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컴퓨터를 한다

시각장애학교의 중학교 1학년 컴퓨터 시간

등록 2007.09.17 16:46수정 2007.09.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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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들으며 컴퓨터 작업 시각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눈을 대체할 수 있는 감각은 청각이다. 시각장애인의 컴퓨터 사용 역시 소리로 모든 것을 인지하며 사용한다. 직접 키보드로 타이핑 하는 것을 소리로 읽어주며 화면에 있는 글자도 소리로 읽어준다. 이렇게 글자를 소리로 변환시켜 주는 프로그램을 스크린리더라 하며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은 ‘센스리더’이다. ⓒ 이상봉


점심시간, 5교시 수업 종이 울리기도 전에 중1학년 학생들은 컴퓨터실에 모였다. 자신의 컴퓨터에 앉아 씨름중이다. 게임, 음악감상, 자료받기, 홈피관리, 기본타자연습 등 한 명도 빠짐없이 컴퓨터에 푹 빠져있다. 1학년 학생은 9명으로 전맹 학생이 5명, 저시력 학생이 4명이다. 전혀 시력이 없는 전맹 학생이나 약간의 시력이 남아 있는 저시력 학생이나 모두 컴퓨터에 빠져 집중하고 있다.


'보지 못하는 학생이 과연 컴퓨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시각장애인 중 전혀 볼 수 없는 전맹 학생에게는 컴퓨터에서 필요 없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 그것은 모니터와 마우스다. 볼 수 없기에 두 도구는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는 무용지물이다.

이들에겐 모니터 대신 스피커가 필요하고 마우스 대신 키보드만으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렇게 청각을 이용해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화면의 문자를 소리로 변환 시켜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이다. 본인이 타이핑 하는 것이나 화면에 있는 내용을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프로그램 소리로 화면 상황을 전달받는다. 그 소리로 화면의 정보를 확인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a  인천혜광학교의 중1학년 컴퓨터 시간이다. 9명의 학생이 각자의 컴퓨터에서 수업에 임하고 있

인천혜광학교의 중1학년 컴퓨터 시간이다. 9명의 학생이 각자의 컴퓨터에서 수업에 임하고 있 ⓒ 이상봉



a  인터넷을 통하여 두 명의 학생이 시각장애인들이 하는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이 있다. 피퍼(peeper)라는 게임으로 게임을 하는 중에 게임 상황을 소리로 알려주고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e-sports로 전국대회도 있다.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peeper.co.kr에 가서 다운 받아서 할 수 있다.  

저시력 학생이 화면에 가까이 하여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화면 상황을 헤드셑을 통하여 소리로 들으며 게임을 한다.

인터넷을 통하여 두 명의 학생이 시각장애인들이 하는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이 있다. 피퍼(peeper)라는 게임으로 게임을 하는 중에 게임 상황을 소리로 알려주고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e-sports로 전국대회도 있다.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peeper.co.kr에 가서 다운 받아서 할 수 있다. 저시력 학생이 화면에 가까이 하여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화면 상황을 헤드셑을 통하여 소리로 들으며 게임을 한다. ⓒ 이상봉



빛을 전혀 못 보는 전맹 학생에 비하여 조금의 시력이 남아있는 저시력 학생은 그나마 다행이다. 화면 가까이 다가가서 직접 눈으로 읽는다. 부분을 확대시켜 볼 수 있는 윈도우의 확대기능을 이용하거나 전체를 확대해 주는 확대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를 한 번에 읽지 못하고 부분 부분을 합하여 전체를 인식해야 하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


드디어 5교시 수업종이 울리고 모두 선생님의 소리에 귀 기울여 오늘 할 수업내용에 대해 듣는다. 오늘의 수업 내용은 이메일 활용하기의 첫 수업이다. 수업은 연속하여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첫 번째 시간에는 이론과 새로운 실기를 배운다. 두 번째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어 첫 시간에 배운 것을 반복하거나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daum)에 가입한 사람있나? 손들어봐요." 
9명의 학생 중 손든 학생이 한 명뿐이다. 


"이번 9월은 이메일 사용하기 입니다. 메일을 주고 받기 위해서 메일 계정을 제공하는 포털싸이트 중 다음(Daum)에 가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시간에 모두 계정만들기가 완료되면 둘째 시간은 여러분들이 주제를 정하여 할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 해 봅시다." 
자유시간을 주겠다는 말씀에 학생들은 환호를 지르며 좋아한다.

a  저시력인 승호가 모니터 가까이에 접근하여 인터넷 게임인 '피퍼'를 하고 있다.

저시력인 승호가 모니터 가까이에 접근하여 인터넷 게임인 '피퍼'를 하고 있다. ⓒ 이상봉



a  저시력 학생이 카페에 가입하여 카페활동을 하고 있다. 저시력 학생 뿐 아니라 전맹학생도 소리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메일과 정보검색 등 인터넷 써핑을 즐긴다.

