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무인민원발급기 '확대' 보류한다

정례브리핑에서 '주먹구구식 거꾸로 가는 행정' 질타 쏟아져

등록 2007.08.29 19:43수정 2007.08.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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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정례브리핑에서 배포한 자료 ⓒ 최병렬

주5일제 시행으로 주말 민원업무가 불가능해지고 무인민원발급기를 찾는 민원인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속에 안양시가 다중집합장소에 대한 무인민원발급기 설치를 전면 보류한다고 밝혀 거꾸로 가는 민원 서비스 행정을 추진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안양시 시민과장은 29일 오전 안양시 정규 브리핑에서 "무인민원발급기의 다중집합장소 확대가 요구된다는 언론의 지적에 실효성과 효율성 등을 검토한 결과 예산 낭비를 초래할 우려가 있고, 인터넷 무료 발급, 크지않은 도시의 특성상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시민과장은 타 시의 운영현황과 설치 발급 현황자료를 제시하면서 "외부설치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발급 받는 90% 이상이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에 치우쳐 있으며 이를 제외한 기타 발급 민원서류는 일 평균 대당 1건 미만으로 실적이 저조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양시의 경우 지리적 조건이 면적이 협소하고 기존 관공서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 이용과 더불어 31개소 동사무소가 근거리에 위치해 발급이 용이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면 무료로 발급 받을 수 있어 이 점을 홍보해 외부설치는 보류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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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무인민원발급기 화면 ⓒ 최병렬

시 관계자는 무인민원발급기를 외부에 설치할 경우 대당 2천만원과 월 유지 보수비 50만원, 용역료 20만원 등이 소요되어 예산낭비가 될뿐 아니라 파손의 우려와 지문 인식오류 등으로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어 최근 타 시에서도 축소 추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각 지자체는 민원불편 해소를 위해 무인민원발급기 확대에 나서 군포시는 지난 6월 군포역, 금정역, 수리산역 등 3곳에 추가로 설치했으며 부천시는 다중집합장소 15곳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밤 12시까지로 연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기자들도 질문을 통해 '안양시에서 보류 결정을 내리기 전에 사전 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하지 않았다"고 답하고 '시범적으로 해 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지않아 '주먹구구식' '거꾸로 가는 행정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는 인구 63만의 안양시에 무인민원발급기 설치장소는 단 5곳이다. 그나마 다중집합장소에는 한번도 설치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필요성에 대한 조사 한번 없이 타 시의 발급 실적이 저조한 사례만 참조한 것이 아닌가 의혹마저 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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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민원실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 ⓒ 최병렬

현재 안양시 무인민원발급기 현황을 보면 시청, 만안구청, 동안구청, 안양2동, 호계1동 동사무소에 각 1대씩 설치되어 있으며 사용 시간도 양 구청과 시청은 오후 9시까지, 동사무소는 6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해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 확대의 목소리가 높아왔다.

한편 무인민원발급기는 관공서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설치된 장소에서 원하는 증명을 본인이 직접 발급 받을 수 있는 첨단 시스템으로 지자체와 발급기 여건에 따라 주민등록등초본 및 개별공시지가확인원 등 18-38종의 민원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민원서류 발급의 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도 도시면적과 인구 규모에 비해 설치 대수가 적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다중집합장소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쉽지않아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나아가 운영상의 문제는 더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의 발급기가 공공기관 건물내에 배치되어 주말과 공휴일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공무원 업무시간 이외에는 사용을 할 수 없으며 공무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민원인들의 출입이 아예 불가능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발급기가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더욱이 무인민원발급기 배치 비율은 행정자치부가 실시하는 '전국 시.군.구 민원행정' 업무추진 현지확인 평가에서 주요 측정 평가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어 민원처리 시간의 단축과 주민 편의를 위해 다중집합장소에 발급기 배치는 더욱 요구되고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안양시 관련부서 책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행자부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로 무인민원발급기 다중집합장소 설치보류에 대한 지적을 일축하고 나섰다.

따라서 양질의 민원행정 서비스와 주민 편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다중집합장소에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확대는 커녕 단 한대 시범설치 조차 계속 외면할 경우 시민들의 불편 또한 계속 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무인민원발급기 #민원서비스 #안양시청 #다중집합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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