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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특근 했다.
"저녁에 퇴근해서 우리 오늘 동지 팥죽 만들어 먹을까요?"
작업시간 끝나고 쉬는 시간에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아내는 귀찮다고 했다. 아내는 음식 만들어 먹는걸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다. 작년엔 아이들이랑 같이 새알도 만들고 책에 나온대로 팥죽을 쑤어 먹었었다. 아이들이 새알 만드는 걸 재미있어 해서 올해도 그래볼까 했었는데, 한 마디로 거절 하다니….
아내는 전화를 끊으면서 시장 가서 한 그릇 사다 놓겠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는 그렇게 준비해려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일 끝나고 집에 도착한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가 정성스레 어느새 팥죽을 두어 그릇 쑤어 놓은 것이었다.
"아니, 언제 팥죽을 다 쑤었수?"
아내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시장 갔더니 새알도 만들어 놓고 팔고 팥도 삶아놓고 팔고 해서 사와 끓였어요."
어쨌거나 아무튼 아내가 쑨 팥죽을 동치미랑 맛나게 먹었다. 감사합니다. 아내여! 번갯불에 콩튀겨 먹는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번갯불에 팥죽 쑤어 놓는다는 말은 못들어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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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비속 팥죽 아내가 남편을 위해 급히 끓여낸 팥죽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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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차려준 팥죽 한그릇과 동치미 달랑 이것이지만 아내의 정성에 더 맛난 팥죽을 먹는듯 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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