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 창원서 첫 유세한 권영길 "포근하다"

창원 정우상가 앞, 가정정동 등 유세... 퇴근길 시민들 시내버스 문 열어 관심 보이기도

등록 2007.11.28 20:06수정 2007.11.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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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여고생들을 만난 악수하자 한 여고생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여고생들을 만난 악수하자 한 여고생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여고생들을 만난 악수하자 한 여고생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가 심상정 의원과 함께 연설무대에 서서 인사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심상정 의원과 함께 연설무대에 서서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가 심상정 의원과 함께 연설무대에 서서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와, 대통령 후보다. 악수하러 가야지."
"오늘 친구 생일인데, 대통령 후보하고 악수해서 더 기쁘네요."
"힘내세요."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창원에 나타나자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권 후보는 12명 대통령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28일 저녁 경남을 찾았다.

 

권 후보는 창원의 제일 번화가인 정우상가 뒤 콩나물국밥 식당에서 심상정 의원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허남학 창원중부경찰서장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먼저 연설하기 위해 내려온 심 의원과 인사했다. 허 서장은 그곳에서 10여 분 정도 더 기다린 뒤 권 후보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권 후보는 거리를 지나면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케이크상자를 든 여고생들과 마주쳤다. 권 후보가 악수하면서 “누구 생일이냐”고 묻자, 한 여학생들은 “이 친구요”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축하해”라고 하자, 그 여학생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숙이며 악수했다. 옆에서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포장마차에 들리자 주인 아주머니는 “기름 묻은 손인데요”라고 하자 권 후보는 “괜찮아요”라며 악수했다. 인근 식당 주인이 권 후보 일행을 보고 나와 악수하면서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권 후보의 유세는 정우상가 앞. 상가 건물과 왕복 8차선 맞은편에 대형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에서는 심 의원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서 있는 동안 차량이 줄을 지어 지나갔다. 권 후보는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권 후보는 건널목을 지나면서 사람들을 만나 악수하기도 했다. 유세트럭 옆 버스정류장에서도 시민들과 인사했다. 택시가 몇 대 서 있었는데, 택시기사 김영찬(55)씨는 택시에서 내려 권 후보와 악수했다.

 

권 후보가 “왜 내렸어요”라고 묻자, 그는 “처음에는 몰랐어요, 창문을 내렸다고 올리려고 하니까 권 후보가 보이네요. 대통령 후보인데 앉아서 인사할 수 있나요”라고 말했다.

 

a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심상정 의원과 창원 첫 유세를 벌였다.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심상정 의원과 창원 첫 유세를 벌였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심상정 의원과 창원 첫 유세를 벌였다. ⓒ 윤성효
a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하기 전 건널목을 지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하기 전 건널목을 지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하기 전 건널목을 지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노무현 대통령도 '삼성 특검'의 대상이다"

 

심상정 의원의 소개로 권 후보가 연단에 올랐다. 권 후보는 심 의원과 손을 잡고 인사했다. 8차선 건너편에서는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정우상가 앞 인도까지 포함해 500여 명 정도가 몰렸다.

 

권 후보는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서민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먼저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 가운데 가장 당당하고 깨끗한 후보라는 걸 말하고 싶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12명이 등록했다. 권영길 제외하고 그 어떤 후보도 재벌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부정부패하지 않은 후보는 없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서민과 노동자를 위해 함께 할 후보다."

 

그는 연설의 거의 대부분을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에 집중했다. 권 후보는 “이건희 회장 일가는 국민과 노동자들의 돈을 도둑질해서 비자금을 축적해 놓았다"면서 "삼성 비자금은 7조2000억원이다. 삼성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는데, 비자금 사건이 터져 나오면 ‘한보’처럼 무너진다. 이번에 결단코 삼성의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삼성 특검’을 수용하면서 한 발언에 대해, 그는 강하게 비판했다. 권 후보는 "노 대통령은 국회의 횡포며 국회의 지위에서 벗어났다고 했는데, 그가 삼성의 대통령인지 국민의 대통령인지 묻고 싶다"면서 "그 발언은 민주노동당과 저 권영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 후보는 "삼성을 국민의 기업으로 만들어 드리겠다"며 "삼성 특검에는 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 모두 대상이 되어야 하고, 노 대통령도 삼성 특검의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IMF 때와 비교하면서 그는 설명했다.

 

"10년 전을 기억할 것이다. IMF가 한보 때문에 왔다. 그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한보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할 때, 김영삼 전 대통령한테 한보의 비리를 척결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는 한보를 지키고 재벌을 비호했다. 한보가 무너지면서 서민 생활이 파탄났다."

 

또 권 후보는 "흔히 '글로벌 스텐다드'라는 말을 삼성과 전경련이 즐겨 쓰는데, 국제적 기준을 지키자는 것이고 그 어떤 기업도 투명하고, 분식회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삼성은 분식회계를 해서 돈을 훔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한 듯 한국타이어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타이어는 이명박의 사돈이 경영하고, 그의 사위가 부사장이다"면서 "노동자들은 죽어 가는데 사위는 1800만원 짜리 핸드백을 장모한테 선물했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정우상가 앞 인도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민주노동당은 왕복 8차선 건너편에 대형 트럭을 개조해 연설무대를 설치해 놓았다.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정우상가 앞 인도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민주노동당은 왕복 8차선 건너편에 대형 트럭을 개조해 연설무대를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권영길 후보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정우상가 앞 인도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민주노동당은 왕복 8차선 건너편에 대형 트럭을 개조해 연설무대를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시내버스 승객 문 열어 손가락 3개 보여

 

권 후보가 연설을 거의 마칠 즈음 신호등 때문이 차량이 유세장 앞에 서 있기도 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승객들도 문을 열거나 몸을 돌려 권 후보 쪽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시내버스에 탄 한 승객은 창문을 열어 손가락 3개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권 후보는 유세장에서 1km가량 떨어져 있는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사무실까지 걸어서 갔다.

 

걸어가는 동안 길거리에 있는 시민들을 만나 악수하기도 했다. 이마트 창원점 옆을 지날 즈음 한 가게 안에 있던 2명이 나와 손뼉을 치면서 “힘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걸어가면서 권 후보한테 몇 가지를 물었다. 창원 첫 유세의 소감을 묻자 그는 “창원의 분위기가 다른 곳과 역시 다르다. 시민들의 반응을 보니 포근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연설 때 특별히 삼성에 대해 강조한 이유를 묻자 권 후보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면서 한 말을 문제 삼고 싶었다”면서 “노 대통령의 어제 발언은 도저히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특검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이날 저녁 창원 가음정동 소재 유탑빌딩 앞에서 한 차례 더 유세를 했다. 권 후보는 이날 저녁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해 29일 아침 현대자동차를 찾아 출근 인사를 한다.

 

a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을 지나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 후보 옆은 이종엽 창원시의회 부의장과 정영주 창원시의원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을 지나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 후보 옆은 이종엽 창원시의회 부의장과 정영주 창원시의원이다. ⓒ 윤성효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 후보가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을 지나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 후보 옆은 이종엽 창원시의회 부의장과 정영주 창원시의원이다. ⓒ 윤성효
2007.11.28 20:06ⓒ 2007 OhmyNews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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