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맛집보다 단골집이 좋아요"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맛있는 참치를 먹기 위한 방법

등록 2007.08.24 17:34수정 2007.08.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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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뱃살의 유혹이 강렬하다
참다랑어 뱃살의 유혹이 강렬하다맛객
붉은 색상이 미각을 자극해서 그런가요? 사진으로만 봐도 맛이 보이는 회는 단연 참치입니다. 특히, 우리 몸에 좋은 오메가3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뱃살은 압권이죠. 침이 꼴깍 넘어가면서 당장이라도 먹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킵니다. 으음... 또다시 충동이….


오늘처럼 무더운 날, 아니면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은 날 냉방 빵빵한 실내에서 먹는 시원한 참치 한 점. 행복한 순간이죠.

요즘은 중저가 참치집이 많이 생겼는데요. 업소마다 만족스런 참치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않으니까 망하는 업소도 생겨나는 거겠죠. 같은 프랜차이즈 업소라고 하더라도 A업소와 B업소에서 나오는 참치는 품질에서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참치를 써는 실장의 인심에 따라 손님의 만족도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참치 가격대비 품질은 정해진 게 없는 천차만별이라는 말씀. 그러니 아무 업소나 막 들어가 먹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집에 들어갔다가 실망하게 되면 보험처리도 안되잖아요.

맛객도 가끔 할 수 없이 낯선 집에 갈 때가 있는데요. 불안, 불안 하면서도 이 집은 잘 나올 거야. 주문을 외운답니다. 주문의 힘이 약했을까요? 결국 실망감만 맛보게 되더군요. 참치 맛없는 거 올려놓고 그걸 다 먹을 때까지 관심 끄는 실장. 대놓고 술잔 주고받고 하는 걸 보면 손님인지 실장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프로의식이 결여되어 보여 참치 맛도 반감되더군요. 기가 약한 건지 지신감 결여된 실장은 왠지 신뢰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실망스럽죠. 그럴 때마다 두 주먹을 불끈 쥡니다. 앞으로 는 절대 낯선 집은 가지 않으리라. 맹세를 하는 거죠.

실패를 통해 터득한 것도 있습니다. 맛있는 참치를 먹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단골집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 또 그곳의 실장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건 필수구요. 친분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첫째, 자주 방문한다. 둘째, 여럿이 가기보다 혼자서 간다. 셋째, 테이블보다 받침대 자리에 앉는다. 도마가 있는 실장 바로 앞이라면 더욱 좋다. 넷째, 실장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다섯째, 참치를 양으로 막 먹지 않아 입이 고급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자 이렇게 해 두면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 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참치를 먹으러 가 볼까요?


깔끔하게 정돈 된 상태에서 먹는 음식은 맛을 배가 시킨다
깔끔하게 정돈 된 상태에서 먹는 음식은 맛을 배가 시킨다맛객
'ㅂ참치'는 맛객이 5년 전부터 드나든 집이랍니다. 그때만 해도 프랜차이즈 업소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10호점을 넘길 정도로 성장을 했군요. 본점은 부천 중동에 있었는데 1년여 전에 신림역 근처로 이전을 했더라고요. 어쩔 수 있나요. 맛객도 신림역으로 출근했지요. 부천에서 가자면 거리의 압박이 있지만 맘에 드는 참치를 먹는다는 일념 하에 다녔습니다. 그 후에 구로점이 생기더군요. 마침 잘됐다 싶었죠.

그런데 이곳의 대표이자 실장은 5년 전부터 안면이 있던 분입니다. 맛객이 애용하던 부천 중동에 있던 ㅂ참치에서 근무를 했거든요. 그런 인연 덕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서비스가 아주 좋습니다. 다음에 소개되는 참치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저히 2만5000원이란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래서 걱정이에요. 혹 이 글을 보고 가시는 분 중에 다른 곳보다 잘 나오는데도 맛객처럼 안준다고 타박하면 어쩌나 싶군요. 모든 손님에게 똑같이 잘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유독 참치집 만큼은 단골과 비단골간에 대우가 다르더라고요. 앞서 얘기한대로 참치의 양이나 질이 가격에 맞춰 정확하게 정해진 게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얼굴이 익은 단골에게 더 정성이 가나 봅니다.

그렇다 해도 그건 업소 입장이구요. 손님 입장은 다르죠. 처음 방문하더라도 대우받으며 더 질 좋은 참치를 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이 방법이 통할지 아닐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맛객을 살짝 파는 건 어떨까요?

"아 맛객님이 추천해서 왔어요. 이집에 가면 실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너스레를 떨어보는 거죠. 여러분과 맛객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관계지만 그 집에 가서만큼은 맛객의 친척이 되고 형님이 되고 동생이 되고 친구가 되는 거죠(앗! ㅂ참치에서 이 글 보면 안되는데에~~ ^^). 어때요? 괜찮은 방법인가요. 물론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만족스럽게 나와야 좋은 업소겠죠. 말이 길어졌네요.

"실장님 여기 참치 스페셜로 주세요~"

참치가 나오기 전에는 기대되는 순간이다
참치가 나오기 전에는 기대되는 순간이다맛객
드디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왼쪽은 사근하게 씹히며 녹는다. 오른쪽은 쫀득한 식감이다
드디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왼쪽은 사근하게 씹히며 녹는다. 오른쪽은 쫀득한 식감이다맛객
고추냉이와 참치는 된장과 고추처럼 잘 어울린다면 적절한 비유가 될려나~ 흠, 이번엔 또 어떤 부위가 올려질려나
고추냉이와 참치는 된장과 고추처럼 잘 어울린다면 적절한 비유가 될려나~ 흠, 이번엔 또 어떤 부위가 올려질려나맛객
앗! 예상을 깨고 초밥이 나온다. 초대가 강해 단맛이 많은 게 약간의 흠이다
앗! 예상을 깨고 초밥이 나온다. 초대가 강해 단맛이 많은 게 약간의 흠이다맛객
참치는 계속 올라오는데 먹느라,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가끔 옆 테이블에 나보다 더 맛있는 참치 올라가나 힐끔거리면서 살피기도 한다
참치는 계속 올라오는데 먹느라,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가끔 옆 테이블에 나보다 더 맛있는 참치 올라가나 힐끔거리면서 살피기도 한다맛객
아이스크림을 칼로 썰었나? 첫눈을 뭉쳐 썰었을까?  씹으면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형체는 별똥별처럼 찰나의 순간에 사라진다. 남는 건 여운....
아이스크림을 칼로 썰었나? 첫눈을 뭉쳐 썰었을까? 씹으면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형체는 별똥별처럼 찰나의 순간에 사라진다. 남는 건 여운....맛객
히~ 실장님 오늘 필 받았군요. 참다랑어 뱃살까지 내 주다니. 기름이 어찌나 자르르 흐른지 칼로 썰면 미끌어질 정도란다. 입에서 금세 녹는 맛이 너무 허무해 나머지 한 점은 밥을 쥐어 달래서 초밥으로 먹었다. 훨씬 더 감개무량한 맛이다
히~ 실장님 오늘 필 받았군요. 참다랑어 뱃살까지 내 주다니. 기름이 어찌나 자르르 흐른지 칼로 썰면 미끌어질 정도란다. 입에서 금세 녹는 맛이 너무 허무해 나머지 한 점은 밥을 쥐어 달래서 초밥으로 먹었다. 훨씬 더 감개무량한 맛이다맛객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업소 정보는 http://blog.daum.net/cartoonist/10939214 에 나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업소 정보는 http://blog.daum.net/cartoonist/10939214 에 나왔습니다.
#참치 #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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