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민주신당 경선의 문제점

왜 이렇게 국민의 외면을 자초하는 것일까?

등록 2007.10.05 14:21수정 2007.10.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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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의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에서 여러가지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선거인단 대리접수와 조직동원의 문제입니다. 이 두가지는 각기 다른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1. 대리접수

 

대리접수의 경우 대통령의 명의를 도용한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사실 선거권에 관한 사항을 대리로 행위하게 허용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국민이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나 홍보와 자발적 참여에 그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경선에 있어서 선거인 명부를 자격여부와 본인의사에 관계없이 작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대리접수를 허용한 대통합 민주신당의 경선은 처음부터 불법타락 경선을 조작할 소지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이 공식적으로 대리접수를 허용한 이상 대리접수 자체는 비난할 수 없는 일입니다. 허용된 정당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누가 누구를 위하여 대리접수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거인단에 등록된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지금 정모씨의 경우처럼 사법적 처벌의 대상입니다. 민주적인 선거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일말의 관용도 없이 철저한 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또 이러한 행위가 개인정보의 무단도용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현행법 위반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누구라도 그러한 행위를 하거나 사주한 사람은 처벌받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대리접수는 후에 불법동원 선거를 위한 발판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또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등록을 하고나서 후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가장한 지지성향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자기측을 지지하는 성향이라면 교통편의를 제공해서 투표장으로 데려가고 투표를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대리접수는 기초작업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등록한 선거인단은 각 후보들의 유불리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개인정보를 도용한 범죄에 이어 또 다른 불법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비판을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2. 조직동원 경선의 과정과 문제점

 

조직을 동원하는 것은 어느 후보나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을 하기 위해서 많은 조직을 만들고 가동하는 것이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닙니다. 조직이 없다는 것이 칭찬들을 일도 아니죠. 조직이 없거나 약해서 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바로 불법행위가 개입하고 있는냐 아니냐에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지지자들이 모이고 그들의 열정에 의해서 많은 표를 얻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02년의 노사모가 바로 그러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후보측에서 편의를 제공하거나 직접 지휘감독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편의에는 교통이나 식사 및 금품같은 것이 있습니다. 당연히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불법입니다.

 

대리접수를 통해서 선거인단의 자격을 만들고, 여론조사를 가장해서 지지성향을 파악하고, 자기측을 지지하는 사람에 한해서 교통의 편의를 체계적으로 제공하여 투표장으로 실어나르는 행위가 바로 범법행위입니다. 차량배치표를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한 것은 분명히 불법입니다.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게시판에 카풀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투표장에 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조직적인 교통편의 제공행위와 자발적 카풀을 묶어서 비슷한 문제인 것처럼 호도해선 안될 일입니다. 분명한 불법행위와 자발적으로 카풀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러한 주장들은 범법행위를 들킨 쪽의 치졸한 물타기일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마음이 급한 후보자들이 득표를 위해서 금품을 살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조직동원의 문제의 핵심입니다. 자발적 지지의사에 의해서 조직이 결성되는 경우라면 바람직할 것이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그러한 자발성에 기초한 조직을 갖고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돈을 들여가며 조직을 만들고 불법을 자행하게 되는 겁니다.

 

3. 경선룰의 문제

 

이러한 불법적이고 타락한 구태정치가 나타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욕심때문입니다. 누구나 선거를 이기고 싶어합니다. 지고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자신의 실력이 모자라도 강한 상대를 이기고 싶어하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그러한 욕심에서 잘못된 일에 유혹을 느끼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욕심에도 불구하고 제도에 의해서 최소화할 수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된 제도라도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만 좋은 룰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장치를 강구하면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대통합 민주신당의 경선은 적절한 룰이 부재하여 문제점을 극대화시킨 사례입니다. 당을 졸속으로 만들었습니다. 의석이 140여석에 달하는 거대정당이 되었습니다. 곧 대선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선에 임하려면 후보를 선출해야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습니다. 그래서 룰에 대한 충분한 합의도 없이 경선을 시작한 것입니다.

 

대리접수를 무제한 허용한 것도 특정후보측의 주장이었지만 다른 후보들이 판을 깰 수 없다는 점에서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대리접수를 허용하면 당연히 불법탈법이 판을 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문제삼으면 판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하며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것입니다. 엄청난 문제를 태동하기 시작한 문제입니다.

 

국민경선이라면 국민일반의 여론과 유사한 지지성향을 담아낼 장치가 있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신청한 사람은 누구나 다 참여시키기로 하고 모든 표는 등가성을 가지게 됐습니다. 지역별 인구구성비율은 완전히 무시됐습니다. 충북의 보은,옥천,영동의 경우 그러한 비대칭의 극치를 보여준 일입니다. 이것 역시 특정후보의 주장에 대하여 다른 후보측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불법과 탈법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책이 사전에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경선이 과열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규정을 해놓지 못해서 아무런 대처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지금 불법행위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선룰에 의한 적절한 대처가 안되고 있습니다. 후보들간의 공방과 설전만이 난무합니다. 어떤 행위에 어떤 제제조치를 가할 것인지 정한 바가 없습니다.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사전준비가 없어서 경선이 파행을 거듭하고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창당도 날림으로, 경선룰도 날림으로 신속성만 앞세운 결과입니다. 지금 신당의 경선이 점점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당을 부쉬고 다시 만드는 행태와 정책적 행위에 대한 책임회피는 책임정치를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결국 국민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온국민을 참여시킨다는 허울은 좋으나 오픈프라이머리도 당이 든든히 국민속에 뿌리를 내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차라리 당을 대표할 후보를 선출하는 일은 당심을 반영하여 당내에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통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이 참여하려 하지 않는데 오픈프라이머리는 해서 무엇하겠습니까?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2007.10.05 14:21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신당경선 #대리접수 #조직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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