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가짜 탈레반에 몸값 줬을 수 있다"

등록 2007.08.02 11:44수정 2007.08.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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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고위 사령관이 "한국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가짜 탈레반에게 몸값을 줬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결코 몸값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오직 구금자 석방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또 <뉴스위크>는 지난 6월 탈레반의 사령관 가운데 한 명인 다로 칸이 가즈니주 카라바흐에서 미군에 체포된 뒤 탈레반은 맞교환을 위한 외국인 납치를 생각했으며 마침 경호원도 없이 고속도로를 지나가던 한국인들이 탄 버스가 걸려들었다고 전했다.

1일 <뉴스위크> 인터넷 판은 여러 명의 탈레반 관계자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탈레반은 처음 인질을 납치한 뒤 5개 그룹으로 나눠 카라바흐·안다르·다야크 지역에 분산 수용했다. 탈레반 고위 지도자는 "그런데 최근 아프간 군과 경찰이 미군의 지원을 받아 안다르 지역에 진입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인질 가운데 3명을 파키스탄과의 국경지대인 팍티가 지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처음 한국인 인질을 붙잡았을 때 인질 1명당 5명의 탈레반 수감자들을 교환하기를 원했다. 즉 115명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23명 석방으로 요구 수준을 낮췄고, 이어 8명을 먼저 석방하는 것으로 후퇴했다. 8명의 명단도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다.

"돈 요구한 적 없으며 수감자-인질 교환에만 관심" 주장

탈레반 고위 사령관은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수감자 가운데 일부가 바그람 미군 기지에 수감되어 있다, 미국이 그들의 석방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시간을 끌었다"며 "아프간 정부는 고의적으로 우리가 인질들을 한꺼번에 죽이도록 만들고 있다, 그렇게 해서 한 번에 위기를 끝내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탈레반 사령관은 "최근에 한국에서 온 특사와 가즈니주 의원 및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납치단체로 행세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가짜 탈레반과 협상을 했을 수 있다"며 "우리는 결코 돈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오직 수감자들과 인질들의 교환에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위크>는 탈레반 쪽의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고위 사령관은 자신의 군대가 가즈니주의 농촌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으며 따라서 군사적 공격은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사령관인 하지 누르는 "헬리콥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군대가 이번 주 초 카라바흐와 셀가리의 경계지역에 있는 한 마을을 공격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인질들을 발견하지 못했고 마을 주민들에게 탈레반에게 협조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전단만 뿌리고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에 반대하는 지역 원로들 및 지역적 전통 및 관습의 압력을 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당분간 여성들은 해를 입지 않을 것이며, 여성들의 운명을 성급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는 최종적인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지도위원회가 이번 인질 사태에 관여하고 있다"며 "지도위원회의 일원인 하지 하산이 인질 협상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독일인 2명이 와르다크에서 납치됐다. <뉴스위크>는 이번에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은 독일인 인질과 다로 칸을 맞교환할 생각이었으나 와르다크의 탈레반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탈레반이 적어도 41명의 아프간 민간인들을 납치했으며 이 가운데 23명이 사망했고 18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인 인질들 피랍 직전 탈레반 지배 지역 산책"

(도쿄=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은 가즈니주의 탈레반이 지배하는 지역의 시장(市場)을 산책한 뒤 대형 버스를 타고 떠난 직후 25명가량의 탈레반 병사들에게 끌려갔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일 가즈니주 경찰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납치 당시의 사정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국인 일행은 납치 당일인 7월 19일 오후 대형 전세 버스로 카라바그 지역의 레오나이 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휴식을 위해 차에서 내린 뒤 약 30분 동안 시장 내를 산책했다.

이곳은 탈레반이 사실상 '지배'하는 곳으로 주민 대부분은 탈레반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현지 경찰 간부는 "한국인을 본 주민이 탈레반에 연락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프간 피랍 #탈레반 #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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