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환상...나의 환멸' 4집 발매 콘서트

결성10주년 허클베리 핀,완성이 아닌 진행형

등록 2007.09.04 14:42수정 2007.09.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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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허클베리핀의 4집 앨범 '환상...나의 환멸'

허클베리핀의 4집 앨범 '환상...나의 환멸' ⓒ CJ 뮤직

온통 노란색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자신들의 밴드명 만을 간결하게 새겨놓았다. 쟈켓이 인상적인 4집은 '환상... 나의 환멸'에 이르러서는 더욱 완숙해지고 단단해진 음악을 세상에 툭 하니 던져놓는다.

개인적으로는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처럼 이들의 4집 앨범을 '옐로우 앨범'이라 칭하고 싶을 정도로 그만큼 음악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야심찬 앨범이다.


소설과 영화, 문화 다양한 장르에서 소통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를 시도해왔듯, 허클베리 핀도 자신들의 음악으로 은유와 사색을 통해 꾸준히 소통을 시도한다.

'환상... 나의 환멸'은 허클베리핀의 서정성의 높여주던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바이올린,첼로의 선율은 부재중이다. 어쿠스틱을 배제한 대신 초심으로 돌아가(생각해 보면 이들이 10년 간 초심을 잃었던 적은 없던 듯하긴 하지만) 1집의 락적인 요소를 강화하고 10년간 음악적 내공을 쌓은 고수들의 칼의 끝은 더욱 예리해 졌다.

곡의 사운드와 곡의 구성과 편곡이 눈에 띄게 매끄러워졌다.

4집 앨범의 타이틀 곡인 '밤이 걸어간다'는 귀에 쏙 들어오는 로큰롤의 속도감과 파워감을 잘 보여준다. 일렉트로닉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그들이 온다'와 LUNE의 코러스가 기타리스트 이기용의 보컬이 잘 어우러지는 곡 '내달리는 사람들'도 추천할 만한 트렉이다.

락적인 요소를 강화하긴 했지만 '60's'과 '환상환멸'은 여전히 허클베리 핀의 감성은 변치 않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준다.


2집부터 '나를 닮은 사내'부터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이소영은 밴드의 성장과 더불어 완숙의 경지에 다다른 보이스를 들려준다. 때론 고독함과 분노뿐 아니라 희망을 동시에 담고 있는 그녀의 보컬은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를 맡고 프로듀서이자 팀의 리더인 이기용도 보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빛이 되는 환상과 그에 대한 환멸을 더욱 폭발력있고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하는 신보 '환상...나의 환멸'에서 10여 년의 시간동안 정체하지 않고 지금껏 자신만의 보폭을 유지하며 성장해온 허클베리 핀. 그의 음악은 완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음악으로 들려주고  있다.

결성 10주년을 맞은 인디밴드 '허클베리 핀'이 지난 8월 31일과 9월 1일 서울 홍대에 있는 롤링홀에서 '2007 Good Vibration'이란 타이틀로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4년 만에 돌아온 허클베리핀의 네 번째 앨범 '환상...나의 환멸'의 발매를 기념하여 이뤄진 공연이다.

오프닝은 키보드와 코러스를 맡기도 한 LUNE가 직접 키보드를 연주하며 '크렌베리스'의 돌로리스 오리어던을 연상시키는  매혹적인 음성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키면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허클베리핀의 멤버가 무대에 올랐다. 첫 곡은 4집의 수록곡으로 '그들이 온다'를 들려주며 본격적인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이곡은 올해 발매된 싱글음반에도 실려있는 곡이기도 하다).

a 허클베리핀 허클베리핀의 보컬인 이소영이 열창하고 있다

허클베리핀 허클베리핀의 보컬인 이소영이 열창하고 있다 ⓒ 박병우



몇 곡이 더 이어진 후 카리스마 넘치는 팀의 보컬인 이소영의 짧은 인사가 이어진 후 다시 공연이 이어졌다.

보컬 이소영은 흥에 겨워 객석을 향애 물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하며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 보컬을 선보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준 '사막'을 비롯하여 'I know' 등의  히트곡을 재해석해서 불러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4집 새앨범 수록곡 '환상환멸', '내달리는 사람들', '오나비야' 등을 들려주었다.

이번 4집 앨범은 전처럼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사용하지 않고 락적인 곡들 중심으로 채워졌다. 지난 앨범에서 불었던 서정의 바람대신,로큰롤의 위력으로 무대를 폭발시킨다.

a 허클베리핀 뜨거웠던 허클베리핀의 공연모습

허클베리핀 뜨거웠던 허클베리핀의 공연모습 ⓒ 박병우


그들의 공연에서 빠지지 않았던 VJING이 이번 Good Vibration에선 더욱 빛을 발했는데, 허클베리핀의 음악에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접목하여 만든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a 남상아 허클베리핀의 1집 보컬이었던 남상아가 게스트로 공연에 참가했다

남상아 허클베리핀의 1집 보컬이었던 남상아가 게스트로 공연에 참가했다 ⓒ 박병우


이날은 무엇보다도 1집의 보컬이었던(현재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이기도 한) 남상아가 게스트로 초대되어 10년 만에 1집 앨범의 히트곡을 연주했다. 연주곡인 첫곡 '풀'을 시작으로 그녀만의 감성이 돋보이는 '불을 지르는 아이', '갈가마귀'를 함께 소화해 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1집을 내고 떠나 3호선 버터플라이를 결성한 이후 한 번도 허클베리핀의 노래를 무대에서 부른 적이 없었던 남상아는 (올초에 허클베리 핀과 3호선 버터플라이가 첫 조인트 콘서트를 했을 때도 각각 공연을 했을뿐이었다) 그룹을 떠났지만 여전히 음악적 친구로서의 우정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여 주었다.

a 허클베리핀 공연 과거의 보컬 남상아와 현재의 허클베리핀의 보컬 이소영이 어우러져 열창하고 있다

허클베리핀 공연 과거의 보컬 남상아와 현재의 허클베리핀의 보컬 이소영이 어우러져 열창하고 있다 ⓒ 박병우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과거의 보컬과 현재의 보컬인 남상아와 이소영이 함께 '죽이다'를 부른 앵콜 공연이었다. 허클베리 핀의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멋진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4집 앨범의 성격에 맞게 락적인 곡들 중심으로 꾸며지다 보니 그들의 서정적인 곡들 'Somebody To Love', 'Time', '길을 걷다' 같은 곡들이 배제된 게 개인적으론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하지만 허클베리 핀의 색을 잘 보여주며 자신들의 성장을 지켜봐온 팬들과 함께 그간 음악적 성과를 무대 위에서 보여준 허클베리핀. 그들의 다음 공연이 기다려진다.
#허클베리핀 #이소영 #이기용 #남상아 #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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