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을 찾은 것처럼 기쁩니다"

화순경찰서 박근조 경사, 입양 가족 찾기의 숨은 주역

등록 2007.09.19 13:16수정 2007.09.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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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로 입양된 천운선씨 남매가 가족을 찾기까지는 화순경찰서 박근조(43) 경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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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경찰서 박근조 ⓒ 최연종

화순경찰서 박근조 ⓒ 최연종
15일 저녁 7시 30분 화순경찰서 상황실. 어렸을 적 입양됐던 남매가 어머니를 찾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전화가 왔다. 광주에 있는 보육시설인 충현원에서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유혜량 목사였다.

당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비상근무중인 데다 개인적으론 자격시험을 이틀 남겨 놓고 긴장된 상황이었던 박근조 경사에게 가족을 찾아달라는 전화가 썩 반갑지만은 않았을 터. 비상근무라는 이유로 월요일에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하라고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경사는 민원인에게 화순경찰서로 방문토록 했고 천운선씨 남매와 유혜량 목사가 경찰서를 찾았다.
 

2시간여의 면담을 통해 남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한 박 경사는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박 경사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서 기어코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신문사에 제보하는 것을 비롯해 각 파출소 등에 상황을 전했다.

박근조 경사는 16일 일요일에도 청풍 어리와 대비리, 남면, 화순읍에 천씨 집성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천용수 이서 면장에게 천씨 남매의 사연을 전한 뒤 함께 알아보자고 제안했다. 월요일인 17일에는 각 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읍면사무소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천씨 남매를 수소문 하도록 독려했다. 화순읍 민원담당에게도 부탁해 놓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18일 KBS에서 천씨 남매의 사연이 소개되는 순간 화순읍에서도 화순자애원에 근무하는 홍순웅씨가 친척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극적으로 천씨 형제들의 가족을 찾는 순간이었다. 홍순웅씨와 통화한 결과 천씨 남매의 부모님 소식을 비롯해 입양 사실 등 가족 관계가 자세히 밝혀졌다.

 

박근조 경사는 "민원인을 내 가족처럼 대하고 어떤 어려운 일도 서로 협조하면 순리대로 풀린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잃어버린 내 가족을 만난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화순 근무 10년 중에 가장 큰 보람을 얻었다는 박 경사는 천씨 남매의 극적인 상봉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생일선물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었습니다.

2007.09.19 13:1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었습니다.
#화순경찰서 #입양 #충현원 #상황실 #백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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