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에 대한 테러를 중단하라"

코스콤·기아차·GM대우 비정규직 인권침해 증언 기자회견 열려

등록 2007.09.17 16:47수정 2007.09.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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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오전 인권단체역석회의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인권침해 증언 기자회견'에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GM대우 부평공장,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7일 오전 인권단체역석회의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인권침해 증언 기자회견'에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GM대우 부평공장,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17일 오전 인권단체역석회의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인권침해 증언 기자회견'에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GM대우 부평공장,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게 38년 전인데, 지금 우리(비정규직)의 요구사항은 근로기준법 준수다. 구사대의 폭력으로 멍투성이다. 노조 만들기도 힘들다."

 

17일 오전 10시 민주노총에서 열린 '비정규직 인권침해 증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유식 증권산업노조 코스콤 비정규지회 대외협력국장의 말이다. 김 국장은 "코스콤 파업 현장에서는 용역, 경찰들의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 다 멍들었다"고 밝혔다. "2000년대에 어떻게 군사정권에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국장은 "지난 11일 파업전야제 때 용역들이 와서 정문과 후문을 쇠고랑을 묶고 조합원을 감금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조합원을 '들어 메치기' 해서 그 조합원은 2주 진단 받고 누워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자들이 이렇게 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우리는 머리띠 둘러메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여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기타공공기관'인 이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치욕적이다"고 덧붙였다.

 

"백주대낮에 폭행을 당하는 게 비정규직의 현실이다"

 

a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준삼씨가 'GM대우 비정규직에 대한 인권침해'를 소개하고 있다.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준삼씨가 'GM대우 비정규직에 대한 인권침해'를 소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준삼씨가 'GM대우 비정규직에 대한 인권침해'를 소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김 국장의 전한 사연이 비단 코스콤만의 문제일까? 지난 9일 뉴코아 강남점에서는 용역업체 직원들이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손도끼와 깨진 병을 휘둘렀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과 GM대우 부평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도 드러났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테러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던 그들의 말을 더 들어보자.

 

GM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지회의 이준삼씨는 "비정규직지회 설립총회를 한 지난 3일은 공장 전체가 계엄령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경비들이 통근버스에 올라타 신분증과 소지품을 검사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조합원들이 식당 앞에서 지회가 설립됐다는 플래카드를 펼치면 원청 노무팀, 하청 업체 관리자들이 총동원돼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가차 없는 폭행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당 안까지 쫓겨 가도 노무팀과 업체 관리자들이 조합원 머리채를 잡아 질질 끌고 간다"며 "조합원이 '왜 때리냐'고 하면 입부터 친다"고 밝혔다.

 

그는 "지회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이는 지회를 파괴하려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주대낮에,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행이 일어났다는 게 비정규직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회 조합원들은 이미 다 해고됐다"면서 "또한 비정규직 지회 설립 후 조합원이 많은 한 업체는 폐업신고를 이달 말에 한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비정규지회 대의원인 노영태씨 역시 "파업 중이던 지난달 23, 31일에는 구사대가 노조원들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집단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코스콤, 기아차, GM대우 "폭력 없었다"

 

이에 대해 코스콤, 기아자동차, GM대우 쪽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GM대우 홍보팀 관리자는 "GM대우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도급회사 관리자 사이에 몸싸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시설보호차원에서 GM대우 노무팀 관리자가 현장에 갔지만 몸싸움에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스콤 쪽은 "비정규직과 용역사이에 실랑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밀치고 당기는 과정에서 오히려 용역직원들의 옷이 찢어졌다"고 강조했다. 감금과 관련해서 회사 쪽은 "(코스콤 건물이)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외부세력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옆문 쪽을 잠근 것이다"며 "현재 노조원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자유롭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쪽은 "폭력이 이뤄졌는지는 확인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급 회사 소속이기 때문에 우리와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정규직에 대한 인권침해와 관련 인권단체연석회의는 "노동부의 특별감독 실시를 요구하고 법률가 단체들과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전근대적은 노무관리 방식이 횡행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에 대한 테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09.17 16:47ⓒ 2007 OhmyNews
#비정규직 #인권침해 #코스콤 #기아자동차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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