저시력 학생이 카페에 가입하여 카페활동을 하고 있다. 저시력 학생 뿐 아니라 전맹학생도 소리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메일과 정보검색 등 인터넷 써핑을 즐긴다. ⓒ 이상봉



a  시각장애인은 아직도 텔넷을 통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래픽이 많은 www 보다는 글자만 지원하는 telnet 환경이 활용하기에 쉽다. 그러기에 시각장애기관에서는 아직도 텔넷을 통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은 이곳을 통하여 사회 소식과 정보를 얻고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게시판을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은 아직도 텔넷을 통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래픽이 많은 www 보다는 글자만 지원하는 telnet 환경이 활용하기에 쉽다. 그러기에 시각장애기관에서는 아직도 텔넷을 통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은 이곳을 통하여 사회 소식과 정보를 얻고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게시판을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 이상봉



시력이 정상적인 사람에게 이메일은 1시간이면 모두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지만, 소리만 듣고 가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Ctrl+F 와 탭키 등 여러 단축키들을 사용하여 가입란으로 가고, 그곳에서 가입하기 위한  편집창과 체크상자, 라디오버튼 등을 찾아가야한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선생님의 설명과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의 소리를 듣고 하나하나 실행한다. 보는 친구들은 가입하고 전맹 친구들을 도와서 가입하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선생님이 해주면 곧 만들 수 있겠지만 선생님은 전맹 학생 위주로 한 아이 한 아이와 직접 소리를 들으며 찬찬히 해 본다. 인증절차도 까다롭고 핸드폰도 없는 학생도 있기에 더 어렵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지만 가입하지 못한 학생이 생겼다. 핸드폰이 자신의 이름이 아니거나 부모님의 주민등록증번호 등을 기입할 수 없는 경우다. 당장 가입할 수 없기에 가입하지 못한 학생들은 다음 주 계속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각자가 하고픈 것들에 접근한다. 

a  시각장애인도 홈페이지를 갖고 있다. 미니홈피란 이름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홈피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곳에 음악도 올리고 친구들과 친구관계를 맺어 매일 안부인사도 할 수 있어서 일반인으로 보면 싸이와 같은 공간이다.

시각장애인도 홈페이지를 갖고 있다. 미니홈피란 이름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홈피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곳에 음악도 올리고 친구들과 친구관계를 맺어 매일 안부인사도 할 수 있어서 일반인으로 보면 싸이와 같은 공간이다. ⓒ 이상봉



a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통하여 본인이 타이핑 한 것의 정오를 스스로 확인하며 타자 연습을 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지 않지만 써야할 타이핑 내용을 소리로 알려 주면 그 소리를 듣고 타이핑을 한다. 정확하게 타이핑이 되면 다른 내용의 글이 나오며 틀렸을  때는 다시 치도록 알려준다. 자판 하나하나로 구분하여 연습할 수 있으며 문단이나 소설을 설정하여 연습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통하여 본인이 타이핑 한 것의 정오를 스스로 확인하며 타자 연습을 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지 않지만 써야할 타이핑 내용을 소리로 알려 주면 그 소리를 듣고 타이핑을 한다. 정확하게 타이핑이 되면 다른 내용의 글이 나오며 틀렸을 때는 다시 치도록 알려준다. 자판 하나하나로 구분하여 연습할 수 있으며 문단이나 소설을 설정하여 연습할 수도 있다. ⓒ 이상봉



혜영이는 저시력 학생으로 본인이 만든 미니홈피를 가꾸고 있다. 찾아온 친구들이 남긴 글들에 리플을 달아주고 새글도 올린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니홈피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싸이트(http://web.silwel.or.kr)에서 개설해 주고 있다. 수업 중에 이 싸이트 활용법에 대하여 수업을 하였고 관심 있는 학생들은 미니홈피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희승이와 진영이, 승호는 인터넷을 통한 게임 피퍼(peeper)에 빠져 있다. 소리를 지원하고 있는 게임이기에 시각장애인들이 즐겨 하는 인터넷 게임이다. 트럼프와 비슷한 게임인데 인터넷 상에서 소리를 지원해 주고 있어서 전맹 학생과 저시력 학생, 그리고 선생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시각장애인 이-스포츠(e-sports)게임으로 국가가 인정하여 전국대회도 개최하고 있다.(http://peeper.co.kr)

혜미와 성한이는 한 손만을 사용할 수 있다. 둘은 제어판 내게 필요한 옵션의 고정키를 통하여 한손으로 컴퓨터를 한다. 현재 컴퓨터 자판 익히기에 전념 중이다. 그 외 텔넷을 이용한 인터넷과 음악 감상 등 한 시간 동안 컴퓨터를 즐긴다. 그 사이 선생님은 학생들을 돌보며 그들이 하고 있는 내용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 주고 더 깊은 내용을 함께 이야기 한다.

교육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학생에게는 눈을 대신하는 대체감각을 사용할 수 있게 하여 보지 못함을 극복하게 한다. 시력이 없기 때문에, 모니터 화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간에게는 불가능이란 없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가능성을 찾아 공학적 기계와 교육과 노력으로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고 인간이기 때문이다.
#시각장애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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