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 19세... 저도 투표할 수 있다고요?"

대선 후보들·선관위, 20세를 '유권자'로 대접하라

등록 2007.10.31 11:21수정 2007.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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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손미주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인터넷미디어 전공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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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유권자들과의 인터뷰 ⓒ 손미주


17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12월 19일 시행되는 이번 선거에 유권자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아졌다. 이같은 참정권의 확대는 대학생 정치 참여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17대 대선에서 새로이 선거권을 쥐게 된 새내기 유권자, 대한민국 20세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지난 10월 18~19일 한림대학교 학생 100명(1988년생으로 생일이 지난 자에 한함. 만 19세)을 대상으로 설문지 배포와 'Nate on' 메신저를 이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7대 대선에서 본인이 유권자임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자가 62%, 유권자임을 모르는 이가 38%로 나타났다.

자체 설문조사해보니... "투표하겠다" 58%-"안 하겠다" 42%

또한 17대 대선 후보(2007년 10월 20일 기준)를 아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응답한 자가 74%, 모른다고 응답한 자는 26%로 집계됐으며, 이번 대선에 참여할 것이냐는 물음에 58%의 응답자는 선거를 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42%의 응답자는 참여치 않을 것이라 답했다.

불참 이유로는 '귀찮아서' 26.2%,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어서' 57.1%, '선거 방법을 몰라서' 14.3%, '모든 대선후보가 맘에 들지 않아서' 2.4% 순이었다.

이와 같은 응답에서 지금 대선 흐름에 젊은 층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짚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출마를 확정한 대선 주자들은 모두 중장년층에게 주력하고 있다. 그들은 더 많은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면서도 올해 첫 선거권을 행사할 유권자 등 젊은 유권자 층은 놓치고 있는 것이다.

 설문결과를 수치화 한 것
설문결과를 수치화 한 것손미주

20세 유권자에겐 선거가 처음이라는 까닭이 선거 참여의 동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아직 지지 정당이나 후보, 뚜렷한 정치적 견해가 미비하기 때문에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설문 결과에서 알 수 있듯, 20세 유권자들의 선거에 관한 인식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인식 조성을 위한 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선거 유세를 위한 후보자들의 방문만 해도 그러하다. 후보자들이 기업체나 시장을 찾았다는 소식은 쉽게 접할 수 있으나 대학가 주변 등 학생들의 공간을 찾았다는 소식은 접하기 힘들다.

대선 후보들, 왜 기업체·시장에만 가나?

유권자 연령을 지난 선거에 비해 한 살 낮췄다는 것은, 예년보다 많은 유권자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많은 국민에게 참정(參政)의 길을 열어주고 많은 국민들의 참여와 동의를 얻어 국정을 펼쳐가기 위함이다. 그러나 20세 유권자들의 선거에 관한 인식이 이와 같이 부재하다면 이러한 시도는 실패에 그칠 확률이 높지 않겠는가.

17대 대선은 각 당 후보자 선출을 둘러싼 갈등과 일부 언론의 특정 후보 편들어주기 보도 등으로 혼란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대선의 판도를 유권자 입장에서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나 관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중장년층보다 정치에 무관심한 20세 유권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젊은 유권자들의 인식을 재정비하지는 못 하더라도 인식이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해 주어야 한다.

강원대 사범대학교에 재학 중인 손미나(만 19세)씨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선 관련 정보를 직접 찾아보기란 쉽지 않아요. 가끔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하긴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게 된 저에게 그 정도로 대선을 파악하기란 힘들어요. 대선에 관해서는 물론이고 투표하는 방법을 모르는 친구도 있어요. 이러다 보면 대선 후보의 정치적 성향이나 공약 등은 알지도 못한 채, 투표용지에 기재된 후보 이름만 보고 선거를 하는 사람도 생길 것 같아요."

중앙선관위 미니홈피에는 도토리 구하는 발길만

선거 방법 안내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선거 기간에 임박해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일회성 안내가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안내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시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중인 '선거바로알기' 미니홈피를 들 수 있다. 2005년 2월에 개설된 이 홈피는 젊은 층을 겨냥, 선거를 홍보하고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운영 되었으나 부실한 콘텐츠로 인해 그저 무료 도토리를 얻기 위한 발길들만 이어지고 있다. 훌륭한 취지에 어울리는 지속적인 작업과 관심이 절실하다.

또한 확실한 선거 참여 동기가 없는 이들로 하여금 '한 표'를 행사해야만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선거 유도를 위한 광고물을 사회 곳곳에 배치, 유권자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그들의 인식을 환기시키는 등 사회적 차원에서의 대책이 시급하다.

유권자 스스로의 의식 개선 역시 중요하다. 선거야 말로 등록금 인상, 실업대란, 비정규직 등 대학생들이 처한 문제 해결의 발판이라는 의식을 갖고 임해야한다. 자신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영구적인 해결을 해 줄 지도자에게 '한 표'를 던짐으로써 본인들의 의사가 국가 정치에 반영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 대선 #대학생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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