에 쓰인 내용을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주고, 다른 한 사람은 과장된 목소리로 조금 느린 속도로 읽어준다. 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선생님을 고르라면 누구를 선택하는 게 현명할까?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잠시 쉬어가기도 하는 두 번째 선생님은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엄마 선생님'이고, 아이와 눈도 마주칠 새 없이 일사천리로 읽기를 끝낸 선생님은 육아 경험이 없는 처녀선생님이었다고 한다.
강원도 춘천 평생교육정보관에서 지난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된 북스타트 회원 부모교육 '오감을 자극하며 즐기는 책놀이'에 참석해 동영상을 보던 어머니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작은 탄성으로 '엄마 선생님'에게 반응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다.
똑같은 동화책이라도 누가, 어떤 태도로 읽어주는가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은 달라진다. 잘 그려진 동화책을 주교재로, 손수 제작한 교구를 활용해 재미있게 읽어주는 오감 자극 책 놀이는 부모의 적극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채 10쪽이 될까 말까 한 동화책 하나를 읽어주는 데 무슨 공부씩이나 필요할까 싶지만, 이날 강사로 나선 동화연구가 이송은 교수는 논문을 통해 36개월 미만의 영아들에게 책은 '놀잇감이자, 소유의 대상이며, 세상에 대한 경험적 탐구의 대상, 읽어주는 사람과의 관계형성, 관습적 읽기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하며,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실례를 들었다.
책으로 놀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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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중에 객석의 아기들과 엄마 물고기를 찾았다. ⓒ 춘천 평생교육정보관
이날 수업에서는 하얀 물고기가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책을 소재로 객석의 아기들과 함께 놀았다. 펠트로 만든 하얀 물고기를 든 강사가 아기들 손에 들려 있는 주황색 불가사리, 초록색 거북이, 보라색 문어 등을 찾아다니며 엄마 물고기를 찾아다니면서 책 내용을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이어 책에 나오는 색깔들과 같은 색상의 천을 나누어주고, 똑같은 색을 찾는 과정을 반복해 형태와 색 인지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어지는 동화극은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무대 위에서 직접 동화 속 등장인물이 되는 놀이였다. 상자 두 개를 이어붙여 만든 집에서 다람쥐가 되고, 여우가 되어 기차놀이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
조바심치며 아이의 한글 교육과 영유아 독서 교육까지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려 드는 엄마들에게 엄마표 책 놀이가 가장 좋은 독서 교육이자, 가장 큰 선물이라는 이송은 교수는 평생 독서의 출발점에 서 있는 영아들에게 행복한 책 읽기를 경험하게 하자고 초보 엄마들을 설득했다.
이송은의 좋은 동화책 고르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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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에서 즉석 동화극에 참여하는 아이들 ⓒ 춘천 평생교육정보관
1. 한 계절을 중점적으로 소개한 책이 좋다.
- 사계절을 한두 번 겪어본, 그것도 주로 실내에서 경험한 영아들에게 짧은 동화책 한 권에 봄부터 겨울까지 모두 소개한 책은 이해하기 어렵다.
2. 우리말과 우리 자연을 잘 그려낸 책이 좋다.
- 수탉, 암소 등 여성형과 남성형이 구분된 외국어를 그대로 번역한 책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을 그린 책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3. 물고 빨아도 안전한 놀잇감 같은 책이 좋다.
- 영아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촉감 책이나 헝겊 책처럼 갖고 놀아도 안전한 것으로, 처음 만나는 책을 가지고 놀면서 좋아하게 만든다.
4. 동요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 동요와 전래동요를 활용한 동화책은 의성어, 의태어가 풍부하고 노래와 연결해 언어를 배울 수 있어 말을 배우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다.
5. 아이의 호기심을 고려한 책이 좋다.
- 경험에 따라 아이의 호기심도 다르게 마련이다. 아이들의 개성과 흥미를 살펴보고,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게 좋다.
덧붙이는 글 | 영유아 책 놀이에 관한 더 많은 자료와 정보는 이송은의 동화가 있는 집(www.leestoryhouse.com)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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