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은 지방대학에 집중 배정해야

[주장] 법조계 개혁도 중요하지만 국토균형발전 측면 논의도 필요해

등록 2007.10.20 11:32수정 2007.10.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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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의 로스쿨 정원과 시행에 대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법안이 제출되자마자 대학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고,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법조계 개혁 차원의 로스쿨에 대한 요구와 논의가 증가되고 있다. 특히, 1500명 로스쿨 정원에 대한 대학들의 반발이 심상치가 않다. 법조계의 입장이 반영된 로스쿨 정원은 대학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로스쿨을 유치할 대학의 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로스쿨은 법조계 개혁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그래서 3000여명의 정원을 주장한 대학과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법조계의 요구는 당연히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국민들의 더 많은 사법적인 서비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로스쿨 정원의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로스쿨은 법조계 개혁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개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로스쿨을 준비 중인 대학은 47개 대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들 대학 중에 수도권 대학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법조계의 수도권 집중화를 의미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로스쿨 대학들의 권력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이번 로스쿨은 사회구조와 국가의 권력구조의 개편을 말할 것도 없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권력의 지방 분산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인구비례에 의한 로스쿨의 배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수도권 집중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인구비례에 따라 로스쿨을 배정하면 로스쿨은 결국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국토의 균형발전과 권력의 지방 분산화를 위해서 로스쿨의 지방 집중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약에 수도권에 로스쿨이 집중되면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화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화의 비경제성과 비효율성은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행정수도 이전과 공기업의 지방이전을 통한 경제와 사회의 지방 분산화를 꾀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번 로스쿨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집중 유치함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것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로스쿨의 지방배치는 앞으로 국가와 사회의 권력과 구조를 전국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법조계의 사회적 영향력과 권력을 감안하면, 로스쿨은 국가와 사회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교육과 경제, 문화 거의 모든 사회분야가 서울을 정점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은 분명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와 정치도 지방 분산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온 국민의 행복추구와 평등이라는 헌법정신의 실현을 위해서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치와 국가가 만들어낸 수도권 집중화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에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수도권화가 심각한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 수도권 도시 인프라 산업에 투입되어지는 국가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도권의 집중화는 완화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경제나 사회, 정치문제의 대부분은 수도권 집중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국가의 해결노력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로스쿨을 지방대학에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국가가 수도권집중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정부의 의지표명이 부동산 문제나 교육문제, 그리고 지역불균형 발전문제 등을 해소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로스쿨의 지방대학 집중 배정은 법조계의 권력도 각 지방으로 분산되는 결과를 가져와 우리사회가 민주적인 사회로 이행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권력구조의 개편을 통한 사회의 개혁은 경치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하게 법조계와 대학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와 행복추구라는 커다란 차원에서 로스쿨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도  로스쿨에 대한 국민들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로스쿨은 단순히 법조계와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권리와 행복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교육부는 잊어서는 안 된다.  

2007.10.20 11:32 ⓒ 2007 OhmyNews
#로스쿨 #국토의 균형발전 #사회개혁 #수도권 집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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