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비리에 대한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천주교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에 동석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인사들 가운데 현직 최고위직 검찰 간부도 있다고 폭로했다.
남소연
'문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꾸 물증이 있느냐, 증거가 있느냐고 나를 괴롭히는데,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 이것들이 모두 증거 아닌가"라며 "오히려 문건은 조작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삼성이 검찰이나 재정경제부 등 주요 정부부처의 인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부 지방검찰청의 인사에서, 해당 기업에 밉보이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실제 내가 알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또 지난 2002년 불법대선정치자금 사건을 두고 그룹 수뇌부와의 갈등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검찰 수사팀과 그룹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면서 "부끄럽고 아픈 일이지만, 수사를 늦춰주는 대신에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수뇌부들은 모두 도망가버렸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학수 부회장은 일본 가서 오지 않았고, 김인주 사장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이건희 회장도 국내에 없었고, 그룹 지휘부가 없어지는 바람에 사건을 협의할 사람이 없어졌고, 그때 내가 병이 나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당시 그룹 수뇌부쪽에 '이번에 수사를 제대로 받아서 털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표를 끊어놨다"면서 "그리고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내가 와도 할 말은 똑같으니까 오지 마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불법대선자금 수사 협조 부탁하러 일본 있던 수뇌부 만나러 갔지만..."김 변호사는 "지난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미진하다면, 다시 수사해야 한다"면서 "당시 수사팀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겠지만, 이번에 제대로 한다면 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선 기업에 신세 지지 않는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랜드 1심 재판장에게 30억원을 건네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 보도는 오보"라며 "에버랜드 사건 재판장에게 그 돈을 건네라고 지시 받은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건으로 30억원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 여하튼 에버랜드 재판장은 아니었다"면서 구체적인 답은 피했다.
그는 또 삼성쪽에서 100억원대의 재산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자꾸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솔직히 남은 재산 전 부인과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남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학수 부회장이나 김인주 사장의 재산을 한번 봐라, 아마 수천억원이 될지 모른다"면서 "이런 논의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언론에서도 삼성과 이건희 회장 등 가신그룹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서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좋은 기업이지만, 신격화된 이 회장과 일부 가신그룹 중심의 전략기획실 위주의 지배구조 체제 문제는 한계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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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산 증식 김인주 사장이 집행 검찰 나갈지는 독립성 여부 보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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