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살해 보도 소식을 믿을 수 없다"

[제주] 배형규 목사 아버지 배호중 장로 "생명은 하나님에 달려…"

등록 2007.07.26 09:25수정 2007.07.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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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주 영락교회에서 배형규 목사와 봉사단의 무사 귀환을 빌며 긴급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배 목사는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제주 영락교회에서 배형규 목사와 봉사단의 무사 귀환을 빌며 긴급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배 목사는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제주의 소리


"생명은 하나님에 달려 있다. 기도해 달라. 오보일 수 있다. 아직은 (정부의)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았잖느냐"

25일 밤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예기치 않은 '비보'를 전해들은 제주 배형규 목사(42)의 가족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다"면서도 비통한 심정을 가누지 못했다.

이날 내·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제주시 영락교회에는 배 목사의 아버지 배호중 장로(72)와 어머니 이창숙 권사를 비롯한 가족과 친지 10여 명이 권사실에서 나오지 않은 채 배 목사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아버지 배 장로는 "언론의 살해보도 소식을 믿을 수 없다"며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권사실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배 목사의 살해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지역 취재진 10여 명이 영락교회에 몰려 가족들의 상황을 전하려했지만 가족은 물론 주변 모두 "믿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영락교회 이승선 장로는 "배 목사는 어릴적 부터 잘 알고 지내던 교인이었다"며 "정부에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만큼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봉변을 당했더라도 배 목사가 교회의 직분을 다한 거룩한 순교일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배 목사가 방문했던 의미를 전했다.

배 목사는 지난 13일 한민족복지재단 아프간 봉사단의 단장으로 청년회 19명을 이끈 인솔자로 여름방학을 맞아 의료봉사활동을 할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찾았다.


제주일고와 한양대,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회사를 다니던 그는 1999년 장로대 신학대에 뒤늦게 입학해 200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샘물교회 담임목사인 박은조 목사와 교회를 창립한 그는 청년회 담임목사이자 교회 부목사를 겸하며 300여명에 이른 청년회 활동을 열정적으로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올해 4월 방글라데시에서 선교 활동을 벌였고, 국내에 일시 귀국했다가 지난 13일 아프간을 갔다가 피랍됐으며 이후 아프리카 선교 봉사활동에 나설 예정이었다.


배 장로 부부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가족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택에서 부인과 딸(9)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납치된 이후 가족들은 제주도 본가에 내려가 부모 형제와 함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던 중 비보를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 25일 오후 탈레반에 납치됐다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배형규 목사의 아버지인 배호중 영락교회 장로가 살해 소식을 접한 뒤 교회에 나가 성경을 앞에 두고 기도하고 있다.

25일 오후 탈레반에 납치됐다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배형규 목사의 아버지인 배호중 영락교회 장로가 살해 소식을 접한 뒤 교회에 나가 성경을 앞에 두고 기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 실린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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