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번엔 "5·18사태" 발언 물의

상석 밟기 이어 5·18 관련 또 구설수... "폄하 의도 없었다" 해명

등록 2007.08.05 15:23수정 2007.08.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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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5일 밤 9시 40분]

a 이명박 후보가 지난 5월 13일 5.18묘지를 방문해 묘역을 둘러보던 중 '상석(床石)'을 밟아 논란이 됐던 장면.

이명박 후보가 지난 5월 13일 5.18묘지를 방문해 묘역을 둘러보던 중 '상석(床石)'을 밟아 논란이 됐던 장면. ⓒ 광주드림 임문철

광주를 찾은 이명박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게 됐다. 이번에도 '5·18'과 관련된 것이다.

5일 오전 이명박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광주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열린 '광주전남지역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5·18사태"라고 말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사태'나 '5·18사태'라는 표현은 과거 전두환 등 군부독재세력이 '5·18민주화운동'을 '폭도들에 의한 폭동'이라고 왜곡할 때 주로 써왔던 표현이다.

이날 오전 이명박 후보는 광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18때 무엇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5·18사태' 당시 사우디에 있었는데, '5·18사태'가 일어나 최규하 대통령과 함께 급거 귀국했다"면서 " '5·18사태'는 부정할 수 없는 광주의 희생으로 민주화를 완성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5·18사태'라는 말을 세차례 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김대성 연구원은 "'사태'라는 표현은 80년대에 군부독재정권이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왜곡해 사용해오던 용어"라며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는 보는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5·18단체 한 관계자는 "평소에 가지고 있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광주정신 광주정신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 후보는 유독 5·18과 관련 언행으로 비난 받은 사례가 많다. 지난 2005년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월 영령들의 영정이 비치된 유영봉안소에서 파안대소해서 비난을 받았다.


또 올 5월에는 국립5·18민주묘지 묘역을 둘러보던 중 '제사 상'으로 사용하는 상석을 밟아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광주전남지역 공약발표 간담회에서 "호남대운하 건설하고 호남고속철 개통을 시기를 2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이 후보의 공약 대부분은 기존에 추진해 오던 사업들로 새로울 것이 없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명박 "5.18민주화운동 폄하 의도 전혀 없었다"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 장광근 대변인은 5일 오전 이명박의 '5·18사태' 발언에 대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하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 대변인은 "'광주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앞 부분에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과 나는 6·3 사태의 주역으로서'라는 식으로 설명을 시작하다 보니 다른 뜻 없이 '광주사태'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이 민주화 완성을 이룩한 큰 역사적 사실이었고, 한 민족의 큰 획을 긋는 민주화를 이룬 쾌거다. 광주민중항쟁이 민주화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표현에 있어서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완성시키는데 앞으로도 더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박근혜 예비후보 이혜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역사인식 문제는 이미 수 차례 노정되었지만, 이번 발언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역사인식의 한계를 드러낸 절정"이라고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광주전남지역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 후보는 5·18민주항쟁을 5·18사태라고 극단적으로 폄하했다"면서 "세 번이나 확인사살 했으니 실수라는 둥 돌출발언이라는 둥 발뺌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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