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날씨가 상당히 추워졌다. 며칠 전 겨울비가 봄비처럼 포근하게 내려 마치, 계절을 잊은 듯하더니 어제 오늘, 대전에는 함박눈이 계속 내린다. 장을 봐야 하는데, 마트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저녁이 되기 전까지 출출할 것 같아 '뭐 해먹을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냉장고 냉장실과 냉동실을 샅샅이 뒤졌다.
얼려놓은 떡볶이 떡이 눈에 띈다. 야채실엔 내 주먹만한 양배추도 있다. 먹다 남은 어묵도 조금 있고 계란은 삶으면 됐다. 이렇게 저렇게 꺼내봤더니 떡복기를 할 수 있는 웬만한 재료가 다 갖춰진 것 같다.
그런데 그동안 고추장으로 먹었던 것 말고 다르게 먹어보면 어떨까? 맵지 않고 맛나게 먹으려면? 단연코 궁중 떡볶이다. 간장으로 간을 맞추기도 하지만 인스턴트 자장라면의 스프를 넣고 만들 수도 있다. 단순해서 쉽고 감칠맛 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궁중 떡볶이. 새해 눈 오는 날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먹는 맛은, 기가 막히게 특별하다.
a
▲ 떡볶이 재료 웬만큼 구색이 갖춰진 재료들. 자장라면의 스프는 국물에 사용하고 면발도 같이 넣는다. ⓒ 한미숙
a
▲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은 양파와 대파, 양배추. ⓒ 한미숙
a
▲ 물이 끓으면 자장스프를 넣는다. 과립형이나 액상으로 된 것 모두 사용해도 좋다. ⓒ 한미숙
a
▲ 삶은 계란과 떡볶이 떡, 썰어놓은 양배추와 양파, 대파도 같이 넣는다. 처음엔 국물이 까맣지만 완성되면서 연해진다. ⓒ 한미숙
까맣게 보이는 국물은 재료에 배면서 조금씩 연해진다.
a
▲ 보글보글 한소끔 끓여지면 자장사리를 넣는다. 미리 넣으면 불어서 맛이 덜하다. ⓒ 한미숙
a
▲ 어묵도 넣어주고... 국물에 잠기는 자장사리가 입맛을 돋운다. ⓒ 한미숙
a
▲ 국물이 얼추 잦아들면서 맵지 않고 감칠맛 나는 궁중 떡볶이가 되었다. ⓒ 한미숙
서로 어우러진 재료들이 섞이면서 맛나게 익은 궁중 떡볶이. 각자 맛좋은 것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싱거우면 간장으로 맛을 내도 된다. 재료는 정해진 것이 따로 없다. 입맛대로 당근이나 당면을 넣어도 좋다. 김말이, 만두, 순대를 넣어도 좋을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