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삶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절감해

등록 2007.08.30 20:27수정 2007.08.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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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랑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빨간 고추잠자리와 다른 잠자리가 사랑에 열중하고 있다. 몰입해 있는 모습이 그렇게 곱게 보일 수가 없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많이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것도 열정으로 불태우고 있는 모습이 으뜸이다. 고추잠자리의 정열적인 사랑이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a 잠자리의 사랑

잠자리의 사랑 ⓒ 정기상

고주 잠자리는 가을의 전령사다. 뜨거운 여름을 몰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월명 수원지(전북 군산)에 가을을 안내하고 있었다. 잠자리의 사랑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뚝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파생되는 다양한 생각들이 겹쳐진다. 살아가는 것이 무엇일까? 궁극적인 의문이 생긴다.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믿어 왔고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힘을 모두 다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주어진 여건이 아무리 열악하고 힘들어도 그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진력해왔다. 환경이 어려워도 그 것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동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의지가 강하면 얼마든지 내 삶을 개척하고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의욕이 앞섰기 때문이다. 물론 가다가 넘어지기도 하였고 거친 장애에 좌절하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삶의 주인으로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믿었고 그렇게 살아가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 하였다.

a 열정

열정 ⓒ 정기상

잠자리의 사랑을 목격하면서 뒤돌아보게 된다. 의지대로 행동하였고 주관을 관철하며 살아왔다고 믿었던 일들이 흔들린다. 무너지지 않을 기둥이라고 믿었던 일들이 모래성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나의 믿음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였다. 그런 생각은 오만이고 교만이라는 생각이 주저앉게 만들어 버린다.

내가 살아간 것이라고 믿었던 생각은 오만이었다. 의지대로 노력하였다고 확신하였던 일들은 교만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혼신의 힘을 다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놀았던 손오공처럼 아집과 편견에 쌓여서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내가 살아간 것이 아니라 세상이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노력도 허용되었기에 빛을 발할 수 있었고 의지도 세상이 고개를 끄덕여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만약 이 세상이 그것은 용납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절대자인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a 위하는 마음

위하는 마음 ⓒ 정기상

정성과 인내도 그 안에서의 일일 뿐이다.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사람의 힘이 얼마나 미약하고 미미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사람이 이룩한 일이 빛나기 위해서는 세상이 허용하고 인정해야 가능한 것이다. 수용하지 않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것을 우리는 순리라 한다.


잠자리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그 것을 어여삐 여기고 용인하고 수용하였기에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이다.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잠자리의 사랑처럼 순리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억지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의지의 승리라는 말도 세상이 허용하였을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a 삶의 의지

삶의 의지 ⓒ 정기상

잠자리의 사랑을 바라보면서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오만이나 교만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세를 낮추며 모든 이를 섬기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행동하고 실천할 때 내 삶은 충만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 그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모두를 위하는 마음이 앞설 때 가능해진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군산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군산에서 촬영
#잠자리 #사랑 #전북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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