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연결(안양-성남)고속도 사업 폐지하라

환경·교통영향평가 공청회… 과천·성남·안양·의왕 주민들 강력 반발

등록 2007.12.17 10:47수정 2007.12.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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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양-성남간 제2경인연결고속도 구간

안양-성남간 제2경인연결고속도 구간 ⓒ 최병렬


안양~성남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가칭)제2경인고속도로(주) 주관으로 열린 환경·교통영향평가 공청회에서 과천, 성남, 안양, 의왕 등 주민들을 대표해 참석한 패널들이 환경파괴와 교통정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나서 사업 착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건교부가 지난 11월 21일 '대도시 광역 교통 기본계획'을 지난 확정 발표하면서 지역접근성강화 및 광역순환축 보완을 위한 간선도로망으로 제2경인 연결(안양∼성남 중원간 22km)를 착공하겠다고 밝혀 정부와의 본격적인 갈등을 예고케하고 있다.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가칭)제2경인고속도로(주)는 지난 14일 오후 안양 만안여성회관 강당에서 200여명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서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을 연결하는 제2경인연결(안양~성남) 고속도로 환경·교통영향평가 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는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도로 건설에 반대하고 있는 안양·과천·의왕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열려 경인연결 고속도로측 전문가 5명과 환경·시민단체, 주민 대표 9명이 패널로 참석하여 지역환경에 대한 영향 및 교통효과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에서 노선 통과 지역인 안양시, 과천시, 의왕시, 성남시 주민들은 "시행사가 추진하려는 안양-성남간 고속도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같이 가는 노선이기 때문에 사업 타당성에 문제가 있고 원천적으로 잘못된 사업이다"며 사업 폐지를 주장했다.

a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요약 자료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요약 자료 ⓒ 최병렬


주민불편 환경파괴 초래할 필요 있느냐

안양시의 한 주민은 "삼막 IC 설치와 인덕원 IC 설치로 인한 이 일대 교통난이 우려된다"면서 "인덕원 IC에 인접해 있는 청계 IC의 설치 또한 문제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다른 주민은 "실효도 없는 이 도로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왜 개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주민 불편과 환경 파괴를 초래할 필요성이 있느냐. 난 없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성남지역 접속부인 시흥4거리에서 서로 기능이 다른 도로가 만나도록 한 것은 도로 건설의 기본 계획에도 크게 어긋나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성남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하수 고갈로 인한 인근 하천의 건천화에 따라 결국 탄천이 오염되고 지하수가 말라 주변 농가는 결국 농사도 짓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2경인고속도로(주) 측은 "안양.과천.성남 지역 교통체증 해소와 서울외곽순환도로 교통량 분산 등 수도권 교통난 해소 기여와 장기적으로 성남-장호원·제2영동고속도로와 연결, 인천-강원도를 잇는 동서간 도로축을 형성하는 기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민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안양 삼막동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삼막동 주거 지역을 우회통과 하도록 변경했으며, 성남 지역 주민이 모두 이용가능한 시흥IC를 설치토록 하는 등 지난 5월 주민설명회에서 제기한 안건 중 일부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a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된 문제점중 일부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된 문제점중 일부 ⓒ 최병렬


제2경인고속도로(주) "내년 하반기 착공하겠다"

그러나 주민들이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함으로 당초 연내 사업 추진을 목표로 했던 롯데건축의 계획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가칭)제2경인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제2경인연결(안양∼성남)고속도 건설사업은 이미 추진이 결정된 사업"임을 강조하며 "의왕시와 과천시 등 4개 시에서 추가로 공청회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께 착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제2경인 연결노선 (가칭)제2경인고속도로(주) 컨소시움에는 롯데건설을 주축으로 두선건설도 참여한다. 두산건설은 지난 8월 6일 공시를 통해 건설교통부로부터 제2경인연결(안양~성남)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시행자로 지정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두산측이 공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공사금액은 총 3321억원이며 이중 두산건설의 지분은 약 24.1%인 800억원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현재 관망 상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환경단체와의 마찰로 인해 많은 예산이 낭비된 '천성산 사건'과 같이 이번 경인연결 고속도로도 환경단체와의 마찰이 빚을 수 있어 '제2의 천성산 사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조심스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

a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안양~성남간) 노선 계획도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안양~성남간) 노선 계획도 ⓒ 건교부



2경인연결고속도로 사업은 안양 만안구 석수동에서 과천, 의왕을 지나 성남 중원구 여수동까지 총 연장 21.72km(양방향 4~6차로)로 건설되는 지방 고속도로(설계속도 100km/hr) 민간투자사업으로 당초 올 12월 착공한 후 오는 2012년 완공 예정이었다.

