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에 울려 퍼지는 우리 가락 소리

덩기덕 쿵 풍장소리 보령에 울려 퍼지다

등록 2007.10.23 11:00수정 2007.10.23 11:2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전병래 교사와 함께 연습중인 보령지역 교사들 매주 1회 모임을 갖고 우리 가락을 함께 하는 보령지역 교사들

전병래 교사와 함께 연습중인 보령지역 교사들 매주 1회 모임을 갖고 우리 가락을 함께 하는 보령지역 교사들 ⓒ 전병래


덩기덕 쿵 더러러러….


충남 보령 교직원 풍물모임 '굿거리'. 깊어가는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보령의 옛 작은 학교 교정에서 흥겨운 우리 가락 소리가 휘감아 돈다. 관내에 근무하는 초·중·고 교직원들의 풍물동아리인 굿거리 회원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사물놀이 가락에 심취해 있다.

풍물동아리인 '굿거리'는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 공간으로. 보령교육청관내 초·중·고 교직원이 중심이 되어 1992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자율 연수 동아리이다.

지난 16년간 헌신적인 노력과 지도를 해온 전병래 교사(웅천 관당초)는 “제가 가지고 있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그것을 모든 회원들이 함께하고, 그 회원들이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우리 음악을 체험시킨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라고 밝혔다.

a 전병래 교사 우리 가락 알리기에 노력하는 전병래 교사

전병래 교사 우리 가락 알리기에 노력하는 전병래 교사 ⓒ 전병래

회장 송호열(대천여고 교사), 총무 오주영(관당초 교사)을 비롯한 3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근무지 이동으로 인해 천안 및 공주 등 타지역으로 이동하여 활동 중인 회원을 포함하면 150여 명에 이른다.

처음 창단하였을 때 마땅한 연습장소가 없어 대천해수욕장의 솔밭, 습기 찬 아파트 지하상가의 차고, 비좁은 연습실 등을 전전하며, 비에 젖고 눈 맞으며 연습할 정도로 장소 확보에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7년 전 보령교육청이 폐교를 새로 단장하여 쾌적하게 꾸민 ‘창미 특기적성교육센터’에 보금자리를 틀고 연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이래, ‘삼도 사물놀이’, ‘삼도 설장고’, ‘웃다리 풍물’ 등을 주로 배우고 익히며, ‘교사가 지녀야 할 전통음악의 기본 소양 기르기’를 목표로 ‘단소’, ‘민요’ 등을 체험하기도 한다.

동아리 조직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회의 집중 연습 기간을 두어 5박 6일간의 합숙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사물놀이 및 풍물 연주 기량을 심화하며, 국악의 이론 및 단소, 민요 등의 국악 전반에 대한 기본 소양을 기르는데 전념한다.


‘굿거리’의 홈페이지(http://giduk.com)에는 그동안의 활동내용들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사물놀이 및 풍물놀이의 가락을 채보하여 정리한 악보 문서를 다운받을 수 있으며, 직접 연주하여 제작한 동영상 파일을 볼 수도 있고 회원들의 다정한 활동 모습 등 각종 자료들을 공유할 수 있다.

a 관당초 학부모 사물놀이반 전병래 교사의 지도를 받아 열심히 연습중인 관당초 학부모 사물놀이반

관당초 학부모 사물놀이반 전병래 교사의 지도를 받아 열심히 연습중인 관당초 학부모 사물놀이반 ⓒ 전병래

‘굿거리’ 회원들은 초·중·고교에서 음악 예술 수준을 높이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전병래 교사가 근무하는 보령 관당초등학교에서도 매주 2회(화, 목) 오후 4시가 되면 사물놀이 방과후 교실이 운영된다.

학생과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까지 함께하는 사물놀이 교실은 덩기덕 쿵 구음에 빠져 8명의 학부모가 열정의 땀을 흘리며 우리 가락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갓골 한마음축제(관당 초등학교 운동회) 때 선보인 '웃다리 풍물'을 듣고 소리에 심취한 학부모들이 학교로 직접 찾아와 배우고 싶다고 간청하여 시작된 사물놀이 교실은 다음 달에 있을 학예회 때 배우고 익힌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꽹과리 장구 북 징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어우러지는 교육현장으로 거듭나기를 원하는 전병래 교사의 열정이 오늘도 깊어가는 가을 하늘아래 멀리 퍼져나가고 있다.
#전병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하루 하루 살아가면 주변의 아름다운 소식을 공유하고 싶은 뚜벅이 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