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오늘은 너무 힘들었던 하루였어요"

아프간 피랍자 가족들, '인질 무사하다' 소식에 웃음 찾아

등록 2007.07.21 17:00수정 2007.07.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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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1일 밤 10시 15분]

'협상 시작' 소식에 한시름 놓은 가족들


21일 밤 아프간 피랍자들이 무사하다는 정부측의 설명과 언론보도를 들은 피랍 가족 비상대책위원회 차성민 위원장이 모처럼 웃음을 머금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1일 밤 아프간 피랍자들이 무사하다는 정부측의 설명과 언론보도를 들은 피랍 가족 비상대책위원회 차성민 위원장이 모처럼 웃음을 머금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차성민 아프가니스탄 피랍 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의 얼굴에서 감돌던 긴장감은 어느 새 조금 풀어져 있었다. 차 위원장은 21일 밤 9시 45분 분당 샘물교회 임시프레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피랍된 사람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은 한 시름을 놓고 집으로 돌아가 쉬고 있다"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기자분들도 다 아시겠지만 가족들에게 오늘은 정말 힘들고 우여곡절이 많은 하루였다"며 "외교통상부를 방문한 가족들도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면담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오후 4시 20분 정도에 도착한 가족들은 외교통상부에서 해당 국장과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시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 가족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 철군을 정부에 촉구했다. 다행히 장관과 면담 중 피랍된 사람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한 시름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차 위원장은 "송 장관이 '정부가 피랍된 이들의 생명을 꼭 지킬테니 정부를 믿고 따라달라'고 가족들에게 부탁했다"며 "가족들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래 오늘 아프가니스탄 피랍 가족 비상대책위는 "피랍된 이들은 선교활동 등 종교활동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간 이들"이라며 구명을 호소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4시간 연장된 철군 시한에 맞추어서 호소문 발표를 미루고 사태 추이에 따라서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2신 : 21일 저녁 8시 10분]


샘물교회 측 "한국인 인질은 안전" 보도에 안도 한숨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전경.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전경.오마이뉴스 이경태

아프가니스탄 납치세력의 최후 통첩 시간이 2시간 여 지난 21일 오후 6시 30분 현재 분당 샘물교회에 모인 교회관계자와 가족들은 계속 외신을 확인하며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한때 독일인 인질 살해 소식에 교회 내 분위기는 경색됐지만 아직까지 피랍된 한국인이 안전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조금은 안정된 모습이다.

이날 오후 4시 52분 독일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에 기자들은 순식간에 출입이 통제된 사무실 앞에 모여들었다. 교회관계자들은 공식적인 견해 발표를 꺼리며 긴장된 기색을 보였다. 소식을 들은 교회 신도도 기자들의 질문 공세 속에 "피랍 가족들이 걱정된다"며 황급히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오후 5시 20분 교회를 찾아 아프가니스탄 피랍 가족과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 피랍된 한국인들의 구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샘물교회 1층 임시 프레스룸에서 대기 중인 기자들은 교회 사무실을 빠져나온 임 의원을 둘러싸고 현재 가족들의 표정이나 말 한마디, 정부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임 의원은 "지금 현재 외교부가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을 납치한 이들이 무슨 단체 소속인지 정확히 파악이 안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대사급 인물을 급파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문제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그들이 어떤 단체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 테이블은 마련하려고 하는데 정작 협상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기자들이 "이미 AP통신에서 탈레반 대변인이라고 밝혔는데 탈레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이냐"고 묻자 임 의원은 "그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 대변인이 진짜 탈레반의 정식 대변인인지 아닌지도 확인이 안돼 외교통상부도 고생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교회 관계자들은 여전히 사무실 문을 닫고 가족, 신도들과 인터뷰를 차단하고 있지만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한 의료봉사단 활동 사진을 기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아프간 피랍자 가족들 송민순 장관 면담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21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 송민순 장관을 만났다.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 동의.다산부대를 즉각 철수하지 않으면 피랍자들을 모두 살해하겠다는 현지 납치단체의 살해위협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교부를 찾은 것이다.

20여 명의 가족들은 현지 납치단체가 동의.다산부대 철수 시한으로 설정한 시각을 약 15분 넘긴 오후 4시45분께 긴장되고 침통한 표정으로 외교부 청사에 들어섰다.

가족들 가운데 한 사람은 외교부 청사를 들어서면서 "급박한 마음에 외교부를 찾아왔다"며 절박한 심정을 표시했다.

이들은 외교부 청사 3층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송 장관을 접견하고 납치세력이 동의.다산부대의 철군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수용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장관은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달하는 한편, "정부도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은 또 김봉현 재외동포영사국장 등 외교부 당국자들과 면담하고 가족들의 무사석방을 위해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lkw777@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1신 : 21일 오후 5시]

차성민 피랍가족대책위원장 '철군 요구' 성명서 발표


차성민 아프가니스탄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 성명서를 발표하던 중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차성민 아프가니스탄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 성명서를 발표하던 중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경태

샘물교회 피랍자 가족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을 즉각 철군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차성민 아프가니스탄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오후 4시 10분 분당 샘물교회에서 피랍인 가족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차 위원장은 "탈레반이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 40분에 피랍된 한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밝힌 이상 가족들은 정부를 믿고 따르겠다는 그 전의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한국군 철수를 촉구했다.

차 위원장은 "정부는 최선을 다할 테니 믿고 기다리라고만 했지만 가족들에게 이렇다 할 정황을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가족들은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판단하고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이런 가족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외교통상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조속하고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피랍된 이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한국군을 즉각 철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를 발표한 후 차 위원장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생각하기도 싫은 처참한 일이 얼마 후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차피 올해 철군이 예정되어있다면 당장 지금 철군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대한민국 국민인 피랍인 20명을 살려낼 것을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를 발표하기 30분전쯤 외교통상부로 출발한 피랍자 가족들은 총 11가족, 1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차 위원장은 "가족들의 입장에서 참담한 상황으로 나아가는 확률이 1%만 되더라도 그 확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렇게라도 해야지 최악의 상황에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샘물교회 #피랍자 #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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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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