이 도로 추진 계획은 지난 2002년 말부터 시작됐지만 도로가 지나는 안양, 과천, 의왕, 성남 등 4개 시의 환경·시민단체와 주민 등이 환경파괴와 생활피해, 중복투자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지자체들도 문제를 제기하며 5년 동안 줄곧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

앞서 기획예산처의 발표에 따르면 안양-성남간 고속도로는 4~6차선으로 안양시 석수동과 성남시 여수동 간을 연결하며, 추진방식은 BTO, 5년 건설에 30년 임대하는 조건으로 정부가 988억원(17%)을 보조해 건교부에 의해 추진되며 인덕원IC도 설치한다는 안이다.

도로의 사업규모는 총 건설비 5331억원에 연장은 21.723km이며 교차로 6개소, 터널 4개소, 교량 10개소, 본선영업소 2개소, IC영업소 2개소가 설치되고 시행자는 롯데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인 (가칭)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주식회사에 의해 건설된다.

하지만 이 고속도는 건교부가 추진하는 안양 관양지구, 의왕 포일2지구 등 국민임대 택지개발지구를 관통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획예산처가 공개한 자료에는 이미 인덕원IC 건설계획이 포함돼 교통문제, 도심권 변화 등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지난 2002년 이 사업이 처음 추진될 때부터 과천안양의왕지역 34개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석수-판교-용인 민자 고속도로 계획 백지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일찌감치 도로 건설 자체에 반대해 왔다.

이들 대책위는 터널 공사로 인해 안양 학의천의 발원지인 청계사천의 건천화로 인해 안양 등지의 하천 파괴가 심각해질 것이며, 인근에 서식하는 다수의 야생동물과 조류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등 관악산-청계산 생태를 위협하는 반 생태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미 안양 인덕원과 성남 간에는 계획노선과 거의 평행하게 342번 국도가 지나가고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이미 안양에서 성남까지 연결돼 중복 투자나 다름 없음에도 국책사업이라는 빌미로 계속 밀어붙인다면 주민들의 저항에 봉착할 것임을 강조했다.

노선이 통과하는 해당 지자체의 반대도 크다.

과천시는 제2경인고속도로가 갈현동 50만평 부지에 조성하려는 지식정보타운부지에 교량 형태로 가로질러 지나감으로써 미니신도시로 조성하려는 지식정보타운개발 계획 추진에 교통유발, 대기오염, 시민 편의성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유보적 입장이었던 안양시도 안양 관양지구의 소음 및 분진 피해와 인덕원사거리 교통량 증가, 관악산 터널 관통에 따른 환경 및 지하수 피해, 삼막IC 인근 주택가 피해 등에 대해 우려를 전하며 자문회의를 통해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양시의 경우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이후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병목안 수암천의 심각한 건천화와 수리산 계곡의 소음과 대기오염 등 환경파괴를 경험하고 최근 수암천 복원을 위한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적극 대처하지 않아 의문시돼 왔다.

안양시 관계자는 "대처를 위해 자문회의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지난 10월23일 2차 자문회의에서 시행사측은 1차 회의 당시 지적했던 문제들에 대해 일부 보완은 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양-성남 고속도 계획이 노선통과 4개시와 수도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도로임에도 지난 5월 각 지자체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이어 이번 안양에서 열린 환경·교통영향평가 공청회 역시 지자체가 시민홍보에 적극 나서기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제2경인고속도로(주)는 5월 21일 성남과 과천에 이어 22일 의왕, 23일 안양시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제대로 홍보도 않고 내용의 알맹이도 없어 '눈가리고 아웅식' 동네 설명회로 전락시켰다.

실제 과천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공무원을 비롯 불과 20여명이 참석하고 안양시 석수1동사무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도 30여명만이 참석해 주민설명회의 취지도 살리지 못해 고속도로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었다.

따라서 시행사 (가칭)제2경인고속도로(주)와 각 지자체들이 사업시행 타당성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 공공사업이 사회적 공공선과 공익성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토록 하지 않는다면 이는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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