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 전구 사라지고 LED 조명 시대 온다"

[빛은 공공재다⑤] 유영호 화우테크놀러지(주) 대표이사

등록 2007.11.07 19:25수정 2007.11.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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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우테크놀러지(주) 유영호 대표이사 ⓒ 이정환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눈앞에 현실로 닥치면서 이제 '에너지 효율' 문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교토의정서 1차 의무감축국들에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도 하다. 당장 내년부터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일본 등 38개국은 1990년 기준으로 매년 5.2%씩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한 중소기업의 수출 계약 소식이 눈에 띈다. 지난 10월 화우테크놀러지 주식회사(대표 유영호)는 일본 '루미다스 재팬'과 213억원 가량의 LED조명 제품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공급하는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밝기가 훨씬 밝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크게 줄인다는 것이다. '교토의정서 시대'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제품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부천시에 이어 원주시가 화우테크놀러지가 개발한 LED 조명을 가로등에 설치하면서 이와 관련한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비록 가격은 아직 비싼 편이지만, 전력소모량이 기존의 1/8 수준이란 점에 매력을 느끼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유영호 화우테크놀러지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LED 조명이 주목받는 이유로 "고유가 시대를 맞으며 전기료가 오르고,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일본은 당장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시작해야 하기에, 바이어들이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우리 제품을 주목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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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우테크놀러지 유영호 대표 ⓒ 이정환


또한 유 대표는 LED 조명 원리를 "전자가 이동하면서 계산하는 컴퓨터 CPU처럼, LED 조명은 전자가 이동하면서 빛을 내는 것"이라며 "불과 10년 전만 해도 386컴퓨터를 썼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LED 조명이 어디까지 밝아질 지 모른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LED 조명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 문제에 대해 "늦어도 후년에는 150lm/W(루멘와트)짜리 LED 전구가 나오고, 가격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LED 칩이 밝아질수록 전구에 칩을 덜 넣게 되는 만큼, 나중에는 형광등 가격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끝으로 유 대표는 "LED 조명 핵심 기술인 방열 특허가 있는 만큼, 대기업들도 우리가 깔아놓은 지뢰밭(특허들)을 피해와야 할 것"이라며 "내년 국제 특허 취득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 간단히 회사를 소개해달라.
"컴퓨터 자동 제어 금형 기계(CNC, Computer Numerical Control) 생산이 주력이었다. 그러다 2001년에 CNC로 라이트 패널(Light Panel)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LED 광원을 도광판에 삽입한 LED 발광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발판으로 LED 조명등을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 LED 조명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간단하다. 반도체, 트랜지스터다. 컴퓨터 CPU는 전자가 이동하면서 계산한다. 이건(LED) 전자가 이동하면서 빛을 내는 것이다."

- LED 조명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수명이 길다. 게다가 친환경 조명이다. LED 칩이 작으니 설치가 쉽고, 여러 응용이 가능하다. 등기구를 숨길 수도 있고,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는 간접 조명에도 유용하다. 다만 더 밝기를 더 끌어올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우리 생각해보자. 10년 전만 해도 386 컴퓨터 썼다. 지금 얼마나 빨라졌는가. 그래서 LED 조명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어디까지 밝아질 지 모른다. 미래 조명이라 불리는 이유다."

- 단점은?
"딱 하나다. 비싸다는 것이다. 지금 할로겐 전구에 비해 2∼3배 정도, 형광등보다는 5배 정도 비싸다. 그런데 늦어도 후년에는 150lm/w 짜리 LED 전구가 나오게 된다. 그럼 지금 67lm/W 정도 가격이 형성될 것이다. 2009년도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왜냐. 단위 LED칩이 밝아지면 밝아질수록, 전구에 LED칩을 덜 넣게 되니까. 당연히 가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LED 조명이 대세라는 것이다. 아마 후년이면 가정에서도 LED조명을 쓸 수 있고, 더 나중에는 형광등 가격으로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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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청 잔디광장 가로등 교체 전후를 비교한 사진. 오른쪽이 LED전구 가로등이다 ⓒ fawoo.co.kr


- 일본과 200억원이 넘는 수출계약을 맺었다. 또 부천시 등 최근 잇따라 지자체에서 LED 전구 가로등을 채택하고 있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주목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첫째, 유가가 올랐다. 둘째, 따라서 전기료도 올랐다. 셋째,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한다는 당위성이 더욱 커졌다. 전기 사용을 줄이면, 발전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고 당연히 이산화탄소 배출도 감소한다.

헌데 우리 제품은 가로등이나 할로겐등에 비해 전기 사용을 80%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일본 바이어들이 LED 전구에 주목하는 이유다. 당장 일본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았나. 교토 협약 1차 의무감축국들의 경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균 5%씩 줄여야 한다."

- 다른 LED 전구 업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은?
"세계적으로 LED 전구 개발한 곳은 있지만, 시판 업체는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 방열 특허 때문이다. LED 조명등 핵심이다. 이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밝기가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 CPU 팬 나가면 컴퓨터 고장나지 않나.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국내 특허를 냈고, 현재 국제 특허를 준비중이다."

- 국제 특허는 일종의 원천 특허에 해당하나?
"그렇다."

- 그 외에도 회사에서 취득한 특허가 많더라.
"특허 없으면 안 되니까. 특허가 되지 않을 건 아예 만들지 않았다. 지금 진행중인 특허도 40여개 된다. 특히 LED 조명 관련 특허를 많이 갖고 있다. 아마 대기업도 우리 화우테크 특허, 지뢰밭을 피해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뢰밭을 깔아놓고 뛰어가는 형국이다."

- 최근 서울반도체와 니치아((세계 최대규모 LED 칩 생산 기업)가 특허 소송중이다. 이와 관련한 영향은 없을까?
"LED 칩에 국한된 분쟁으로 우리 회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우리는 LED칩을 사서 등을 만드는 회사로 LED 조명 핵심인 방열은 물론 눈부심 방지 특허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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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우테크놀러지 유영호 대표 ⓒ 이정환


- 공공재로서의 조명 기능이 갈수록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올해 백열 전구 퇴출 선언을 했다. 미국에서는 2014년까지 모든 백열 전구 판매를 금지시키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다들 이런 상황인데, 우리는 다소 태평스러워 보인다. 우리도 2013년부터는 교토의정서 의무감축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말이다. LED 조명 관련 정책도 다소 늦다. 이미 미국은 LED 전구를 고효율 자재로 품목 표시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시험 방법이나 규격도 없는 상태다. 고효율 자재 품목 표시가 시급하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조명은 피사체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조명은 다 '자신'만 밝다. 조명 설계에 문제가 있다. 비행기에서 뉴욕을 내려다보면 생각보다 어둡고 지상에 내려오면 환하다. 우리는 반대다. 공중에서 보면 무지 밝다. 우리는 빛을 위로 쏘고, 미국은 밑으로 쏜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는, 낭비란 말이다. 빛을 제대로 써야 한다."
#LED #교토의정서 #화우테크 #유영호 #고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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