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체험

하늘로 승천하는 용이 될 수가 있어

등록 2007.09.18 18:39수정 2007.09.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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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
“왜?”
“큰 일 났어요.”
“피가 났어요.”

 

아이들이 달려와 하는 말에 놀라서 허겁지겁 아이에게 갔다. 코에 화장지를 몰아서 넣고 있던 아이의 얼굴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다. 우선 안심할 수 있었다. 아이가 방방 뜨면서 울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알리는 아이의 다급함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편안한 표정이니, 뛰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a 운무 

승천하는 용

운무 승천하는 용 ⓒ 정기상

▲ 운무 승천하는 용 ⓒ 정기상

 

초등학교 2학년이어서 호기심이 매우 왕성하다. 세상의 모든 일에 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쉽게 동요하고 감탄도 한다.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이것에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런 욕구를 채우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하는 것이다.

 

“어쩌다 코피가 났어?”
“괜찮아요. 제가 조금 세게 후볐더니, 그래요.”

 

아이는 여러 번 경험을 한 탓인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아이의 코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놀란 친구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피가 나는 것을 처음 본 아이들은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놀랐고, 정작 당사자는 그런 체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담담한 것이다. 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게 해주는 예이다. 가장 효율적인 교육은 직접 체험 교육이다. 그 어떤 방법보다도 아이들 스스로 해보게 하는 지도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래서 교실에서 체험 학습 방법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온 몸으로 부딪히며 익힌 방법은 죽을 때까지 잊어버리지 않는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강조되는 이유다.

 

a 찬란한 빛 

사랑과 ㅈ어성으로

찬란한 빛 사랑과 ㅈ어성으로 ⓒ 정기상

▲ 찬란한 빛 사랑과 ㅈ어성으로 ⓒ 정기상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직접 체험 교육으로는 필요한 학습량을 모두 채울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간접 경험의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이 주입식 교육으로 몰아간 것이다. 결코 나쁜 교육 방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코피를 흘리면서도 담담한 아이의 마음이나, 그것을 보고 놀라서 달려온 아이의 마음이나 모두 다 순수하다. 코피를 흘린 아이는 경험을 통해서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놀란 아이들은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었다.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같다. 모두 다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2학년에서는 도구 교과를 정착시켜야 한다. 다른 학습을 잘 할 수 있는 기초 학력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어와 수학의 기초 학력이 정착 되어야 다른 교과도 잘 할 수 있게 된다. 문자를 활용할 수 없거나, 사칙을 계산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습을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1학년과 2학년의 학습이 중요하다.

 

왕성한 호기심은 도구 교과의 기초 학력을 정착시키는 데 아주 중요한 도구다. 무엇이든지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 이를 이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다. 스킨십을 활용하여 시의적절하게 칭찬의 말을 활용하게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학습에 열중하게 되는 것이다.

 

a 가르치는 즐거움 

솟아나는 힘

가르치는 즐거움 솟아나는 힘 ⓒ 정기상

▲ 가르치는 즐거움 솟아나는 힘 ⓒ 정기상

 

운무를 생각한다. 뿌연 구름은 용이 될 수도 있고 이무기가 될 수도 있다. 선생님이 아이를 잘 가르치게 되면 하늘로 승천하는 용이 될 수가 있고, 그렇지 못하면 이무기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불을 뿜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한다.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하게 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찬란한 용으로 빛나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 힘을 느끼게 된다. 이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보람이다. 아이들의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면 더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그 자체만으로 얼마든지 흥분이 되는데.<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선운사에서 촬영

2007.09.18 18:39ⓒ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선운사에서 촬영
#체험 #호기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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