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삼성간부 "내 통장에 검은돈 50억" 폭로
그룹 비자금의 일부인가, 제3자의 돈인가?

전 삼성그룹 구조본 법무팀장 29일 오전 '양심고백' 기자회견 예정

등록 2007.10.29 03:33수정 2007.10.29 03:56
0
원고료로 응원
a

ⓒ 김종철

ⓒ 김종철

참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전 삼성그룹 고위 간부의 통장에 10월 29일 현재 '주인이 불분명한' 돈 50억원 가량이 들어있는 것으로 <오마이뉴스>가 확인했다. 이 전직 간부는 이 돈이 본인의 것이 아니며, 그가 몸담았던 회사인 삼성의 비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회사 비자금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회사의 한 임원이 회사와 관련 없는 재력가인 제3자의 돈을 관리하다가, 이 전직 간부의 동의로 잠시 보관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가? 왜 이런 '지극히 불투명한' 일이 초일류 기업을 지향한다는 삼성그룹의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이뤄졌을까? 더군다나 그 전직 간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까지 지낸 검찰 출신으로 '검은 거래'를 처벌하던 사람이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의 법무팀장으로 근무했던 김용철 변호사(49)는 28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을 찾아가 "내 통장에 삼성 비자금 50억원 가량을 관리해왔다"고 '양심고백'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이 비자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로 매년 약 2억원의 이자 소득을 얻게 됐고, 이에 대한 세금도 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29일 오전 10시 제기동 성당(주임신부 함세웅)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돈은 삼성이 관리해온 비자금의 일부라고 주장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89년 이후 검사 생활을 하다가, 97년부터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팀과 법무팀장 등을 역임하며 7년 동안 일했다. 이후 지난 2005년부터는 변호사로 활동해 왔으며 <한겨레> 비상임 기획위원으로도 일해왔다.

 

삼성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 검토하겠다"

 

한편, 삼성그룹쪽에선 김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 이름의 차명 계좌 여부에 대해선 "당시 재무팀 한 임원이 개인적으로 회사와 관련없는 제3자인 한 재력가의 돈을 관리해왔는데 그 자금을 김 변호사에게 통장 개설 동의를 받아 운영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무팀의 해당 임원이 누구이며 누구에게서, 어떤 용도로, 얼마의 돈을 받아 운용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삼성쪽은 "회사가 전·현직 간부를 통해 비자금을 조직적으로 관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법적 대응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7.10.29 03:33ⓒ 2007 OhmyNews
#삼성 비자금 #김용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